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시장서 8만 달러 구간까지 풋옵션 수요 급증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비트코인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옵션 시장에서는 8만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자유낙하' 베팅이 급증하고 있다. 손실 구간에 진입한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수를 포기하고 손실 방어로 몰리면서, 심리적 공포가 매도 압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비트코인 최고점 매수자들은 급격한 하락장 속에서 11월 만기 하락 옵션에 7억4,000만 달러 이상을 몰아넣었다.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9만, 8만 5천, 8만 달러 구간에서 하방 위험에 대비한 보호성 풋옵션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이달 만기 옵션에서 하락 보호 수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코인베이스 산하 데리빗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풋옵션 거래량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고, 하방 포지션 수요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단기적 반등 기대보다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에르고니아 연구 책임자 크리스 뉴하우스는 "최근 6개월간 포지션을 축적한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어 현물 매수 심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8만 달러까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포지션을 보호하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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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 광고판 근처에 한 남성이 서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경제·연준 불확실성에 투심 회복 '요원'
이번 하락은 디지털 자산을 대량 보유한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는 최근 가격 하락을 기회삼아 8억 3,500만 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지만, 일부 기업들은 재무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매각 압박에 직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아 추가 매수가 어렵고, 손실 확정을 망설이는 투자자들이 혼재하면서 심리적 부담이 극대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가격 하락세는 거시 경제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불확실성이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당분간은 투심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크라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토마스 퍼푸모는 "최근 하락은 암호화폐 시장 구조적 문제보다는 광범위한 거시경제 불안에 따른 것"이라며, 투자 심리가 단기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했다.
특히 옵션 시장에서 8만 달러 하락 베팅이 급증한 점은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을 현실적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카이코 연구원 아담 매카시는 "연준의 금리 정책과 AI 버블 논의가 연말을 앞둔 암호화폐 시장에 이중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이 당분간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으로 18일 오전 10시 42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9만 1,863.61달러로 24시간 전보다 3.72% 하락 중이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