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시절 '밥값' 갚으려 100억 쾌척…오너 개인 신념이 후원으로
'굳건한 안보가 사업 토대'…글로벌 사업 연계 '전략적 후원'
국방부와 '신뢰' 쌓아 용산 부지 개발…'1사 1병영' 캠페인 확산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건설사 오너들이 국방 관련 후원 및 사업 활동을 꾸준히 펼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너들의 개인적인 신념에 기반한 사례도 있지만, 굳건한 안보가 기업 활동의 근간이라는 현실적 판단과 함께 장기적인 사업 전략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의 국방 관련 후원이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오너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후원이 비롯된 사례를 종종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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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고문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8.26 choipix16@newspim.com |
대표적인 사례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밥값' 일화다. 공군 출신인 이 회장은 지난 2023년 군 복무 시절 배려에 보답하겠다며, 순직 조종사 유자녀를 위한 공군 하늘사랑장학재단에 100억원을 쾌척한 바 있다. 이 같은 과거의 경험이 훗날 기업 차원의 후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6·25전쟁 역사서 '6·25전쟁 1129일'을 직접 집필해 1000만 부 이상 무상 배포하고, 참전용사들에게 새 제복을 선물하는 등 보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6·25 참전유공자에게 새 제복을 전달하는 '제복의 영웅들' 사업에 3억원을 기부하고, 6·25전쟁 참전용사의 후손인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유엔데이(10월 24일)'를 공휴일로 재지정하자는 대국민 운동을 주도해 40만 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평소 자주 국방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에서 진행하는 복지 제도인 직원 '자녀 1인당 출산장려금 1억원 지급' 역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가 국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경우는 한미동맹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에 집중한다. 우 회장은 매년 한미동맹재단에 1억원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으며, 한국전쟁 참전 미군용사 추모 조형물 건립 등 여러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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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주한미군전우회(KDVA)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우 회장은 "한미동맹의 뿌리 위에 세운 굳건한 안보는 대한민국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뜻을 펼치는 토대이자 근간"이라고 강조해왔다.
글로벌 해운업을 영위하는 SM그룹으로서는 국가 안보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후원 대상이 주한미군 전·현직 장병 등 외교·안보 엘리트층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고위급 '소프트 파워' 영향력을 확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부영그룹의 경우, 국방 후원 활동과 사업의 연관성이 더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부영그룹은 2014년 국방부로부터 용산구의 옛 군인아파트 부지를 326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해당 부지는 '트리플 역세권'이자 한강 조망이 가능한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았다. 수년간의 토지 소유주 보상 및 주한미군과의 부지 교환 협상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 끝에, 최고 36층, 999가구 규모의 고급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개발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부영그룹의 장기간 후원 행보가 국방부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1사 1병영' 캠페인 역시 기업과 군의 대표적인 상생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계룡건설은 합동군사대학교와 GS건설은 제1포병여단과 호반건설은 육군 제3군단과 협약을 맺고 후원금 전달, 복지시설 개선, 취업 지원 등을 이어가고 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