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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예술은 어떻게 잊혀진 지역을 다시 숨 쉬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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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위기, '산업 유산'에서 '문화 심장'을 캐내다
의성 성냥공장에서 시작된 재생의 감각
전혜연 문화 기획자(문화유목민 대표)

지역의 쇠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사건이 아니다. 사람의 발걸음이 줄고, 공장의 굴뚝에서 연기가 사라지고, 학교 운동장에 남은 정적이 점점 길어질 때 비로소 지역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사라져간다.

한국의 많은 지방 도시들이 지금 이 지방소멸이라는 경계에 서 있다. 이 단어가 통계 속 숫자를 넘어 냉정한 현실의 풍경이 되어가는 지금, 쇠퇴라는 흐름 속에서도 지역은 여전히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우리가 그 이야기를 꺼내어 들을 수 있다면, 지역은 다시 숨을 쉴 수 있다. 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는 방식이 바로 예술의 개입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은 잊혀진 지역의 스토리를 다시 끄집어내 생명을 불어넣는 힘이다.

전혜연 문화유목민 대표.

일례로 경북 의성군에는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공장인 의성성냥공장이 있었다. 1954년부터 2012년까지 운영된 이곳은 산업화 시대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한 세대의 삶의 터전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문을 닫고 난 뒤, 공장은 빠르게 침묵의 몸으로 변해갔다. 기계는 먼지 속으로 가라앉았으며, 거대한 철골 구조에는 바람만 드나들었다. 폐허는 언제나 사회의 해부학적 단면이었다. 사람들의 흔적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시간이 퇴적되고, 산업의 기억이 미세한 층위로 남았다.

그런 공간에 예술이 들어서는 순간, 이야기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의성군은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이곳을 예술과 지역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킨다.

이 재생 과정 속에서 공장의 역사성과 예술적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김진우 작가 기획전 '진화의 불씨'가 지난 18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의성성냥공장에서 열린다.

김진우 작가 기획전 '진화의 불씨'가 열리는 경북 의성군 성냥 공장.
김진우 작가 기획전 '진화의 불씨'가 열리는 경북 의성 폐성냥공장. [문화유목민 제공]

김진우 작가는 멈춰버린 기계의 몸체를 다시 조립했고, 부서진 철골과 나무, 오래된 도구들을 새로운 질서 속에 넣었다. 공장 기계를 활용한 설치 작품을 비롯해 대형 조형물, 미디어 아트, 작가 사유와 기록이 담긴 드로잉 100여 점이 전시되었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구조물이 떨릴 때, 공장은 마치 깊게 잠들어 있던 신체가 다시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보였다. 그 움직임은 단순한 조형적 효과가 아니었다. 작업을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 "이곳은 아직 살아 있다"라는 감각이 퍼져나갔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공간을 "권력과 지식이 교차하는 신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의성 성냥공장의 철골에는 노동의 역사가 남아 있었고, 기계의 톱니에는 산업화의 리듬이 잠들어 있었다.

이 신체는 오랫동안 마비되어 있었지만, 예술은 그 마비된 신경계에 다시 자극을 건넸다. 작가는 공장과 함께 버려진 도구들을 아카이브로 시각화하여 물질에 남은 기억의 잔재를 끌어올렸고, 그것을 호흡으로 바꾸어 공간 전체를 감각의 장치로 만들었다. 관람객은 철제 구조의 떨림을 소리로 들었고, 잊힌 시간을 몸으로 느꼈다. 공장은 더 이상 산업의 폐허가 아니라, 감정이 다시 흐르는 장소로 변모했다.

전시 개막식이 열린 날, 갑작스러운 추위 때문이었는지 의성차향기다도회가 관람객에게 따뜻한 차를 나누어 주었다. 오래된 공장 안에 사람들이 모였고, 서로 말을 건네고, 차를 마시며 웃었다.

지역재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거대한 개발 계획이 아니라, 스토리가 깃든 공간에서 일어나는 작은 관계의 회복에서부터였다. 폐허였던 공간에 다시 사람이 들어오고, 이야기와 감정이 흐르는 순간, 지역은 조금씩 살아났다.

김진우 작가 기획전 '진화의 불씨'가 열리는 경북 의성 폐성냥공장. [문화유목민 제공]

김주수 군수는 "의성성냥공장은 산업화 상징이자 지역민 삶의 터전이었던 공간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산업유산이 예술로 되살아나는 감동을 전하고 싶다"며, "공장이 단순한 과거 흔적을 넘어 미래 세대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시는 공장의 원형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적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역 주민에게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예술 행사가 아니다. 산업유산을 어떻게 지역의 미래 자원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적 제안이었다. 지방소멸 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약해지고, 감정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삶의 리듬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지역은 문화 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도시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방향이 필요하다.

오래된 산업시설은 지역의 '기억의 신체'다. 그 신체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스토리와 감각을 불어넣는 산업유산 기반의 감각적 회복 정책이 지역재생의 핵심이다. 또한, 예술가는 공간과 오래된 사물들을 다시 읽어내는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 감각이 지역의 숨겨진 스토리를 발견하고 지역을 다시 움직이게 하므로, 예술가의 현장 기반 창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문화 재생이 성공하려면 공간이 다시 '삶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주민이 공존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행사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므로, 주민 참여를 전제로 하는 문화 정책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예술이 사람들을 모으고, 교육 프로그램이 관계를 만들고, 방문이 지역 경제를 지탱할 때 비로소 스토리가 있는 지속 가능한 재생이 가능하므로, 관광·교육·창작을 묶는 복합 운영 모델이 중요하다.

성냥은 불을 만드는 도구다. 하지만 지역을 살리는 것은 불처럼 한번 번쩍이는 개발이 아니라, 천천히 이어지는 호흡이다. 불은 순간을 밝히지만, 호흡은 시간을 살린다. 예술은 바로 그 호흡을 가능하게 한다. 의성 성냥공장은 한 시대의 산업이 남긴 신체였지만, 지금은 감정과 기억, 관계가 다시 흐르는 '스토리가 있는 살아 있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 변화는 인구 소멸 시대에 지역이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예술은 잊힌 지역에 스토리를 입히고,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며, 도시를 다시 숨 쉬게 한다. 그 호흡이 이어지는 곳에서 지방은 다시 살아난다. 의성 성냥공장에서 시작된 이 작은 떨림이 지방의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전혜연은 여성인권·미디어아트·도시교류를 통해 예술을 사회변화의 도구로 만드는 행동하는 큐레이터다. 2014년 글렌데일 '위안부의 날 특별전'을 시작으로 소녀상 지키기 국제 연대전을 이끌었고, 2017년부터 글렌데일시 공식 행사로 승격, 8개국 100여 명 작가가 참여했다. 국내에선 《여성인권이야기: 행진》을 성북, 부산, 보은, 고성, 포항, 인천, 김포, 파주 등 지방정부와 함께 이어가고 있다. 2018 평창올림픽 미디어아트 기획을 계기로 공공 미디어아트의 사회적 소통 가능성을 열었고, 수원문화축전·국립극장 등에서 지역 역사와 장소성을 담은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김포-글렌데일 교류전은 '경계'와 '자유'를 주제로 일상 공간에 공공미술을 설치했으며, 2024년에는 김포의 지역 의제를 다룬 '다양성'이란 전시로 네 지역을 아우르는 28명 작가 참여한 대규모 미디어아트전도 기획했다. 최근에는 사이버불링을 여성인권 의제로 삼아 국회 논의·전시·온라인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예술이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 대안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현 귀주사범대 동아시아미디어센터 책임연구원, 비영리 단체 문화유목민 대표, 전시 기획사 SR Comm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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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장기금리 3% 목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장기금리가 3%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31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2.950%까지 상승했다. 전 거래일보다 0.030%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대표적 기준선인 3%까지는 불과 0.05%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를 늘리는 한편 신규 매수를 주저하면서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것도 일본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케빈 워시 의장은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매수가 강해지면서 엔화는 달러당 16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BOJ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이 엔화를 매수하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이후 시장에서는 엔저를 억제하기 위해 BOJ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금리인상 확률도 이미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BOJ 내부의 매파적 분위기도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27일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음 회의를 포함해 매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인상을 명시적으로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시장에서 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어설지에 쏠리고 있다. BOJ의 추가 긴축 기대와 엔화 약세, 적극재정에 따른 재정 우려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블룸버그] goldendog@newspim.com 2026-08-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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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달구는 8가지 화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전 08시0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공지능(AI) 번역을 바탕으로 전문 기자들의 검증과 분석을 거쳐 생산된 콘텐츠입니다. 원문은 8월28일 블룸버그통신 기사(Carry Trades to Treasury Twists: A Guide to the Hot Debates on Wall Street)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잇달아 시선을 끄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올여름 한산한 시기를 누리지 못했다.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장기 차입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 기법에 눈을 돌리는 한편 당국이 반영해야 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거래 기법과 이론이 뒤섞여 제시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주제들의 배경과 현재 상황,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본드 스티프너(Bond Steepener)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장기물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올해 상승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장기채 보유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까지 오르면서 월가에서는 장기물 국채 가치가 단기물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이런 현상은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으로 불린다. 재무부가 8월 10년물부터 30년물까지의 국채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음에도 이런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해당 발표 이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그룹(GS)과 웰스파고(WFC)의 금리 전략가들은 장기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국가의 통화로 전환하는 고위험 거래를 의미한다. 신흥국 8개 통화 기준 블룸버그 누적 외환 캐리트레이드 지수 분기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이 거래는 신흥국 금리가 주요국 대비 높고 신흥국 통화가 달러, 유로, 엔 등 주로 차입에 활용되는 통화 대비 안정적이거나 강세를 보일 때 활발해진다. 이 거래는 7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처럼 이 거래는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는 잉글랜드의 헨리 8세나 로마 황제 네로처럼 금화와 은화에 구리 등 값싼 금속을 섞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린, 이른바 화폐 개악(debasement)을 단행했던 역사적 사례에서 비롯됐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미국의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 구매력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경계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정책 당국이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는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을 계기로 확산됐다. 이후 2026년 중반 베선트 장관이 엔화와 미국 장기 국채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을 승인하면서 월가에서 다시 논쟁으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계획 발표 전후 블룸버그 달러스팟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다만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이를 모두 디베이스먼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전면적인 이탈이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탈달러화(De-Dollarization) 디베이스먼트가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개념이라면 탈달러화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업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밖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약 70%에서 최근 60% 미만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으로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유로화와 위안화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히면서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탈달러화 논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면서 미국이 자국의 금융 시스템과 통화를 무기화할 수 있는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채권시장 규모도 세계 최대다. 달러의 우위는 시장의 깊이와 미국 경제 규모, 그리고 이를 진정으로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점에 뒷받침되고 있다.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금융억압은 1973년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로널드 매키넌과 에드워드 쇼가 만든 용어로 정부가 저축을 국채나 특정 우대 차입자에게 유도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뜻한다. 이런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자본 통제, 금리 상한제, 금융기관의 국채 보유 의무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채권 보유자들의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정부는 과중한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연준은 2차 세계대전 기간과 종전 이후 단기 국채 수익률에 상한을 뒀다. 이 조치는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 체결로 종료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베선트 장관의 국채 재매입을 정부 차입비용을 억누르기 위한 금융억압의 한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된 개념으로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가 있다. 이는 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 대신 정부의 저비용 차입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 트위스트(The Twist) 베선트 장관의 재매입 전략이 실질적으로 장기채를 단기채로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면 이는 연준이 수십 년간 여러 차례 시행해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의 재무부 버전에 해당한다.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 포트폴리오 내 단기 국채를 장기 국채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장기 차입비용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였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트레저리 트위스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을 통해 단기 국채(T-Bill)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고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DB)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재매입 계획 발표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시작됐다"며 "재무부는 시장에서 듀레이션을 제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사실상 "연성 금융억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를 베선트 풋(Bessent Put)이라고 부른다. 풋옵션은 매수자가 정해진 가격에 특정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경우 시장에 대규모 매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트레이더들이 인지하고 있어 이에 맞서는 거래를 꺼리는 상황을 가리킨다.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정책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기간 투자자들이 결국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관세 정책,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연준을 겨냥한 압박, 그린란드 병합 언급으로 인한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 등이 꼽힌다. 국가부채 증가와 같은 근본적인 취약 요인도 이런 흐름에 더해지고 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월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지난해 약 8% 하락했다. 다만 해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증시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발전에 힘입어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장기채 재매입 규모를 늘리려는 재무부의 조치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되도록 두지 않고 당국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정책과 이미 비교되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RBC블루베이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지, 그리고 이것이 결국 연준에 금리 억제를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이런 압박에 맞서 독립성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의장이 오랫동안 자산 매입 활용과 재정·통화 정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해온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의 협조 없이는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가 차입비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엇갈린 성과는 반면교사로 꼽힌다. 당시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방어에 나섰지만 그 결과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8-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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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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