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조 단위 적자에서 3분기 일제히 흑자전환
환율 고공행진에 실적 개선세 제동 우려...시나리오별 대응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올해 상반기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국내 정유사들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고환율 변수에 직면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 등에서 원유를 전량 달러로 수입해 환율이 오르면 원가 부담과 환차손이 커지는 구조다.
최근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 지표인 정제마진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추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연말 난방 수요까지 몰리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라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9달러선까지 오르며 연초(5~6달러)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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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사 새로운 리스크 고환율 [그래픽=AI] |
최근 정제마진 강세 배경은 계절적 성수기로 등유와 경유 중심 수요는 견조한 가운데 글로벌 노후 설비 폐쇄 및 가동차질로 공급은 타이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석유제품 중 경유의 핵심 공급국인 러시아의 정유 설비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하면서 러시아의 정제처리량이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미국 핵심 설비가 화재 등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일부 정유소가 폐쇄되거나 폐쇄를 앞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 조 단위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사들은 3분기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57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S-OIL도 2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1912억원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고, GS칼텍스는 영업이익 3721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유가·환율 하락과 정제마진 약세로 4사의 합산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 1500원' 전망 까지 나오는 등 환율이 치솟으며 정유사들의 추가 적인 실적 개선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은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원료비 증가와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한다. 업계에선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국제유가 하락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환율 변수 등이 리스크"라며 "환율의 경우 헤지를 통해 최대한 방어하고 있지만 환율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를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