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대상지역 16일 0시 발효…'오늘이 마지막 기회'
"지라시 돌았다"…규제 발표 전날 '긴급 계약' 속출
규제 예고에 가격 '선반영'…"이중규제 예상 못 해" 당혹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오늘까지 계약을 해야 돼요. 내일(16일) 0시부터 조정대상지역이 되니까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달라져요. 가계약은 인정을 안 해주니까 계약금 전부가 들어가야 합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역 일대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는 이같이 말했다. A씨의 설명을 듣는 동안에도 부동산 사무실에는 몇 차례나 전화가 쇄도했다.
◆ 조정대상지역 16일 0시 발효…'오늘이 마지막 기회'
![]() |
15일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과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새로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부동산에는 매매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규제 지역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전역과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등 경기도 12개 지역이다.
토허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매수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매수와 동시에 전세를 놓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조정대상지역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이 중과되며,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선 '2년 보유'에 더해 2년 실거주 요건이 추가된다. 사실상 수도권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그간 규제 지역에서 제외돼 '반사이익'을 보던 서울 성동구와 마포구에서는 갭투자 막차를 타기 위한 문의가 빗발치는 중이다.
특히 오는 20일부터 확대 시행되는 토허제는 적용 시점까지 닷새의 말미가 있지만, 조정대상지역은 당장 16일 0시부터 매매되는 계약에 대해 이번 정책이 시행된다. 따라서 15일 자정 전까지 계약금 입금을 포함한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의 문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지라시 돌았다"…규제 발표 전날 '긴급 계약' 속출
다만 추석 연휴 이후 마포·성동구에 부동산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규제 시행 전 미리 계약을 체결하는 일도 많았다. 공인중개사 B씨는 "대책이 나온다고 정부에서 계속 시그널을 줬다"며 "추석 전에 굉장히 많이 거래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대책 발표 전날부터 언론 보도 전 사전 정보(지라시)가 돌면서 발표 시점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은 전날 대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정보를 듣고 늦은 밤까지 긴급하게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성동구 일부 지역에서는 되레 매물이 씨가 말라 이날 매매 문의가 없는 지역도 일부 존재했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공인중개사 D씨는 "대책 방안이 예고되다 보니 미리 매입하자는 매수세가 강세를 유지했다"며 "지난 주말까지는 대책 발표 전에 매수자도 많이 움직였는데, 월요일부터는 물건 자체가 없다 보니 매수 반응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 규제 예고에 가격 '선반영'…"이중규제 예상 못 해" 당혹
![]() |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15일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과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새로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의 부동산에는 매매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규제 지역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전역과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등 경기도 12개 지역이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일대에 위치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2025.10.15 dosong@newspim.com |
이에 따라 이들 마포·성동구는 규제 전부터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선반영이 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29일) 기준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성동구(0.78%)로, 9월 내내 서울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이 12.03%에 달했다. 마포구 역시 같은 기간 0.69% 상승하며 누적 상승률이 9.37%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규제를 연이어 적용할 줄은 몰랐다는 것이 공인중개사업자들의 설명이다. C씨는 "(대책 발표가) 기습적으로 나왔다. 조정대상지역은 예상했는데 토허제까지 묶일 줄은 예상 못 했다. 토허제가 사실 무서운 것"이라며 대책이 나올 것을 염두에 뒀음에도 상당히 강력한 규제인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런 광범위한 규제 지역 확대에 따라 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은 줄어들 것으로 보면서도, 억제 효과 유지 시기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지역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등이 크게 축소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확대된다면 해당 지역의 매매거래 위축에 따라 가격 변동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과거 사례처럼 거래량은 급감해도 신규 거래 물건의 가격 변동이 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