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 71.6% "주민투표 필요"
통합 찬성 33.7% < 반대 41.5%
30대·청년층, 민주당 강세 지역서 반대 두드러져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론이 단순한 찬반 구도를 넘어 세대·지역별로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유성구·서구에서 반대 여론이 높게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대전시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2일 만 18세 이상 시민 21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행정통합에 대해 '반대'는 41.5%, '찬성'은 33.7%로 집계됐다.
반면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71.6%(적극 필요 49.6%, 필요 22.0%)에 달했다. 통합 자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절차적 정당성 확보는 필수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 민주당 강세 지역서 더 높은 '반대'
지역별로 보면 유성구(46.6%)와 서구(43.6%)의 반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지역은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곳이다.
세대별로도 30대(53.4%), 18~29세(51.1%)에서 반대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통합 추진에 있어 가장 비판적인 시선이 청년·신혼·전문직 밀집 지역에서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찬반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장기적 도시 전략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높은 계층에서 신중론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반대 이유로는 '지역 간 갈등 심화'(29.4%),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부족'(26.7%), '대전 정체성 훼손'(15.7%) 순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이 수도권 일극체제 대응이라는 거대 담론으로 제시되지만, 구체적 권한·재정 설계가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상황에서 젊은 층이 리스크를 더 크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찬성 측은 '행정 효율화' 기대
반면 찬성 응답자들은 '행정 효율화'(46.4%)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25.3%), '주민 편의 증대'(15.7%)가 뒤를 이었다.
다만 통합 시기에 대해서는 '5년 이상 장기 검토 후 추진'(38.4%)이 가장 많았고 '2년 후 출범'(26.5%), '올해 7월 출범'(25.7%) 순으로 나타났다. 속도전보다는 충분한 준비와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행정통합이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도의 자치권·재정권 이양이 빠진 '껍데기 통합', 몇 년짜리 한시 특례에 그치는 졸속 통합은 오히려 지역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다수가 요구하는 만큼 주민투표를 통해 직접 민의를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시의회 임시회에서 채택된 '행정통합 주민투표 시행 촉구 결의안'과 타운홀미팅 의견을 토대로 지난 11일 정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했지만 현재까지 행정안전부의 공식 회신은 없는 상태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1%포인트다.
nn041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