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생산만으로 美 원하는 수준 공급 못해…전향적 결심 필요"
"미국은 생산역량을 여러 동맹국, 파트너국가에 분산시키고자 노력 중"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 어려움 없을 것"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17일(현지시각) 한국과 미국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앞에 선 걸림돌이 되는 미국의 규제 장벽을 완화할 방법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종건 청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방사청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합동으로 개최한 포럼에서 "양국이 원하는 수준의 조선 협력을 추진하려면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ct)과 미국산 우선 구매법(Buy American Act) 같은 법적 장벽이 존재한다"며 "이날 오후 국방부 차관과 이와 관련해 논의할 것이고, 내일은 미 해군성 차관과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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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 방산협력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CSIS 방송캡처] 2025.09.18 gomsi@newspim.com |
석 청장은 이날 포럼에서 "양국이 원하는 조선 협력을 하려면 법적 장애물이 있다"면서 "이번 방미 기간에 미국 국방부와 해군성 고위당국자를 만나 이를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번스-톨레프슨법은 미국 군함이나 군함 선체, 주요 구성품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다고 규정한 법이다. 미국산 부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한 미국산 우선 구매법이나 미국산 배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다는 존슨법(Jones-Act) 역시 한미 조선업 협력을 가로막는 대표적 규제로 꼽힌다.
그는 이런 규제에 대해 "한화나 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계가 적극적으로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단일 기업만으로는 미국이 요구하는 규모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한국이 우수한 선박 부품을 우선 공급하거나, 블록 단위 제작·미국 내 조립, 최소 항해 가능 수준 제작 후 미국에서 체계 통합, 완전 건조 후 직접 공급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석 청장은 "배를 만드는 데는 사실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가 제시한 그런 안에 대해 미국도 조율해서 충족할 방법을 찾아야 되고, 미국 리더십 차원에서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협력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빨리 결심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석 청장은 기조연설에서도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 체결이 중요하다면서 아직 남아 있는 미국 내 절차가 해결되면 빠른 체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방산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RDPA를 작년 바이든 행정부 때 체결하려고 했지만, 미국 의회 일각에서 미국 노동자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체결이 지연됐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로 정부가 바뀌었다.
석 청장은 "미국은 지역거점운영유지체계(RSF)를 통해 유지 보수 역량을 각 현지로 분산시켜 무기 체계들이 신속하게 정비되고 보급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그리고 특정 지역 그리고 소수 공급처에 의존하던 생산역량을 여러 동맹국, 파트너국가에 분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RSF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방위산업 역량을 보유한 동맹,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goms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