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붐에 '과열 우려' 재점화
노동시장 지표가 향후 시장 방향 가를 핵심 변수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지만, 오라클의 실적 쇼크가 기술주 전반의 급락을 촉발하며 시장 분위기를 뒤흔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미 동부 시간 오전 8시 25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0시 25분) 기준 S&P500 E-미니 선물은 전장보다 21.25포인트(0.31%) 내린 6870.50에, 나스닥100 선물은 121.25포인트(0.47%) 밀린 2만5676.75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다우 선물은 4만8101으로 6.00포인트(0.01%)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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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 AI 투자 붐에 '과열 우려' 재점화...기술·AI주 전방위 조정
오라클의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분기 매출과 연간 비용 증가 계획이 발표되자 12% 급락했다. 특히 150억달러 증가한 투자 계획은 기술 기업들의 AI 투자 수익 실현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훨씬 느릴 수 있다는 논쟁을 재점화했다.
오라클이 올해 초 오픈AI용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발표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급락은 AI 투자 붐이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우려까지 키우고 있다. 오라클이 부채 의존도를 바탕으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와 유사한 흐름을 재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낳았다.
▲오라클(NYSE:ORCL)의 급락은 ▲엔비디아(NVDA)와 ▲브로드컴(AVGO)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1~2% 하락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아마존(AMZN)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0.7%씩 밀리는 등 AI 관련 종목 전반의 매도로 번졌다. 코어위브(CRWV)는 4% 넘게 떨어지며 낙폭이 더욱 컸다. AI 버블 우려가 확산되자 비트코인은 한때 9만달러 아래로 밀렸고, ▲스트래티지(MSTR)와 ▲비트디지털(BTBT) 등 암호화폐 관련주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조정은 전날의 랠리와 대조적이다. 전날 미국 증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3.5~3.75%로 0.25%포인트 인하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497포인트, 즉 1.1%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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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라클 사무실의 방문객 접수대 [사진=블룸버그] |
◆ 노동시장 지표가 향후 시장 방향 가를 핵심 변수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 완화 조치에 대해 이른 판단을 경계하며 관망 기조를 유지했고, 이는 시장에 장기적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남겼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거시적 변수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기 확장 국면에서도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사실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심리를 개선하고 있으나, 금리가 예상보다 더 천천히 내려오거나 시장의 기대만큼 인하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노스라이트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결국 이러한 현실을 깨닫게 되면 낙관론이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L. 퍼트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엘렌 헤이즌 수석 시장전략가는 경제 지표가 상충되고 미래 금리 수준이 불확실한 만큼 2026년으로 갈수록 주식시장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다음 주 초 공개될 비농업 고용보고서(NFP)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들 지표가 노동시장의 건전성과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가 크게 증가한 만큼 기술주 변동성은 곧장 암호화폐 시장으로 번지고 있으며, AI 관련 밸류에이션 조정은 당분간 시장 전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