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보는 매체에 주말 골프 소개
"롱 퍼팅 들어가면 기분 상쾌해져"
방문 기념비까지 골프장에 세워
李대통령도 트럼프에 "평양 골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를 통해 골프의 역사와 경기 규칙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TV는 일요일인 지난 21일 편성한 이 프로그램에서 "먼 옛날 양몰이꾼들이 끝이 굽은 막대기로 돌을 치면서 놀이를 한 것이 골프의 유래라는 설도 있고, 또 약 600여 년 전에 네덜란드에서 겨울에 빙상호케이(하키의 북한식 표현)와 비슷한 놀이를 한 것이 이 골프의 유래라는 견해도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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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평양에서 30km 떨어진 남포시 태성호 주변에 조성된 평양골프장. 1987년 문을 열었고 18홀 코스에 클럽하우스와 골프텔 등이 작춰져 있다. [사진=평양골프장] 2025.09.23 yjlee@newspim.com |
또 평양골프장의 코스를 현장 중계식으로 전하면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인상적"이라며 골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한 골퍼는 골프의 재미를 극찬하면서 "치기 동작과 채(클럽)는 비슷해도 굴러가는 공들의 자릿길은 천만 갈래가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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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조선중앙TV는 21일 평양골프장을 소개하는 영상물을 방영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5.09.23 yjlee@newspim.com |
또 다른 골퍼는 "기분이 나빠도 한 번만이라도 참 멀리 나가고 나면 기분 상쾌해지고 한 5미터 7미터 긴 거(롱 퍼팅을 의미) 쫙 들어가면 그 기분이 상쾌해지고..."라고 밝혔다.
중앙TV는 "골프는 육체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는 중간급의 체육 운동으로서 누구나 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할 수 있다"며 "직사광선을 받아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고 뇌의 기능을 높여 집중성을 개선할 수 있는데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등 좋은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정은의 골프에 대한 관심을 전하면서 평양골프장에 서있는 '혁명사적비'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0년 6월 방문한 사실뿐 아니라 김정은이 2015년 11월7일을 비롯해 여러차례 들린 점을 새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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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1일 방영한 골프 관련 프로그램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골프장을 수 차례 다녀간 사실을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5.09.23 yjlee@newspim.com |
김정은은 "평양골프장을 세계적 수준으로 꾸리고 관리운영을 잘해 봉사성을 높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이곳에 기록돼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해외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골프코스 소개 차원을 넘어 주민들이 볼 수 있는 관영매체로 골프장을 소개하고 김정은이 평양골프장을 여러차례 방문한 사실까지 공개한 건 이례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대북소식통들은 김정은이 최근 간부들에게 "골프를 배우라"는 지시를 내려 해당 간부들이 골프채를 구입하고 골프연습과 평양골프장 예약을 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가 중국 등 해외 북한 근무자들 사이에까지 돌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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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평양골프장의 티박스. [조선중앙TV] 2025.09.23 yjlee@newspim.com |
이 때문에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회동에 대비해 골프를 배우고 간부들에게도 이를 권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당선 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골프를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능한 시간에 동맹을 위한 라운딩을 갖기로 했다"는 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8월 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트럼프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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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평양에서 30km 떨어진 남포시 태성호 주변에 조성된 평양골프장. 1987년 문을 열었고 18홀 코스에 클럽하우스와 골프텔 등이 갖춰져 있다. [사진=평양골프장] 2025.09.23 yjlee@newspim.com |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