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도 "충청권 행정통합 일방적 강행 곤란"
'속도 조절'·'내실' 거듭 강조…행정통합 논의 새 국면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은 정부·여당(민주당)이 추진해 온 '대전·충남 통합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처리 보류 결정에 대해 "아주 잘된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는 행정통합의 중차대한 사안은 충분한 논의와 정교한 법안 설계가 선행 조건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 시·도민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태흠 충남지사를 비롯해 성일종·강승규 의원, 조원휘 대전시의장, 홍성현 충남도의장,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등 지역 정·관계 인사와 시·도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궐기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시장은 "행정통합은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중차대한 사안"이라면서 현재 여당이 주도하는 방식의 통합 추진을 '졸속'이라며 규탄했다.
그는 "지방분권이라는 기초 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통합만을 강행한다면 지역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대전과 충남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재정권과 고도의 자치권이 법적으로 보장될 때 비로소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시장은 현재 민주당 중심으로 제출된 법안들이 지방자치의 핵심적 가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이 같은 부실한 내용으로는 지역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없다"며 "항구적인 재정 지원책과 인사와 조직, 사업권 전반에 걸친 실질적인 권한이 법률에 명확히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측에서 법안 처리 무산의 책임을 국민의힘 탓으로 주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장우 시장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설계가 미흡한 법안을 일단 통과시키고 보자는 식의 논리는 결국 시·도민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며 "좋은 법안을 만들지 못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고 일축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합 시장 선출의 적기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행정통합은 몇 개월 만에 결론을 낼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라는 인식으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그 결과가 법안에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며 내실 있는 준비를 촉구했다.
이장우 시장은 "졸속으로 추진된 통합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지역 주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며 "시·도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실질적인 자치권이 담보되는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재차 역설했다.
이처럼 이 시장의 일관되고 강경한 입장 표명은 결국 국회 법사위에서 처리가 보류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합을 강행할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충남·대전은 야당과 충남시·도의회가 통합을 반대하는데,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표명했다.
이어 "100%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해당 지역이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정치권도 대체로 동의해야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혹시라도)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대통령과 광역단체장이 '속도 조절'과 '내실'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향후 충청권 행정통합 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전남·광주 행정통합특별법'을 처리했으나, 지역 내 반대 여론이 거센 대전·충남 및 대구·경북 통합법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처리를 보류했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