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후 높은 대우… 공개입찰로 바뀐 뒤 MLB진출 줄이어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샌디에이고는 23일 송성문과 4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KBO리그 출신 한국 선수는 이로써 10명이 됐다.
포스팅 시스템은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출발점은 1997년 일본 투수 이라부 히데키 영입을 둘러싼 혼선이었다. MLB는 1998년 한국야구위원회(KBO), 일본프로야구(NPB)와 협정을 맺고 제도를 정비했다.

한국 선수의 첫 도전은 이상훈이었다. 1998년 LG 트윈스 소속이던 그는 포스팅을 신청했지만 최고 입찰액이 60만달러에 그치며 무산됐다. 이후에도 진필중, 임창용 등이 낮은 평가에 발목을 잡혔다. 이 시기 포스팅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전환점은 2009년 최향남이었다. 101달러라는 상징적인 입찰액으로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제도의 실효성보다는 상징성이 컸다. 변곡점은 2012년 류현진에서 시작됐다. 한화 소속이던 류현진은 다저스로부터 2573만달러가 넘는 포스팅 금액을 이끌어냈고 별도로 6년 36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포스팅이 현실적인 통로로 인식되기 시작한 계기였다.

이후 흐름은 점진적으로 바뀌었다. 투수 중심이던 시장에 야수가 들어왔다. 2014년 강정호, 2015년 박병호가 연이어 계약에 성공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계약하며 야수도 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제도는 2018년 다시 한 번 손질됐다. 비공개 입찰 방식은 사라지고 선수 계약 규모에 따라 이적료가 연동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원소속 구단이 받는 금액은 줄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 제도에서 첫 성공 사례는 김광현이었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며 포스팅 시스템의 새 국면을 열었다. 이후 키움 출신 선수들이 중심에 섰다. 김하성, 이정후, 고우석, 김혜성이 차례로 계약에 성공했고, 송성문이 그 뒤를 이었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간 10명 중 6명이 키움 출신이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선수를 보낸 구단은 키움, LG, SSG, 한화, 롯데 다섯 팀이다. 특정 구단에 쏠림이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육성, 타이밍, 시장 평가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결과다. 송성문은 이 긴 역사 위에 선 가장 최신 사례다. 포스팅은 여전히 KBO리그 선수에게 가장 현실적인 미국행 통로다. 숫자 '10'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은 길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