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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빚에 중독된 지구촌 경제, 3% 성장률에 숨은 시한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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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정부 의존형 성장 모델로
주요국 앞다퉈 빚내는 5가지 요인
미국 4년간 이자 비용 두 배 증가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지구촌 경제가 민간 대신 정부의 지갑 위에서 굴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세계 경제가 정부 부채의 중독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혁명을 둘러싼 기대가 번지는 이면에는 정부의 빚 없이 굴러가지 않는 경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AI 도구를 이용해 성장률과 재정 데이터를 겹쳐 보면, 2026년 3%에 가까운 글로벌 성장 전망 뒤에는 기업의 투자나 생산성 혁신이 아니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재정 적자와 국채 발행이 촘촘히 깔려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문제는 이 성장의 원천이 일회성 주사라기보다 '상시 투약'에 가까워지고 있고, 그 비용이 이자 부담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AI 기반 시계열 분석으로 주요국 재정과 성장 데이터를 훑어보면, 2020년 팬데믹 이후 세계는 사실상 정부 의존형 성장 모델로 이행했다.

JP모건은 올해 6개월 동안 글로벌 성장률이 연율 3% 수준까지 가속할 수 있다고 보는데, 전제 조건은 각국의 대규모 재정 부양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감세와 방위·인프라 지출이, 일본에서는 생활비 보전과 군비 확충이, 중국에서는 2년 연속 GDP 대비 약 9%에 달하는 통합 재정적자가 성장률을 떠받치는 구조다.

AI 도구로 계산한 결과, 미국과 독일에서는 재정 자극만으로 올해 성장률이 약 1%포인트가량, 일본에서는 0.5%포인트 정도 추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문제는 실업률이 이미 낮고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이런 재정부양을 밀어붙이다가 경기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 의존을 심화시키는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요국이 앞다퉈 빚을 내는 이유는 분명하다. AI 투자와 무역 충격, 안보 불안, 에너지 전환, 고령화라는 다섯 가지 구조적 과제가 동시에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아시아 일부에서는 수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수요를 자극하는 한편, 기존 산업에는 구조조정 공포를 키우고 있다. 정치권은 관세와 보조금,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동원해 AI로 위협받는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려 한다.

부채 중독에 빠진 지구촌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군비는 구조적으로 늘어났고, 청정에너지 전환과 노인 복지 지출까지 겹치면서 '안 써도 되는 돈'이 거의 없어졌다. 과거 같으면 세금 인상으로 비용을 나눴겠지만 현재 지도자들은 유권자에게 직접적인 증세 청구서를 내는 대신 적자와 국채로 문제를 뒤로 미루는 쪽을 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의 평균 재정적자는 10년 전 GDP 대비 2.6%에서 최근 4.6%까지, 신흥국은 4%에서 6.3%까지 커졌다.

AI 도구로 IMF의 'Fiscal Monitor'와 각국 재정 자료를 종합하면, 이 선택의 결과가 얼마나 가파르게 쌓이고 있는지 숫자가 말해 준다. IMF는 2024년 기준 글로벌 공공부채가 100조달러를 넘어서고, 2029년에는 세계 GDP의 100%를 상회해 1948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정부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00%를 넘었고, 중국도 80%대를 향해 빠르게 올라가는 중이다. 팬데믹 이후 잠깐 줄어들던 부채 비율은 다시 상승 기조로 돌아섰고, AI 기반 시뮬레이션에서 '충격 시나리오'를 돌려 보면 2029년 부채 비율이 기준 전망보다 20%포인트 더 높은 120%대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지금의 성장률 1%포인트를 사기 위해 미래의 재정 여력을 이만큼 선(先)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빚으로 키운 성장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총리가 내년 조기 총선을 앞두고 지출 확대와 소비세 인하를 동시에 꺼내 들자 장기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일본 국채시장은 갑작스러운 리얼리티 체크를 맞았고, 여파는 미국 국채까지 번져 글로벌 금리를 밀어 올렸다.

앞서 2022년 영국에서는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재원 대책 없는 감세 패키지를 발표하자 국채시장이 사실상 '파업'을 선언했고, 금리가 폭등하면서 그를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프랑스에서는 예산 편성을 둘러싼 정치 불안이 계속되는 사이 지난 2년간 국채 수익률이 꾸준히 올라왔다.

AI가 채권금리와 재정 뉴스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재원 없는 감세·지출 확대'라는 키워드가 등장할 때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평균 10~20bp씩 튀어오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도 2010년 유로존 위기 때와 같은 폭발적인 투자자 이탈이 재현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런던정경대학(LSE)의 리카르도 레이스 교수는 팬데믹 기간에 각국이 큰 폭의 재정지출을 했는데도 즉각적인 위기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경험이 정치인들에게 더 써도 괜찮다는 잘못된 학습 효과를 남겼다고 지적한다.

미국 GDP 대비 부채 비율 [자료=퓨 리서치]

높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에게는 고통이었지만 명목 GDP를 끌어올려 단기적으로는 부채 부담을 덜어 줬다는 것이다. AI 기반 텍스트 마이닝으로 정책 발언과 리포트를 분석해 보면 'austerity(긴축)'라는 단어의 빈도는 2012~2015년 이후 급감했고, 대신 'resilience(회복탄력성)'과 'sovereignty(주권)', 'security(안보)' 같은 단어가 부상했다. 재정 건전성보다는 군사력, 인프라, 산업 정책이 우선순위가 된 시대라는 뜻이다.

캐나다의 사례는 이런 변화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캐나다 의회는 2025~2030년 5년간 1400억캐나다달러(약 1000억달러)의 신규 지출을 승인했는데, 미국 관세와 지정학 리스크에 대응해 항만·물류 등 무역 인프라를 강화하고 미국 이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10년 내 두 배로 늘리겠다는 '세대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

이로 인해 캐나다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1.6%에서 2.5%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도 생활비 보전과 투자·군비 확대를 위해 GDP의 2.8%에 해당하는 재정 패키지를 내놨다. 유럽 전역에서는 과거 재정 긴축을 외치던 극우·포퓰리스트 정당들까지 연금 삭감 반대와 복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득세하고 있다. AI가 선거 공약과 재정지표를 함께 분석한 리포트들을 종합하면, 긴축을 공약으로 내세워 이기는 선거는 더 이상 주요국에서 보기 어려운 풍경이 돼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른바 '부채 중독' 논쟁이 가장 노골적이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올해 GDP 대비 6% 안팎으로 예상되는데, 사회보장 및 의료비 지출과 감세 중심의 정책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골드만 삭스는 관세의 성장 발목 효과가 약해지고 감세 효과가 강화되면서 미국 성장률이 올해 2%에서 2.5%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의회예산국(CBO)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웬디 에덜버그는 보고서에서 "더 많은 연방 차입은 금리를 높이고 잠재 성장률을 낮추지만, 그 영향이 당장 눈에 띄게 크지 않기 때문에 정치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채권투자자들 역시 미국이 충분한 부를 보유한 데다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필요한 경우 증세 여지도 남아 있다고 본다. 결정적 심판의 날이 너무 멀어 지금 가격에 반영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태도다.

그러나 AI 도구를 이용해 이자 비용 추이를 돌려보면, 이런 안이함이 얼마나 위험한 착시인지 단번에 드러난다. 지난 4년 사이 미국의 국채 이자 지급액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독일과 일본에서도 정부 부채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거의 두 배로 뛰었다는 집계가 나온다.

IMF와 여러 리서치 기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 수준의 재정적자와 금리가 유지될 경우 2030년 무렵에는 이자 비용만으로도 교육·인프라 예산 상당 부분을 잠식하게 될 수 있다. LSE의 레이스 교수는 "역사적으로 봐도 이자 비용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에 근접해 가고 있다"며 "이 추세가 계속되면 어느 시점에는 세금을 올리거나 지출을 줄이거나 둘 다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AI 도구를 이용한 심층 분석이 보여주는 그림은 단순하다. 올해와 내년의 3% 성장은 상당 부분 정부의 대규모 지출 덕분이고, 그 지출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부채와 이자비용 위에 서 있다. 정치·안보·기술 경쟁의 압박 속에서 정부가 빚을 내서라도 성장과 안보를 사야 한다는 유혹은 커졌지만, 시장과 이자 비용은 이미 공짜 점심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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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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