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가능성은 배제
충분한 준비금 유지 위해 초단기 국채 매입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월가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가 광범위한 범위의 중립 수준에 진입했다며 이제 연준이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미 연준은 10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3.50~3.75%로 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예상과 같은 결과다.
이로써 연준은 올해 총 0.75%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지난해까지 감안하면 총 1.75%p의 금리를 내렸다.
◆ 파월 "기준금리, 중립적 범위에 도달"
이날 위원회는 정책 성명의 "추가 기준금리 조정을 고려하면서 위원회는 앞으로 나오는 지표와 전망의 변화, 리스크(risk, 위험)를 면밀히 평가하겠다"는 기존 문구의 앞부분을 "추가 기준금리의 정도와 시점을 고려하면서"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올해 75bp(1bp=0.01%p)를 내렸고, 작년까지 합하면 175bp를 내린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광범위한 범위의 중립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다음 연준의 금리 정책이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을 기본 전망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 인하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둔화를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10월에 나는 확실히 움직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며 "점진적으로 고용시장이 둔화해 실업률이 연초 이후 0.3%p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정책 성명은 최근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했으며 일자리 증가세가 올해 둔화하고 9월까지 실업률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은 연초보다 상승했으며 다소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회의 후 공개한 경제전망 요약(SEP)에서 연준은 경제 성장 기대를 높이고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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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2025.12.11 mj72284@newspim.com |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6%에서 1.7%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 예측치는 1.8%에서 2.3%로 비교적 크게 높아졌다. 2027년과 2028년은 각각 1.9%에서 2.0%, 1.8%에서 1.9%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 전망치는 대체로 9월 수치와 같았다. 올해 실업률 예상치는 4.5%, 내년은 4.4%로 9월과 같았으며 2027년 수치는 4.2%로 0.1%p 낮아졌다. 2028년 실업률 예측치는 4.2%로 유지됐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예상치는 올해 3.0%에서 2.9%로 다소 낮아졌고 내년 수치는 2.6%에서 2.4%로 하향 조정됐다. 2027년과 2028년 전망치는 각각 2.1%와 2.0%로 유지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 예상치는 올해 3.1%에서 3.0%, 내년 2.6%에서 2.5%로 각각 조정됐고 2027년과 2028년은 2.1%, 2.0%로 기존과 같았다.
이 같은 전망 속에서 연준은 내년과 2027년 각각 한 차례씩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2026년 말 기준금리 예측치는 3.4%, 2027년과 2028년은 각각 3.1%씩이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19명 중 8명의 인사는 내년 2차례의 금리 인하를 점쳤다.
◆ 분열된 연준
이번 결정은 찬성 9표 대 반대 3표로 이뤄졌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0%p의 금리 인하를 주장했으며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냈다.
이처럼 연준 내 의견 분열로 소통 문제를 우려하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우리가 그런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의 2가지 책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에 대한 전망과 리스크에 대한 평가가 달라 벌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여전히 높고 고용시장이 약하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날 위원회는 준비금이 풍부한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앞으로도 준비금이 충분히 유지되도록 필요한 만큼 초단기 미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초단기 국채 매입을 시작하면 규모는 400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결정은 이달 초부터 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QT)가 종료된 직후 나왔다. 연준은 지난 2022년 이후 QT를 통해 보유 자산을 9조 달러에서 6조6000억 달러로 줄였는데 유동성이 충분히 긴축됐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QT를 종료하기로 했다.
자금시장의 긴축을 우려하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우려라고 얘기하지는 않겠다"며 이번 조치가 준비금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통화정책과 완전히 별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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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2.11 mj72284@newspim.com |
◆ 미 주식·국채 상승, 달러화는 하락
이날 연준의 결정 이후 미국 주식과 국채는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34분 다우지수는 1.33%, S&P500지수는 0.86%, 나스닥 지수는 0.52% 각각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4.5bp 내린 4.141%를 가리켰으며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7.7bp나 밀린 3.536%를 나타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55% 하락한 98.68을 가리켰다. 유로/달러 환율은 0.55% 오른 1.1690달러, 달러/엔 환율은 0.55% 내린 156.03엔을 각각 나타냈다.
앙헬레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젠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이번 25bp 인하는 예상된 결정이었다"며 "시장은 '노동시장 약화'가 인하 이유로 강조된 점을 추가 완화 가능성의 신호로 읽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매파적인지, 비둘기파적인지에 대해 이견이 분분하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전략가는 "0.25%p 인하는 예상된 결정이며 성명은 조심스러운 비둘기파적 성격"이라며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비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은 "이번 결정은 전형적인 매파적 인하"라며 "2명의 동결 주장뿐만 아니라 점도표에서 6명이 이번 회의에서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고 지적했다.
CIBC의 알리 제프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 인하에 반대한 이견이 두 명 있었고 오늘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표시한 점이 총 여섯 개 있었다"며 "비둘기파는 말을 많이 하지만 오늘은 매파들이 완전히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