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변준형의 공백은 컸지만, 정관장은 박지훈이라는 확실한 해답을 찾았다.
정관장은 1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현대모비스를 66-63으로 꺾고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흐름을 내줬다가도 끝내 뒤집는 저력을 보여주며 연패 탈출과 함께 상위권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로 정관장은 시즌 전적 14승 8패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사수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한때 두 자릿수 점수 차 리드를 잡고도 이를 지키지 못하며 7승 15패로 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정관장은 허리 부상으로 주전 가드 변준형이 결장한 가운데, 박지훈이 팀을 이끌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지훈은 22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았고, 승부처마다 득점을 책임지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여기에 조니 오브라이언트도 20점 8리바운드로 힘을 보태며 최근 살아나는 흐름을 이어갔다.
모비스에서는 레이션 해먼즈가 20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경기 중반 최대 19점까지 벌렸던 리드를 끝내 지켜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흐름이었다. 1쿼터 초반부터 정관장의 오브라이언트와 모비스의 서명진이 번갈아 득점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모비스는 서명진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외곽슛 성공률이 떨어지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틈을 파고든 정관장은 렌즈 아반도의 덩크로 균형을 맞춘 뒤, 박지훈의 과감한 돌파로 흐름을 가져와 13-12로 근소하게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2쿼터 들어 경기 양상은 급격히 달라졌다. 정관장이 6분 넘게 단 2점에 그치는 극심한 득점 침체에 빠진 사이, 모비스가 빠른 공격 전개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최강민의 3점슛을 시작으로 해먼즈의 속공과 연속 득점이 이어졌고, 함지훈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점수 차를 빠르게 벌렸다. 여기에 전준범마저 외곽포를 터뜨리며 모비스의 공세는 거세졌다. 정관장은 5분 가까이 무득점에 그쳤고, 박지훈의 돌파와 오브라이언트의 분전으로 겨우 흐름을 끊은 뒤 24-36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3쿼터 초반에도 정관장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모비스는 해먼즈의 3점슛과 김건하의 플로터가 연이어 터졌고, 외곽까지 살아나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위기 상황에서 다시 박지훈이 나섰다. 박지훈은 3점슛에 이어 연속적인 돌파로 연거푸 득점을 올리며 혼자서 7점을 책임졌다. 여기에 유도훈 감독 특유의 강한 수비 전술이 힘을 발휘했고, 오브라이언트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정관장은 46-54, 8점 차까지 따라붙은 채 3쿼터를 마쳤다.
승부는 4쿼터에 결정됐다. 정관장은 베테랑 함지훈을 앞세운 모비스의 공격에 한때 다시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또다시 박지훈이 코트를 지배했다. 빠른 속공으로 팀 공격을 이끌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아반도의 호쾌한 덩크까지 더해지며 점수 차는 순식간에 1점까지 좁혀졌다.
모비스가 공격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정관장은 아반도의 3점슛으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남은 시간은 1분 23초. 모비스가 해먼즈의 득점으로 재차 추격하자, 이번에는 박정웅이 외곽포로 응수하며 맞불을 놨다. 이후에도 해먼즈의 활약으로 접전이 이어졌지만, 종료 30.8초를 남기고 박지훈이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모비스의 공격이 림을 외면하면서, 정관장은 값진 역전승과 함께 다시 한번 상위권 경쟁에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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