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롯데카드 등 개인정보 유출에 고개 숙여
배달의민족, 최혜대우 요구·가격조작 행위 질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홈플러스 판매대금 정산 지연과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논란이 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그를 향한 질타를 쏟아냈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회상이나 인수자 찾기에는 진정성이 없고 결국 매각·청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이 이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김 회장과 MBK 측이 지난달 19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우선협상대상자가 있는 상태로, 매각 전까지 홈플러스 15개 점포 폐점을 미루겠다고 말한 게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3 pangbin@newspim.com |
홈플러스가 지난 2일 인수자를 찾기 위한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새로 냈기 때문이다. 조건부 인수계약으로 매각이 추진되지 않자 방식을 바꾼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11월 10일이 M&A(인수·합병) 마지막 시한인데 20일도 안 남은 시점에 새로 공개 모집을 해서 인수자를 찾을 수 있나"라며 "사실은 우선협상 대상자도 없었는데 시간만 질질 끌다가 마지막 시한을 앞두고 공개모집을 하고,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바로 청산 절차로 가려고 계획했던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가서 (논의)했는데 우선협상자가 없으면서 우선협상 중이라고 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 국민들을 기만해 왔는데 만일 인수자가 안 나타나서 청산 절차로 가게 되면 국회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는 "저희가 우선협상대상자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 바가 없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말슴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여야 의원들은 김 회장의 추가 사재 출연을 통한 사회적 책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사과문에 M&A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최대 2000억원을 무상으로 추가 증여한다고 했는데, 인수인을 찾기 전에 홈플러스가 파산하거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2000억원을 증여하지 않겠다고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M&A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필요한 운용자금 2000~3000억원, 전단채 2000 억원, 임직원 퇴직금 1000억원 등 총 5000~7000억원 규모의 사재출연이 필요하다"며 "회생 절차 이후에도 쌓여가는 공익채권을 MBK 가 선지불하거나 MBK 운영 수입으로 충당하겠다는 약속이야말로 홈플러스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회장과 김 대표이사는 2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저희는 비상장회사로 자산을 유동화 할 수 없다"고 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MBK가 롯데카드를 이용해 MBK파트너스 계열사에 신용공여(대출지원)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기업은 계열사에 자금지원을 하면 걸리는데 사모펀드는 법적 사각지대가 있다"고 했다.
MBK 관련 논란에 대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MBK의 좀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이 사태를 계기로 우리 PF제도의 공과를 따져서 필요한 제도 개선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로 문제가 된 롯데카드, KT도 의원들의 집중 질타 대상이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롯데카드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해 전액 배상한다고, 5년간 1100억원의 정보보호 투자를 하겠다고 했는데 잘 이행될 것 같지 않다"고 하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연말까지 정보보호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답변했다.
배달의민족은 음식 가격과 각종 혜택을 경쟁 배달앱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는 최혜대우 요구, '한그릇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점 업체에 가격을 높인 뒤 할인을 적용해 소비자가 할인을 받는 것처럼 꾸민 가격조작 행위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다만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저희는 정책상 최혜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을 관리하는 라이더업체 '우아한청년들'은 "산업재해가 가장 많은 사업자"라며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신 의원은 "속도 경쟁을 유발하는 시스템 때문"이라며 "올해 7월 라이더들의 배차 수락 시간을 60초에서 40초로 변경했고, 수락률 시스템도 사고를 유발할 수밖에 없도록 일방적으로 변경했다"고 꼬집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