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AI 전환 주제로 강남서 '2025 디지털 이노페스타 ICT 세미나' 개최
산업·금융·공공 전 분야에서 AI 도입 본격화..."AI가 생산성 90~99% 향상"
"기업 AI 프로젝트 중 80%는 실패…비즈니스·데이터·거버넌스가 성공 좌우"
"AI, 창작·소통·로봇까지 확산…노동·전문직 구조 변화 불가피"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제 인공지능(AI)은 기술 단계를 넘어 정치·경제·자본 시장까지 작동하는 시즌2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향후 2~3년은 AI가 창작·소통·육체 노동까지 확장되며 사회 구조를 본격적으로 변화시키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9일 서울 강남 드림팰리스에서 열린 '2025 디지털 이노페스타 ICT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AI 생태계가 산업과 노동시장, 국제 질서까지 재편하는 시즌2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하며, 이에 대비한 데이터·거버넌스 중심의 단계적 전환과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환 42MARU 대표는 "이미 산업 현장에서 AI가 기존 20~30% 수준이 아니라 90~99% 수준의 생산성 향상 효과를 내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AI를 도입할지 말지를 논의하는 단계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LLM(대규모 언어모델)만으로는 환각, 보안, 비용 문제가 동시에 발생해 기업 입장에서는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며 "이에 도메인에 특화된 경량형 모델인 sLLM(소형 대규모 언어모델)과 검색결합생성(RAG) 구조를 기반으로 한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본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2027년에는 sLLM 시장이 LLM의 3배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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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강남 드림팰리스에서 열린 '2025 디지털 이노페스타 ICT 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
실제로 조선·해양·제조·금융 등의 분야에서는 도메인 특화 sLLM이 접목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예컨대 LNG선 설계 초안 작업은 기존 50명이 2개월 걸렸는데, AI를 적용하면서 기간이 약 10일로 단축됐고, 숙련 엔지니어가 이틀에서 일주일 걸리던 기술 문서 작성도 1시간 이내 처리하는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30년치 설비 데이터를 사람이 정제하면 10명 기준 1년 반이 걸리지만, AI 기반 예지보전 시스템은 개발을 포함해 4개월 내 구축이 가능하고 실제 데이터 정제에는 이틀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법률·콜센터 분야에서도 AI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자금세탁 탐지나 계약서 검토에 AI를 적용해 실시간 탐지와 자동 검토도 가능해졌다"며 "일부 콜센터에서는 인바운드 콜이 80%까지 감소해 해외 대형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선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 부문에서는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범정부 초거대 AI 플랫폼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부산·경기·서울 등 지자체도 자체 sLLM 구축에 착수했다. 정책 기획부터 대민 서비스 등에서 AI 활용이 확산되는 추세"라며 "AI가 코딩·UI/UX·문서·데이터 처리까지 수행하면서 기업의 반복·정형 업무 구조와 교육 체계 전반이 AI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했다.
AI 전환이 급속히 진행 중인 가운데, 서길주 메가존클라우드 유닛장은 기업의 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해서는 프로세스·데이터·거버넌스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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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강남 드림팰리스에서 열린 '2025 디지털 이노페스타 ICT 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
서길주 유닛장은 "랜드(RAND)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 AI 프로젝트의 80% 이상이 실패하고 있는데, 이는 기술 부족보다는 비즈니스 목적 부재, 데이터 품질 저하, 경영진의 단기 성과 지향, 전문 인력 부족 등이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반면 AI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20%의 기업은 모두 비즈니스 문제 정의와 데이터 기반을 먼저 정비하고 기술 선택을 가장 마지막에 한다. AI 도입은 기술 중심이 아니라 프로세스·데이터·거버넌스 중심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유닛장은 "챗GPT 등의 퍼블릭 AI 서비스가 보여주는 품질을 기업 내부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퍼블릭 서비스는 방대한 데이터 제휴와 고비용 아키텍처가 결합된 결과다. 이를 내부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하지 않은 채 모델·파라미터·기술 스택부터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프로젝트가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 이는 기술 중심 접근이 실패를 유발하는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모바일·애플리케이션 중심 개발 문화로 데이터 표준화와 거버넌스가 약화되면서, 현재 데이터 구조로는 AI가 요구하는 품질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감안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단기 성과 압박과 인력 구조 문제도 실패 요인이다. 일부 조직은 1년 내 성과를 위해 챗봇 등 단기 과제에 집중하지만, 장기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결국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데 기존 직무 기준으로는 확보와 육성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성공적인 AI 도입 사례와 관련해서는 "AI 전환에 성공하는 기업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먼저 분석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정의한 뒤 보안·거버넌스를 정비하고 마지막에 기술을 선택한다. AI는 여전히 변화 속도가 빠른 기술인 만큼 완성형을 기다리기보다 작게 시작해 빠르게 성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며 "작은 성공을 통해 조직 내 확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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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강남 드림팰리스에서 열린 '2025 디지털 이노페스타 ICT 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
이어 "AI 도입 이후의 관리 체계 역시 변화가 필요한데, 예컨대 토큰 사용량 기반 AI 활용 지표가 필요하고, 업무별로 적정 모델을 선택하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며 "메가존클라우드의 경우, 워크포스 역량, 비즈니스 프로세스 성숙도, 시스템 API·자동화 수준, 데이터 파운데이션, 보안·윤리·가드레일, 조직 문화·리더십 등 6개 축으로 'AI 네이티브 컴퍼니' 전환 프레임을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조직의 AI 성숙도를 진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윤 경희대학교 교수는 이미 AI가 기술 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뒤흔드는 시즌2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미 AI는 범용 AI(AGI)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고,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기술, 로봇 기술이 결합하면서 AI 시즌2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창작·소통·휴머노이드 로봇 등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특이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이 AI가 인간의 영역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던 창작 영역에서 이미 AI가 인간을 제치고 미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해외에서는 AI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예술·출판 시장이 AI 기반 콘텐츠 생산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광고 제작 공정의 자동화는 물론, 문서 작성부터 기획·발표 자료 제작 등 오피스 분야에서도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 활용이 늘고 있다"고 예시를 들었다.
이어 "심지어 소통 영역에서도 최신 AI 모델은 인간과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언어 능력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 3년간 전 세계 챗GPT 이용자들의 최다 이용 주제가 인간관계 상담이라는 점은 AI의 소통 기능이 일상 영역으로 깊이 들어왔음을 보여준다"며 "AI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해서도 아메카(Ameca) 등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미 인간과 유사한 표정·감정·언어 기반 상호작용을 구현하고 있다. 임베디드 AI 기술로 자율 학습과 움직임이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2030년 제조 분야 노동력의 약 4%를 휴머노이드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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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강남 드림팰리스에서 열린 '2025 디지털 이노페스타 ICT 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
김 교수는 "최신 생성형 AI 모델의 지능 수준은 인간 평균의 약 6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특정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80% 수준까지 도달했다. 아직 고차원 수학·이공계 기술과 상식 기반 판단 영역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지만, 실리콘밸리의 개발자 채용이 2023~2024년 사이 약 10% 감소하고, 코드 자동화로 인해 기본 개발 업무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고급 기술 리딩 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법조부터 의료·제약 등 전문 영역에서 변론문 작성, 신약 탐색 등 업무에 AI가 활용되면서 AI의 환각과 이로 인한 책임 소재 문제로 인해 규제와 가이드라인 논의가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현재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단일 기업으로의 수익 편중, 오픈AI의 적자 구조, 빅테크 간 순환 투자 구조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지만, 앞으로 구글의 TPU 등 대체 기술의 발전이 엔비디아 중심 구조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 모델 등장 이후 미국 AI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10% 수준까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AI 논문 수와 비전 분야 연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이에 미국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