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박정자 등 저명인사 한자리
강화군에 '고향사랑기부금' 전달식도
국제여성총연맹 한국본회 행사 주관
[강화=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형제여 나 오늘 강화 제적봉에 올라 물의 노래를 부른다. 내 노래가 좀 길더라도 함부로 막지마라. 그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예의에 어긋나는 일"
원로배우 박정자 씨가 '강화 섬에서 형제에게'라는 부제가 붙은 박용재 시 '물의 노래'를 낭송하기 시작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성우 출신으로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박 배우의 낭랑한 목소리는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 모두의 염원을 그대로 담아냈고, 관객들은 팔순 배우의 나이를 잊을 수밖에 없었다.
광복과 분단 80년을 맞아 '평화통일의 시 강화에 꽃피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강화 평화통일 시 낭송회가 지난 26일 북한 땅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강화평화전망대 3층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박 배우의 특별 낭송에 이어 시인인 허형만 목포대 명예교수와 장용철 안양대 부총장, 이명숙 법무법인 나우리 대표변호사, 조희수 아나운서, 여성 CEO인 원나리 ㈜현대파크 대표 등이 모두 6편의 통일 관련 시를 낭송했다.

허형만 시인은 '강화도가 있어 이 나라가 있다'는 자작시를 통해 "이 땅의 통일을 소원하는 자, 강화도로 오라. 강화에 와서 평화전망대에 오르라"라고 낭송을 이어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박용철 강화군수와 한승희 강화군의회 의장, 강지혁 해병 제5여단장 등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박 군수는 "북한 접경지역인 강화는 그 어느 곳 보다 분단의 현실을 체감하고 있고 통일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며 "지역과 국가 안보의 최전선인 이 곳 평화전망에서 저명인사들을 모시고 통일시 낭송회를 개최하게 돼 각별한 의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최금녀 한국시인협회 부회장은 축사에서 "실향민 1세대로서 북한 땅이 지척인 이 곳에서 평화통일 시낭송회를 열게 됐고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요즘 우리 사회에서 통일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우리 모두 통일을 향한 뜨거운 가슴 속 열정을 시로 토해내자"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귀 기울이고, 결국 남북이 하나되는 통일이 우리 앞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박정자 배우가 강화군에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해 시낭송회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한승희 강화군의회 의장은 "문화계의 대표적 인사인 박정자 배우 같은 분들을 포함한 많은 인사들이 우리 강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해주셔서 지역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국제여성총연맹 한국본회 조순태 회장은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오늘 울려 퍼진 싯구 하나하나가 강화섬을 꽃피우고 우리 모두의 통일염원을 소담스런 열매로 맺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이날은 조 회장의 신작 시집 '함께 걸어온 그대들이 꽃이오'(도서출판 책만드는집)가 출간돼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그동안 국회와 국내 각지에서 통일 시낭송회를 열어온 국제여성총연맹 한국본회 측은 앞으로 강화도와 함께 평화전망대 시낭송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면서 더 많은 인사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나간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