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은 안보의 다른 이름
'골든 돔'과 이어진 북극 구상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미국의 통제 아래 두려는 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국가 안보' 문제로 규정하며 미군 활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겉으로는 안보를 내세웠지만, 그 배경에는 북극을 둘러싼 강대국 경쟁과 미사일 방어, 자원 확보라는 복합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린란드는 매우 전략적인 곳"이라며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그린란드 일대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과거 그린란드 편입을 언급할 때 '경제 안보'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국가 안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백악관 역시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 중이며, 여기에는 "미군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경제적 계산에서 군사·안보 논리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셈이다.
◆ 북극은 다시 최전선이 됐다
그린란드의 가장 큰 가치는 지정학적 위치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놓인 이 섬은 북극 안보의 핵심 요충지로, 러시아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 본토로 향하는 최단 경로가 그린란드와 북극 상공을 통과한다. 이 때문에 미국은 냉전 시기부터 그린란드를 조기 경보 체계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해 왔다. 현재도 북서부의 피투픽 우주기지에 미군이 상주하며 감시·경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 북극 항로와 해군 전략의 교차점
기후 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 항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의 시야에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린란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해상 교통로와 인접해 있으며, 이는 상업적 가치뿐 아니라 군사·해군 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그린란드는 'GIUK 갭'이라 불리는 해상 요충지에 걸쳐 있다. 이 구간은 러시아 잠수함의 대서양 진출을 감시하는 핵심 통로로, 미국과 동맹국의 해군 전략에서 빠질 수 없는 지점이다.
◆ 자원은 안보의 다른 이름
그린란드가 보유한 희토류와 핵심 광물 역시 미국 입장에서 전략 자산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 터빈, 에너지 저장 장치, 군사 장비 등 차세대 산업과 안보 기술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 우위를 활용해 미국을 압박해 온 상황에서, 그린란드의 자원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안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 '골든 돔'과 이어진 북극 구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 구상이 그린란드 집착의 핵심 배경 중 하나라고 본다. 미국 전역을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겠다는 이 구상은, 러시아에 가까운 북극권에서의 전진 배치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린란드는 지리적으로 이 구상에 가장 적합한 장소 중 하나다.
◆ 동맹의 선을 넘는 순간
문제는 방식이다. 덴마크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란드 주민들 역시 미국의 지배에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덴마크와의 방위 협정을 통해 그린란드 기지를 활용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병력 증파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통제'까지 거론하는 트럼프의 발언은 안보 논리를 넘어 동맹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