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접촉자 '0명'…보건소 공문 의존에 조사 누락 속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감사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의 전반적인 부실을 무더기로 확인했다. 지방 공공기관의 백신 이물 신고 은폐와 유효기간 만료 백신 오접종, 기관 간 역할 혼선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23일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과 분석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방역체계를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향후 감염병 재난 발생에 대비한 제도 개선 사항 발굴에 중점을 뒀다.

◆질병청, 백신 이물 1285건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아
감사원은 질병관리청이 2021년 3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의료기관으로부터 접수한 코로나19 백신 이물 신고 1285건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하지 않고 제조사에만 알려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 중 곰팡이와 머리카락 위해 우려가 있는 이물 신고 127건에 대해서도 접종 보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해당 제조번호 백신 약 1420만 회분이 계속 접종됐다.
또 전체 신고 1285건 중 431건(33.5%)은 제조사가 제품을 수거하지 않고 사진·기록으로만 조사했다. 제조사 회신 일자를 특정할 수 있는 1231건의 신고 중 854건(69.4%)은 해당 제조번호의 접종이 끝나고 재고가 소진된 후에야 제조사가 조사 결과를 회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유효기간이 만료된 백신을 접종한 피접종자 2703명에게 오접종 사실을 알리지 않아 1504명(55.6%)이 재접종을 받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오접종 내역이 포함된 채 질병청장 명의 예방접종 증명서 515건도 발급됐다. 긴급 사용 승인으로 도입된 코로나19 백신 1971만 회분이 국가 출하 승인을 거치지 않고 접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질병청, 마스크·예방접종 메시지 수차례 엇박자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와 질병청이 대국민 위기소통을 명확한 역할 분담 없이 각각 수행하면서 주요 방역 분야에서 엇갈린 메시지를 수차례 내놓은 사실도 확인했다.
선거 유세의 5인 모임 금지 적용 여부를 두고 복지부는 '모임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한 반면 질병청은 '당연히 적용'이라고 밝혔다. 예방접종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질병청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감사원은 해외 백신 도입 과정에서도 옛 질병관리본부가 질병청으로 승격된 이후 복지부와 질병청 간 업무 소관이 불분명해지면서 제약사와의 협상·계약이 1개월 이상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요국이 2020년 7월부터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반면 한국은 같은 해 11월 말에야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 내 확진 때 담당 승무원 접촉자 분류 '0명'
방역 인프라 측면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인천공항검역소 확진자 1만822명 중 1082명의 접촉자 명단을 점검한 결과, 항공기 내 확진자 발생 때 담당구역 승무원이 접촉자 명단에서 단 1명도 분류되지 않아 최소 658명에서 최대 9514명이 누락된 것으로 추정됐다.
검역소와 보건소, 보건소와 보건소 간 역학조사 협조가 정보시스템이 아닌 공문·전자우편에 의존하면서 조사 누락도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0~2021년 서울·경기 관내 보건소(69개)의 조사협조 요청 공문 17만6182건 중 회신받은 건수는 9만8885건(56.1%)에 그쳤다. 세부 점검 결과 일부는 접촉자 조사가 아예 누락된 것으로 추정됐다.
역학조사관 인력 관리에서도 허점이 확인됐다. 질병청은 수습역학조사관을 포함해 607명이 확보된 것으로 공표했다. 하지만 수습역학조사관을 빼면 실제 인원은 238명에 불과했다. 12개 시도와 50개 시군구는 법정 인원조차 채우지 못했다.
이에 감사원은 질병청·복지부·식약처 각 소관 기관에 지침과 시스템 보완, 감염병관리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한 정보 연계 기능 구현, 백신 안전조치 방안 마련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