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5.55포인트(0.27%) 내린 4만5757.90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52포인트(0.13%) 하락한 6606.76으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4.79포인트(0.07%) 밀린 2만2333.96에 마감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투자자들은 혹시라도 있을 서프라이즈에 대비하는 듯 경계감을 유지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랠리 이후 차익실현에 나섰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린 후 주식시장이 오히려 반락한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50bp 인하 기대도 있지만 일부 연준 위원들이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여전히 주시하고 있어 어렵다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정책 성명에서 얼마나 많은 소수 의견이 나올지와 점도표가 올해 몇 차례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 스티븐 마이런이 연준 이사로서 참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시도한 리사 쿡 이사도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역시 향후 금리 인하 경로를 예측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업은 0.57% 내렸으며 유틸리티도 1.81% 밀렸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1.73%의 강세를 보였고 재량 소비업도 0.82% 전진했다.
주요 기술주는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64% 내렸으며 팔란티어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0.55%, 1.23% 하락했다. 최근 강해 전날 3조 달러 시가총액을 기록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도 0.18% 밀렸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디즈니와 새로운 디지털 만화 플랫폼 구축하기로 하면서 39.04% 급등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는 코웬의 투자 의견 하향으로 6.22% 내렸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경제 지표 혼조 속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06%까지 올랐다가 0.6bp 내린 4.028%에 마감했다. 30년물은 0.9bp 하락한 4.646%, 2년물은 2.5bp 내린 3.51%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 시장 예상치(0.2%)를 크게 웃돌며 고용 둔화로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를 다소 희석했다. 7월 수치도 0.6%로 상향 수정돼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를 줬다. 다만 수입물가 상승(0.3%)은 향후 인플레이션 재확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20년물 국채 130억달러 규모 입찰은 양호한 수요 속에 시장 예상을 약간 밑도는 수익률에 낙찰됐다. 이번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613%로 지난달 입찰 때의 4.876%에 비해 26.3bp 낮아지며,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응찰률은 2.74배로 전달 2.54배에서 상승하며 수요가 '견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오후 이 같은 결과가 공개되자 20년물 수익률은 입찰 직전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연준의 비둘기파(완화적) 기조 기대 속에 약세를 보였다. 주요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7% 하락한 96.636으로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0.9% 오른 1.1867달러로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0.7% 내려 146.35엔으로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도 고용지표 둔화 속에 0.5% 올라 1.366달러에 거래됐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로 금값은 사상 최초로 37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0.2% 오른 온스당 3,727.5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 초반 3,702.9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상승폭 일부를 반납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 공급 차질 불안과 중동 리스크 속에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03달러(1.5%) 오른 배럴당 68.47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1.22달러(1.9%) 상승한 배럴당 64.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세 명의 업계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의 송유관 독점 기업인 트랜스네프트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핵심 수출 항만과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생산자들이 감산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8월과 9월 들어 현재까지 하루 약 30만 배럴 규모의 러시아 정유 능력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추정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하락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6.37포인트(1.14%) 떨어진 550.79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19.62포인트(1.77%) 내린 2만3329.24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1.37포인트(0.88%) 물러선 9195.66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78.71포인트(1.00%) 떨어진 7818.22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49.16포인트(1.28%) 하락한 4만2504.56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31.80포인트(1.51%) 내린 1만5163.30에 장을 마쳤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금융과 은행, 보험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체 시장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금융은 1.99%, 은행은 2.02%, 보험은 2.24% 급락했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이 제프리스가 이 회사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Hold)에서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하향 조정하면서 2.9% 하락했다. 엘리베이터 제조사인 스위스의 쉰들러는 한 투자자가 '가속 배정 방식'을 통해 종가 대비 약 8.4% 할인된 가격으로 이 회사 주식을 매각하면서 3.4% 하락했다. 이 투자자가 누구인지, 매도한 물량은 얼마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독일 철강·엘리베이터 업체 티센크루프는 인도의 나빈 진달 그룹으로부터 철강 사업부에 대한 비구속적 인수 제안을 받은 뒤 4.3% 뛰었다.
인도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73% 오른 8만 2380.69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68% 상승한 2만 5239.1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니프티50 지수는 7월 10일 이후 최고치, 센섹스30 지수는 7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더불어 미국과의 무역 협정 체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증시를 띄웠다.
니프티 자동차 지수가 1.4% 상승하면서 5거래일 연속 이어진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니프티 에너지 지수도 0.9% 상승했다. 5거래일 연속 오른 것이다.
인도 엔지니어링 및 디지털 기술 솔루션 기업 사이언트(Cyient)가 4.7% 이상 올랐다. 자회사인 사이언트 세미컨덕터스가 반도체 테스트 및 검증 서비스 제공업체 아노라(Anora)와 제휴를 맺은 것이 재료가 됐다.
반면 철강업체인 진달 SAW(Jindal Saw)와 마하라슈트라 심리스(Maharashtra Seamless)는 각각 0.74%, 1.34% 내렸다. 인도 반독점 당국이 입찰 담합 혐의로 기습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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