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조사·재난 대응 동향 파악하러 해외
이재정 "남북교류 목적 맞게 제도 보완해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윤석열 정부 당시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협회)가 최근 4년간 타국 광물·농업 사례조사 등 협회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해외 출장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협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외출장 관련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광업·농업 사례조사, 태국·라오스 재난 대응 동향 파악 차원의 출장 등 협회 운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경우가 여러 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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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12.13 leehs@newspim.com |
협회는 남북교류협력과 관련한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기구로 인도지원사업, 남북 군사당국간 통신체계 유지·관리, 개성공단 등록 사무 및 민원 업무 등을 포괄한다.
이러한 사업 취지와는 달리 ▲베트남 광업·농업 사례조사 ▲재난 대응 동향 파악 및 네트워크 구축 등 출장이 이뤄지면서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협회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진행된 해외 출장에 약 8900만원 예산을 소요했다.
구체적인 출장 내역을 보면 지난 2022년 11월에는 4박 5일로 베트남에 방문했다. 목적은 '베트남 광업 운영 사례조사'로 출장 계획(안)에는 베트남 광업 분야를 파악해 남북협력 시사점을 도출한다는 취지라고 적혀있다. 해당 출장 예산에는 1382만 5000원이 들었다.
출장 보고서에는 북한에 세계적인 희토류가 매장돼 있어 남북협력 추진 시 경제적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적혀있어 출장에 당위성을 얻으려한 점이 엿보인다.
그러나 아래에 "남북관계가 충분히 개선된 이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제언을 보면 광물 교류는 굉장히 사후적인 일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부터 현재까지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면, 이같은 출장이 당장 시급했다고 보기 어렵다.
협회는 지난 5월 26일부터 4박 5일간 태국과 라오스 출장을 다녀왔다. 목적은 '국제 사회의 분야별 협력 및 재난 대응 동향 파악 및 네트워크 구축'이다.
국제 사회 전반 협력이라는 두루뭉실한 목적성에다 남북 협력 관계 증진과는 실질적인 관계가 없는 재난 대응 동향 파악 차원의 출장은 협회 직접적인 업무와 무관해 보인다.
이외 협회는 국제회의 참석 및 UN 대북제재 동향 파악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하고, 중·북 접경지역 동향 파악을 이유로 중국, 몽·북 교류현황 및 대북제재 현황 파악 차원에서 몽골 등에 출장을 다녀왔다.
이에 협회의 본업 대신 외교부·산업부·통일부 본부 차원의 업무를 떠맡은 듯한 출장을 반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정 의원은 "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출장을 반복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통일부는 주무부처로서 협회의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남북교류라는 본래 사명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