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약화"가 인하 근거… 시장은 "추가 완화 가능성"에 반응
미 달러화 약세… 엔·프랑·유로에 동반 하락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장은 이를 "예상된 인하"로 받아들이며 오히려 향후 완화 속도 조절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준이 1월 회의에서 인하를 잠시 멈출 수 있음을 시사한 가운데, 미 국채금리와 달러화는 연준의 발표 이후 동반 하락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3%에 거래됐다. 장중 4.137%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전일 기록한 3개월 최고치(4.209%) 대비 뚜렷한 조정을 보였다. 10년물은 이날로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이 멈췄는데, 이는 5주 만의 최장 상승세였다.
30년물은 2.1bp 내린 4.788%,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7.3bp 급락한 3.54%로 10월 16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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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 연준, 기준금리 3.50~3.75%로 인하… 세 명의 이례적 반대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50~3.75% 범위로 낮췄다. 이번 결정은 찬성 9표 대 반대 3표로 이뤄졌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0%p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으며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새로 발표된 점도표(dot plot)에서는 2026년 단 한 번의 25bp 인하만이 전망돼 9월과 동일했다. 더 많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긴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진 기자 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일 가능성은 낮다"며, 정책위원들의 새로운 전망에서 금리 인상은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 이후 국채금리는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 전환했다.
◆ "노동시장 약화"가 인하 근거… 시장은 "추가 완화 가능성"에 반응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에서 이번 인하의 핵심 근거로 노동시장 약화를 언급했다.
엔젤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성명이 노동시장 약화를 전면에 내세운 점에 시장이 집중하고 있다"며 "2026년 전망은 그대로지만, 이는 연준이 필요시 추가 완화를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표된 고용비용지수(ECI)는 3분기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0.8% 상승해 예상치(0.9%)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로 미 노동시장의 약세 가능성을 시사한다.
◆ 미 달러화 약세… 엔·프랑·유로에 동반 하락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연준의 신호 변화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 대비 0.8% 떨어져 0.8000프랑을 기록했고, 엔화 대비로는 0.6% 하락한 155.92엔을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98.66으로 0.6% 하락했다.
메시로우 외환관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우토 시노하라는 "예상된 결과였음에도 달러가 요동친 것은 데이터 공백과 급변하는 시장 서사가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8%로 반영해, 인하 발표 직전의 70%보다 높아졌다.
연준이 내년 '1회 인하'만을 전망했음에도, 시장은 2026년에 두 차례 인하를 단행해 금리가 3.0%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베팅을 유지했다. 시장은 최근 노동·제조업 지표가 일부 약세를 보였음에도 미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하며 경기침체 위험을 낮춰 반영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