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가 모두 끌어올린 에이피알, 증권가 눈높이도 상향
'메디큐브×미국' 조합이 만든 글로벌 성장 공식
아마존에서 얼타까지…온라인 성과가 오프라인으로 확장
디바이스·의료기기까지 아우르는 토탈 뷰티 기업으로 진화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K뷰티 산업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 구조가 약화되는 사이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한 인디·중소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새로운 판도를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에이피알(APR)이 있다. 뷰티 디바이스를 성장 동력으로 삼은 에이피알은 올해 실적과 주가 모두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K뷰티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의 중장기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의 2026년 매출을 2조3000억원, 영업이익을 5588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각각 60%, 62% 성장한 수치다. 화장품 매출은 메디큐브를 중심으로 약 80% 성장, 디바이스 매출은 23% 성장이 예상된다. 메디큐브 외에도 에이프릴스킨 브랜드가 마케팅 강화에 힘입어 실적 기여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 '메디큐브×미국' 조합, 에이피알 글로벌 성장 공식으로
올해 에이피알의 성장의 주역을 꼽자면 '메디큐브'와 '미국'이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 복수의 히트 제품을 만들어내며 에이피알의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미국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Top100 내에 메디큐브 제품이 5개 이상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한국 브랜드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의 미국 매출 비중은 약 39% 수준으로 이 중 상당 부분이 아마존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연말 쇼핑 시즌을 거치며 더욱 뚜렷해졌다. 미국 뷰티 마케팅 회사 내비고(Navigo)에 따르면, 총 12일간 진행된 '블랙 11월' 행사 기간 동안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메디큐브의 매출 점유율은 16.4%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세라비(CeraVe)의 점유율이 5% 수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메디큐브의 성장세가 단순한 일시적 흥행을 넘어 구조적 경쟁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미국의 올리브영인 미국 최대 뷰티 전문 유통 체인 '얼타(ULTA) 뷰티 입점'을 계기로 오프라인 채널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디큐브는 지난 10월 얼타 스킨케어 브랜드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바이럴 효과가 오프라인 매출로 전이되며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투 등 유통 구조 다변화와 제2의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매출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는 2025년 4분기 이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일한 리스크는 관세 부담이지만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분기 기준 약 1%포인트 내외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 화장품을 넘어 솔루션으로…에이피알, 토탈 뷰티 기업 진화
에이피알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 화장품 브랜드를 넘어선 '테크뷰티' 구조에 있다.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화장품과 데이터를 결합한 통합 모델을 구축해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다. 이는 반복 매출과 높은 고객 락인 효과를 만들어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내년에도 미국을 주무대로 온라인·오프라인 채널 확장과 B2B 매출 확대를 병행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매출 비중이 이미 40%에 가까운 상황에서 에이피알은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의 강한 판매 흐름을 유지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알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같은 미국 대표 대형 유통사 입점을 검토하는 한편 팝업스토어와 현지 마케팅을 통해 미국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을 계속 늘린다는 전략이다.

유럽 시장 공략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에이피알은 영국을 중심 거점으로 삼아 현지 유통사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이커머스와 SNS 마케팅을 병행해 브랜드 노출을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 동남아, 중동, 남미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며 13개국 국가별 마케터를 직접 채용해 각 지역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용 의료기기 분야 진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에이피알은 그동안 축적해온 뷰티 디바이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피부과·에스테틱 등 전문 인력이 사용하는 의료·전문 장비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항노화 효과로 주목받는 PDRN·PN 성분을 활용한 스킨부스터와 관련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단순 화장품 회사를 넘어 '토탈 뷰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내년에도 탄탄한 제품력과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할 계획"이라며 "메디큐브 브랜드를 중심으로 단순 K-뷰티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대표 뷰티 브랜드로 도약하는 한편, 내년도에는 전문 EBD미용기기 사업도 본격적으로 구체화하며 종합 뷰티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