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은 올 시즌 국제대회 70경기에서 4번만 졌다. 여자 단식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승률이다.
네 번의 패배 가운데 중국오픈 4강전은 부상 우려로 기권한 경기였다. 실제로 코트에서 끝까지 싸워 패한 경기는 세 차례뿐이다. 세계랭킹 1위다운 지배력이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그런 안세영에게도 늘 쉽지 않은 상대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안세영이 16승 15패로 팽팽하다.
19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안세영이 역전승을 거두며 비로소 우위를 가져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20일 4강 대진 추첨 결과 두 선수는 다시 맞붙게 됐다.
야마구치는 2018년 만 21세의 나이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현재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코리아오픈 결승에서는 안세영을 2-0으로 꺾으며 올 시즌 안세영의 패배 가운데 결정적인 1패를 안겼다.
안세영이 야마구치를 상대로 유독 고전해온 이유는 경기 성향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공격과 수비를 두루 갖춘 올라운더 플레이어다. 야마구치는 156㎝의 작은 체구에도 민첩성과 수비 범위가 넓고, 긴 랠리로 상대의 체력을 갉아먹는 데 능하다. 이는 안세영의 기존 강점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 선수의 맞대결은 한 시간이 훌쩍 넘는 장기전이 잦았다. 40~50차례가 넘는 랠리가 반복되는 장면도 흔했다.
하지만 안세영이 공격 비중을 끌어올리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수비로 버티던 방식에서 벗어나, 찬스가 오면 빠르게 스매싱으로 마무리하는 전술로 변화를 줬다. 이에 맞서 야마구치 역시 템포를 끌어올린 공격으로 스타일을 조정했다.
그 결과 올해 6번의 맞대결은 대부분 40분대에 끝났고, 60분을 넘긴 경기는 없었다. 여전히 팽팽하지만,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두 선수의 월드투어 파이널스 4강전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안세영이 우승까지 이어가면 시즌 11승을 달성해 일본 남자 단식의 모모타 겐토가 보유한 단일 시즌 최다 우승 타이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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