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배분 기준 소명해야" 목소리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자카르타 노선 운수권을 둘러싼 4파전에서 티웨이항공이 선정된 것을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배분 결과가 기존 정량 지표 흐름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고, 일부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최근 수년간 굵직한 장거리 노선을 연이어 확보한 점을 근거로 '정부가 제2의 아시아나항공으로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운수권 배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른 노선 이전 조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이 반납한 인천~자카르타 노선의 대체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최종 결정하면서 알짜 노선을 둘러싼 4파전은 일단락됐다.

당초 항공업계의 핵심 관심사는 해당 노선을 어느 항공사가 확보하느냐였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까지 국내 4개 항공사가 경합에 참여했으며 각 항공사는 안전성·운항 능력·취항계획 등 자신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을 전략적으로 내세우며 경쟁을 벌였다.
국토교통부는 운수권 배분 규칙에 따라 안전성, 이용자 편의성, 취항계획의 구체성, 지속운항 가능성, 지방공항 활성화 기여도 등을 종합 평가해 최고 득점 항공사를 대체항공사로 선정한다. 하지만 항공업계 내부에서는 규정에 적힌 평가 항목만으로는 이번 결과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심사 과정에서 참고된 서비스 평가 점수는 비교적 뚜렷했다. 2023년에는 티웨이항공이 5.65점으로 제주항공(5.67), 이스타항공(5.67), 에어프레미아(5.68)보다 낮았고, 2024년 역시 티웨이(5.60)는 제주(5.63), 이스타(5.66), 에어프레미아(5.80)에 뒤처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량 지표만 놓고 보면 티웨이항공의 우위가 확연한 구간이 보이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티웨이항공이 선정된 것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업계에서 가장 당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왜 티웨이항공이었는가'라는 질문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유럽 노선 배분에서도 강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청주~발리 노선까지 확보하면서 장거리 운항 역량을 확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자카르타 노선을 확보하자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이 정도 흐름이면 정부가 티웨이항공을 제2의 아시아나항공처럼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배분 과정의 투명성 문제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항목별 반영 점수나 감점 요소가 실제 평가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에 대한 세부 설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 항목은 여러 가지인데 무엇이 결정적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보니 결과를 놓고 다양한 추측만 무성한 상황이다.
물론, 배분에 참여했던 항공사들이 취할 수 있는 절차적 대응은 존재한다. 운수권 배분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항공사는 행정소송, 행정심판, 정보공개 청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항공업의 경우 정부의 인허가 없이는 사업 유지가 불가능한 분야인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번 노선뿐만 아니라 향후 이어질 운수권 배분과 슬롯(이착륙 횟수) 배분, 신규 기재 도입 승인 등 경영 전반을 허가받아야 하는 조직인 국토교통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 자체가 경영 리스크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공사들이 실제 이의제기를 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9년 대한항공이 정부의 배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걸었다가 패소한 사례, 2022년 진에어 노조가 운수권 배분 과정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제기한 사례 정도만 찾아볼 수 있다.
행정소송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법원이 운수권 배분과 같은 전문 행정 영역에 대해 정부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 승소 가능성이 낮다. 더욱이 국토부가 '종합 평가'를 이유로 세부 항목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항공사가 심사의 부당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항공업계 전반의 주장이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토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향후 운수권 배분 과정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항공업계 전반에서 '이번 결과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이유를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