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공동 성명 내 "의회와 사전 협의 없어" 맹비난
국방부에 동맹국과 충분한 협의 거쳤는지 해명 요구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루마니아를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동부 전선에서 일부 미군 병력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공화당 소속 미 의회 상·하원 군사위원장들이 행정부에 해명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유럽주둔 미군 감축 조치에 의회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병력 감축을 즉각 막을 수 있는 수단은 한정적이지만 향후 입법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미 의회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 군사위원장과 마이크 로저스(공화·앨라배마) 하원 군사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미 국방부가 루마니아 주둔 미군 순환여단 유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강력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성명은 "루마니아에 순환 배치된 미군 여단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결정과, 동유럽 내 미군 추가 감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국방부의 전력 재배치 검토 절차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전투사령부, 합참, 그리고 의회와의 긴밀한 협의와 체계적인 정부 부처 간 논의 없이 전투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 내 미군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약간의 재배치(may move some around a little bit)'만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점을 상기시키며 "대통령의 말대로, 나토가 더 큰 방위 부담을 지고 전쟁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유럽 내 미군 전력 태세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조정은 반드시 미 정부와 나토 모두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못 박았다. 또 유럽 동맹국들이 공동방위에 사상 최대 부담을 감수하기로 동의했지만 유럽의 재무장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과업이라며 "러시아 무인기가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한 지 몇 주 만에 이뤄진 감축은 억제력을 약화시키며, 추가적인 러시아 침략을 초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두 위원장은 이 밖에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평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압박을 가하는 시점에 내려져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고 경고했다. 또 국방부에 이번 결정이 나토의 억제력과 방어 태세에 미칠 영향, 이 결정의 파급 효과를 줄이기 위해 동맹국들과 충분히 협의했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이어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폴란드에 배치된 두 기갑여단은 그대로 유지되고, 미국이 폴란드·발트 3국·루마니아에서 미군의 지속적인 순환 배치를 유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이 이번 결정 과정에서 의회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하원과 상원 모두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FY26 NDAA)에 유럽 내 미군 강력 유지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분명히 했고, 이 법안은 적절한 검토 절차 없이 미국의 유럽 전력 태세 변화 금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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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2월 19일, 루마니아 갈라치 인근 스마르단 훈련장에서 열린 나토의 '스테드패스트 다트 2025' 연습 중 루마니아 전차가 주포를 발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에서 일부 여단의 순환 배치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게될 루마니아 남동부 콘스탄차 근처의 미하일 코갤니차누 공군기지는 1999년부터 미군이 활용해온 전략적 기지로, 현재는 미 육군 순환 배치 작전의 핵심 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미 의회가 루마니아 주둔 미군 감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감축 결정을 제지할 법적 권한이나 실행력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미군 전력 배치와 철수는 기본적으로 행정부, 대통령과 국방부의 권한에 속하며, 의회는 예산 승인 및 입법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의회는 국방수권법(NDAA,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등 '필수 국방 예산 법안'에 특정 조항을 삽입해 감축 속도를 늦추거나 조건을 다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