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금리 인하"…시점 두고 이견
인플레 둔화·고용시장 약세…"12월 인하 가능성"
가을 예산안 발표 앞두고 '정책 변수'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4%로 동결했다. 9인 통화정책위원회(MPC) 중 5명이 동결에, 4명이 인하에 표를 던지며 근소한 차이로 결정됐다.
이번 회의는 이달 말 발표될 가을 예산안(Autumn Budget)을 앞둔 마지막 회의로, 시장에서는 "예상된 동결이지만 다음 움직임은 인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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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
◆ "언젠가는 금리 인하"…시점 두고 이견
UBS의 딘 터너 유럽·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는 오랜만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회의였다"며 "정책이 긴축적이고, 물가는 하락세이며, 성장세가 둔화된 만큼 결국 금리는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BOE가 11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일부 기관, 특히 바클레이스·노무라·미즈호·유니크레딧 등은 "3.75%로 전격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UBS의 터너는 "BOE가 이번 주 금리를 유지했더라도, 늦어도 내년 2월이나 빠르면 12월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정책위원들이 12월에는 새로운 경제전망 자료 대신 예산안과 그 영향 분석을 근거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인플레 둔화·고용시장 약세…"12월 인하 가능성"
영국의 기준금리는 3개월째 4%에 머물렀으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8%로 변동이 없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대부분의 정책위원들은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는 것보다, 너무 늦게 내리는 것을 덜 우려한다"며 "임금 상승세와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둔화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야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간의 앨런 몽크스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BOE가 금리를 동결했다면, 다음 관심사는 언제 인하가 시작되느냐"라며 "실업률이 4.9%까지 오르고, 근원 서비스 물가와 민간 임금 상승세가 둔화될 경우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 가을 예산안 발표 앞두고 '정책 변수'
이번 금리 동결은 11월 26일 예정된 가을 예산안 발표를 앞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생산성 저하와 부채 상환 부담, 복지지출 삭감 철회 등으로 불어난 200억~500억파운드(약 37조~94조원)의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브스 장관은 이번 주 세금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소득세 인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세율이나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세금 인상이 가계의 실질소득을 줄여 소비를 억제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완화에 추가로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베렌버그의 앤드루 위샤트 이코노미스트는 "예산안에 소득세 인상이 포함될 경우, 소비 둔화로 물가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며 "이 경우 BOE는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해 3.5%까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재정 긴축이 선제적으로 진행될 경우, 2026년에는 기준금리가 3.25%까지 내려갈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