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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숲에 10년간 스스로를 가둔 김혜련,'숲이 내는 소리'를 화폭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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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손갤러리 서울서 '정적의 소리:그림 숲'전
우손갤러리 대구 '정적의 소리:별의 언어' 동시개최
베를린 숲에서 10년간 시행한 프로젝트의 보고전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독일 베를린의 깊고 한적한 숲에 스스로를 10년간 유배시킨 작가가 있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해온 김혜련(b.1964)이다. 김혜련은 '회화연작 100점 완성'이란 어찌 보면 참으로 무모한 프로젝트를 위해 베를린 숲 속에 자신을 10년 간 가두다시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필생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서울과 대구 두 곳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혜련 'Sound of Silence No.1', 2017. oil on canvas180x160cm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5 art29@newspim.com

우손갤러리(대표 김은아)는 지난 8월 28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서울과 대구 공간에서 김혜련 작가의 개인전 '정적의 소리: 그림 숲'과 '정적의 소리: 별의 언어'를 동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베를린과 한국을 무수히 오가며 10년 간 구축한 회화세계를 총망라하는 개인전이다. 오랫동안 문화적 경계와 시간의 층위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온 김혜련은 베를린 숲에서 사색하며 체험한 고요한 정적 속 나즈막히 들려오는 생명의 소리를 '정적의 소리'라는 타이틀로 담아내 우리 앞에 드러냈다. 10년 간 치열하게 분투해온 예술혼과 절실함이 켜켜이 담긴 스펙타클한 숲 그림을 들고 등장한 것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김혜련 'Sound of Silence No.44', 2018-26, oil on canvas 180x160cm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8 art29@newspim.com

작업하고 싶은 테마도 많고, 열정도 많은 작가는 우손갤러리 서울, 대구 전시에 메인인 '숲 그림' 외에 다른 작업들도 다채롭게 선보인다. 즉 고대와 현대를 잇는 형태의 언어, 동서양이 만나는 조형의 가능성을 모색한 작업을 출품했다. 또 한글 훈민정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과 전통한복을 해체·재구성해 보편적 조형언어로 풀어낸 섬유 설치작업 'Mother Mobile'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숲 그림이다. 베를린의 울창한 숲 속 작업실에서 마치 유배자처럼 지내며 오직 대자연과 대화하고, 그림 작업에 몰입하던 작가는 대형 화폭에 자연이 내는 숨소리를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담아냈다. 김혜련에게 숲의 '정적'은 단순한 고요함이 아니라, 문명의 소음이 걷힌 자리에서 비로소 들리는 자연과 예술의 진정한 호흡이다. 그 소리는 잠깐 숲에 머무는 사람에게는 결코 들리지 않는, 오로지 자연과 혼연일체가 된 사람에게만 자연이 허락하는 깊고 융숭한 숨소리다. 

김혜련도 10년 숲 그림 프로젝트의 초기에는 자연이 내는 깊은 숨소리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해를 거듭할 수록 그 내밀한 소리가 차츰 들리기 시작했다. 100점의 연작은 그래서 초기 자연의 숲과 나무 형상이 은근히 드러난 것에서 시작해, 후반으로 접어들면 오로지 작가의 회화적 스트로크와 유화물감만이 어우러져 완전한 색채추상으로 귀결된다. 후기작은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색과 화가의 제스처만 남아 '숲의 정수'를 숭고한 화폭으로 보여준다. 그 무덤덤하고 말없는 화폭에서 오히려 숲이 내는 소리가 은근하게 들리는 듯하다. 이번 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 전시에서는 김혜련이 10년 간 혼신을 다해 시도한 '정적의 소리' 연작의 변환과정을 보여주는 여러 결의 회화가 두루 내걸렸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김혜련 'Sound of Silence No.100', 2024, oil on canvas 180x160cm. 베를린 숲의 정경을 담은 김혜련의 정적의 소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8 art29@newspim.com

특히 우손갤러리 대구 전시 'Language of Stars(별의 언어)'에서는 '정적의 소리' 시리즈를 중심으로 숲을 연상케 하는 깊고 고요한 분위기의 공간이 형성됐다. 더하여 자연과 시간에 대한 작가의 고유한 형상 언어를 보여주는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이미지에서 출발한 'Whales of Bangudae' 시리즈와 문자콜라주(Cutting Letters) 중심의 작품도 선보이며 고대문자와 현대 조형이 교차하는 김혜련의 미학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공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깊은 여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작업들이 다양하게 망라됐다.

김혜련은 서울대학교 문리대에서 독문학을 전공(학사)했다. 또 서울대학교 미술대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으로 석사학위도 받았다. 어느날 덜컥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하고, 미술이론으로 석사과정을 밟은 것. 처음 부친은 학부 전공을 살리길 바랬으나 방황하는 딸의 모습을 보곤 '그림이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한번 해보라'며 반대를 접었다. 대학원을 마친 김혜련은 독일 유학길에 올라 베를린예술종합대에서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늦깎이 화가는 오히려 고정관념이 없어서 재료도, 소재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작가는 "처음 독일에 갔을 때는 인체 드로잉같은 기본 실기테크닉이 부족해 무척 막막했다. 그래서 내 맘대로 그렸다. 모든 재료에 대해 열려 있기도 했다. 서툴러서 그림을 감추고 싶었으나 독일 교수는 '다른 학생들은 석고데생을 했는데 김혜련만 인간을 그렸다'고 호평했다. 그 교수는 유학이 끝나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김혜련을 붙잡아 더 머물 수 있게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김혜련 개인전 중 반구대 고래 그림. 'Humpback Whale', 2024 ink and gouache on canvas 450x270cm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5 art29@newspim.com

 

김혜련은 독일서 왕성하게 화가로 활동하다가 2000년초 귀국했다. 이후로도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한 그는 특유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를 집중적으로 선보이게 됐다. 서울에 돌아온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 레지던시에 들어가 푸른색 대형 배 그림을 완성했다. 이 푸른 작품은 루이비통의 이브 카셀 회장이 사들여 남프랑스 별장에 걸었다. 김혜련의 푸른 색조가 '더없이 미묘하고 아름답다'며 단번에 구입을 결정했던 것. 

작가는 로마에서 17세기 이탈리아 화가인 카라바지오의 검은 회화를 보고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장엄한 검은 색이 낮밤으로 엄습해 끙끙 앓을 지경이었고, 2007년에 마침내 검은 사과 연작을 내놓았다. 이 시리즈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모았고, 루이비통 재단도 소장했다. 이후로도 사과 연작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밀려들었으나 자기복제를 하는 게 싫어 모두 거절했다.

2014년에는 럭셔리 패션브랜드 디올(DIOR)이 서울 DDP에서 대규모 전시회인 '디올 에스프리'를 열기 위해 김혜련에게 12점의 장미 연작을 주문했다. 장미꽃을 모티프로 한 드레스들과 함께 전시하기 위해서였다. 김혜련은 덜컥 제안을 받아들였으나 엄청난 산고 끝에 간신히 장미 그림을 완성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두이노의 비가'를 거듭거듭 필사했더니 마침내 영감이 떠올라 12점의 검은 장미그림을 폭발하듯 그려낸 것. 디올 측도 그림에 크게 만족하며 2015년 DDP서 열린 전시회에 디올의 클래식한 드레스들과 함께 내걸었다. 그 타오르는 듯한 장미 그림은 국내외 미술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이번에는 '검은 장미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거세게 이어졌다. 하지만 작가는 '지역의 문화유적을 답사하러 떠난다'며 꼭꼭 숨어버렸다.

그리곤 독일 국가 소유인 베를린 외곽 숲속 작업실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 숲 속 작업실에서 숲 그림 대작 100점을 완성하리라. 아직 체력이 남아 있을 때 유화 100점에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경기도 파주의 집과 베를린 숲속 작업실을 스무 번도 넘게 오가며 10년 만에 100점을 완성했다. 이루기 어려운 힘든 목표와 고독하기 짝이 없던 자발적 유배생활 속에서 마침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며 빛나는 성취를 이룬 것.

따라서 이번 전시는 그 10년을 결산하는 자리다. 베를린 숲에서 경험한 고요함을 회화로 표현한 '정적의 소리'는 서울 전시장의 1층 벽면을 완전히 채웠다. 계절이 바뀌듯 변화하는 색채가 화폭에 고스란히 담겼다. 숲의 색인 녹색부터, 바다의 푸른색을 거쳐 땅과 자연의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유연한 붓질과 수행하는 듯한 덧칠을 통해 자연의 끝없는 순환과 생명력을 압도적으로 구현했다.

김혜련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숲의 질감을 끈질기게 응시하며, 색채 자체를 구조화하고 그 표면을 통해 시간을 새롭게 엮어가는 회화적 시도를 보여준다. 그의 회화는 명확한 형상을 담고 있지만, 색의 번짐과 붓질의 흐름을 따라 바라보다 보면 그것이 나무인지, 구름인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들이 반복적으로 만나고 어긋나며, 마치 팽창하고 수축하듯 유동적인 회화 공간이 만들어진다.

작가는 "울창한 숲 한가운데 있는 베를린 작업실에서 종일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정말로 정적의 소리를 듣게 된다. 인간의 언어나 문명의 기계음이 멈춘 상태에서 비로소 듣게 되는 자연의 소리에는 하늘, 구름, 바람, 별빛 뿐 아니라 진실된 예술작품의 소리까지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숲속에서의 생활이 낭만적일 거라 생각하지만 실은 그 반대다. 추위와 더위를 견뎌야 하고, 태풍이 몰아쳐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지는 바람에 아수라장이 된 적도 있다. 뱀, 붉은 여우, 멧돼지, 오소리도 자주 출몰한다"고 했다. 야생진드기에 물려 고생하기도 했다는 김혜련은 "대자연은 참으로 위험한 곳이지만 숭고할 정도로 아름답고 고즈넉해 장기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연작 '정적의 소리'는 후반부로 갈수록 숲의 형상이 사라지고 더욱 추상화됐다. 형태는 사라지고 화폭에는 오직 한두가지 색과 작가의 제스쳐만 남았다. 아무도 없는 숲에서 나무들의 숨소리와 내면의 공명 같은 것을 느낀 신비로운 체험이 고스란히 투영된 추상인 것이다. 특히 회화 속 '정적'은 비어 있는 공허가 아니라, 수많은 색채와 형태, 문화적 기호가 응축된 '풍부한 고요'이며, 관람자는 숲 속에서, 하늘과 별빛 아래에서, 혹은 그 경계 어딘가에서 이 고요에 귀 기울이며 자신이 속한 세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어느 날 작가가 '물성과 선과 색깔이 서로 공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를 실험하기 위해 김혜련은 두터운 유화물감에 진동이 일도록 바탕작업을 한 뒤 굵은 선을 오직 한번의 터치로 화폭 전체에 휘감았다. 순백의 아이스링크에 피겨 선수들이 무수한 스케이트 자국을 남긴 것같은 그림이다. 오직 작가의 붓질만 남은 이 그림은 고요하게 침잠하는 가운데 신묘하고도 역동적인 호흡이 느껴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손갤러리 서울에서 선보여지고 있는 김혜련의 신작 한복 설치작품. 'Mother Mobile No.1', 2023 Hanbok and sewing 각 240x45cm.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7 art29@newspim.com

전시장 한켠에는 색색의 한복으로 만든 오브제 작품이 높은 천정에 드리워져 있다. '마더 모빌(Mother Mobile)'이라는 설치미술이다. 이 공중 오브제 작품은 전통 한복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것으로, 재봉틀로 한복을 직접 지어 입었던 어머니의 옛 한복을 콜라주하듯 조합한 것이다. 또 작가 자신의 신혼 한복인 녹색저고리와 다홍치마까지 곁들여 옷에 깃든 기억과 서사가 흥미로운 조형언어로 변주됐다. 

'Mother Mobile'은 공중에 매달려 전시장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인다. 직물의 결을 따라 이어지는 선과 면, 색의 흐름은 마치 숲의 나뭇결처럼 유기적이며, 바람에 따라 형태를 바꾸는 모빌들은 고정과 유동, 전통과 현대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작가는 한복이라는 전통적 의복에 새겨진 문화적 기억을 물질적, 조형적 층위로 분해하고 이를 다시 조형언어로 엮어내는 방식을 통해 복합적인 사유를 전개했다. 김혜련의 이 새로운 작업은 구체적인 형태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사유로 확장된다. 여기서 섬유는 단순히 장식적 재료가 아니라, 세대를 거쳐 전해진 감각과 손길의 산유물이다. 김혜련은 "공중에 매달려 살랑살랑 움직이는 한복 오브제들은 어머니의 숨결과 기억이 고정된 과거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형되는 살아있는 구조물이 됐다. 무엇보다 한복은 직선과 곡선이 혼재하는 아주 매력적인 옷이라 이를 해체하고 서로 꿰매고 잇는 작업이 너무 신명났다. 앞으로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혜련 '훈민정음 Hunminjeongum No.12', 2021, 150x150cm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7 art29@newspim.com

서울 전시실 2층에 걸린 '훈민정음' 연작은 그의 작업이 어떤 출발점에서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는지 알려준다. 검은 먹선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대비와 모직의 부드러운 질감이 어우러져 문자가 지닌 시각적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거침없이 쭉쭉 뻗은 기하학적 추상화는 작가가 우리 전통의 의미를 오랜 시간 내면에 간직하고 삭혀,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대구 전시에서는 자연과 시간에 대한 작가의 고유한 형상 언어를 보여주는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이미지에서 출발한 '반구대의 고래(Whales of Bangudae)'가 내걸렸다. '반구대의 고래' 는 1971년 발견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형상에서 출발한 대형 작업이다. 거대한 수직 화면에 고래 한 마리씩을 단독초상으로 그린 이 작품은 높은 층고를 가득 채우며 설치돼 마치 반구대 암벽의 고래들처럼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열리고 있는 김혜련 개인전 중 반구대 암각화 고래그림 연작.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7 art29@newspim.com

작가는 "반구대의 고래그림 중에는 바다 위를 가로로 헤엄치는 모습 보다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올라가는 모습이 훨씬 인상적이다. 인간은 고래를 사냥해 그 살을 먹을 수밖에 없었지만 자신의 육체 또한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고래에게 바치는 최고의 감정을 하늘을 향한 수직구도로 드러낸 듯하다. 검은 먹선이 그어질 때 나는 고래를 생각하고, 바위를 생각하고, 그때 그 사람들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구 공간에는 '문자를 자르다(Cutting Letters)' 시리즈도 내걸렸다. 문자와 형태의 기원을 탐구하며 '기호의 해체와 재탄생'을 다룬 연작이다. 김혜련은 '문자를 자른다'라는 행위에서 출발해 문자에 내재된 의미나 발음의 기능을 제거하고 그것을 하나의 시각적 형태로 힘차고 간결하게 재구성했다.

김혜련에게 고고학적 사고는 또다른 창작의 출발점이다. '고고학은 예술의 기원을 알려주며, 조형에 대한 의식을 추론하게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Cutting Letters:수메르' 시리즈는 점토판 등 고대 유물에서 발견되는 '형태로 남은 정신들'을 현대적 맥락으로 소환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문자실험을 넘어, 인류가 기호를 통해 소통해온 근본적 욕망에 대한 탐구이자 문명의 층위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온 조형의식의 재발견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작가 김혜련. [사진=우손갤러리] 2025.09.16 art29@newspim.com

◆김혜련(Heryun Kim) 작가는?=자연과 인간, 역사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회화작업을 지속해온 김혜련은 서울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 미술이론(석사)을 전공했다. 이어 독일 베를린예술종합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베를린공과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로마에서 접한 카라바조의 작품은 회화적 접근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가을 사과'(2007)와 같은 검은 배경의 유화 연작이 쏟아져나왔다. 2001년 귀국 후에는 임진강과 비무장지대(DMZ) 등 한국의 역사적 경계를 서정적인 색채와 붓질로 표현하며, 한국적 정체성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다. 근래에는 한국 전통미술및 문화유산, 그리고 고대문화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조명하거나 이를 다시 새로운 조형언어로 변형해 현대적인 문맥 속에 배치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와 현대,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적 흐름을 이으며 자신만의 회화적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

독일의 미술비평가인 게르하르트 샤를 룸프 박사는 김혜련의 회화를 '시간과 공간을 매개로 한 정신적 공명'으로 해석한다. 김혜련의 화면은 완결된 구조 속에서 역사적 기억, 물질적 형식, 심리적 반응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이는 동서양의 미학 전통이 충돌이 아니라 합류의 방식으로 만나는 장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특히 색채 운용과 구성방식이 단순한 미적 차원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는 '접점'을 시각적으로 번역한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접점은 관람자가 자신이 속한 문화와 타문화를 성찰하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평했다. 우손갤러리 서울과 대구에서 오는 10월 25일까지 열리는 김혜련의 작품전은 예약 없이 무료관람 가능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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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차 쓰면 30분 일찍 퇴근"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반차를 사용해 하루 4시간 근무할 경우 휴게시간을 사용하지 않고 퇴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다. 근로시간 단축, 연차 휴가 분할 사용, 육아·돌봄 등으로 반일 근무 형태가 확대된 가운데 현행 법체계는 4시간 근무한 근로자에게 법정 휴게시간 30분을 부여하고 있다. 개정안은 휴게시간 때문에 퇴근이 늦어지는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번 주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4시간 근로한 경우 30분 이상, 8시간 근로한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한다. 휴식은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하도록 규정됐다. 통상 8시간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점심시간 1시간이 법정 휴게시간에 해당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스마트 안전고리 시연을 하고 있다. 2025.10.15 pangbin@newspim.com 문제는 4시간 근로한 근로자가 퇴근을 희망해도 휴게시간 30분을 채우기 위해 사업장에 더 머물러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간 단위 연차 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사업장별 운영 기준이 상이하고, 육아·돌봄·자기계발 등 다양한 생활 수요에 현행 제도가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개정안의 골자는 근로자가 4시간 근무 후 바로 퇴근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청한 경우, 30분 휴게시간 없이 퇴근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연차는 근로자의 의지에 따라 시간 단위 등으로 분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반차 법제화 및 반일 근무 시 휴게시간 미적용 명문화는 지난해 12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의 논의 결과에도 포함됐다. 당시 추진단은 반차 사용의 경우 올해 법제화할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박홍배 의원은 "반일 근무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4시간 근무 후 바로 퇴근하려는 노동자에게 휴게시간 때문에 추가로 사업장에 머물도록 하는 것은 제도와 현장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근로시간 제도도 변화하는 노동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heep@newspim.com 2026-03-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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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S26' 글로벌 출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3세대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와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4 시리즈'를 11일부터 세계 주요 국가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국·미국·영국·인도 등을 시작으로 약 120개국에 순차 출시한다. 미국·영국·인도·베트남 등에서 진행된 갤럭시 S26 시리즈 글로벌 사전판매는 주요 시장에서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를 체험하는 유럽,동남아 소비자들 [사진=삼성전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탑재…카메라 기능도 업그레이드갤럭시 S26 시리즈는 하드웨어 성능을 높이고 갤럭시 AI 기능을 강화했다. 카메라 경험도 한층 개선했다. 최상위 모델 '갤럭시 S26 울트라'에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처음 적용됐다. 측면에서 화면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게 설계한 기능이다. 스마트폰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AI 기반 통화 기능도 추가했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AI가 대신 받고 발신자 정보와 통화 내용을 요약한다. '통화 스크리닝(Call Screening)' 기능이다. 카메라 기능도 대폭 개선했다. 저조도 촬영 '나이토그래피', 영상 흔들림을 줄이는 '슈퍼 스테디', 텍스트 입력 기반 편집 기능 '포토 어시스트'를 지원한다. 이미지·스케치·텍스트 입력으로 창작물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도 포함했다. 삼성전자는 3월 구매 고객 대상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갤럭시 버즈4 10% 할인 쿠폰과 정품 케이스·액세서리 3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60W 충전기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콘텐츠 혜택으로 '윌라' 3개월 구독권과 갤럭시 스토어 게임 테마 8종도 제공한다. 마그넷 기반 신규 액세서리도 선보인다. 마그넷 무선 충전기와 카드 월렛, 링홀더, 미러 그립 스탠드 등이다. 마그넷 무선 충전 배터리팩은 스마트폰 후면 부착 시 카메라 간섭 없이 충전할 수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갤럭시 S26 시리즈'의 '수평 고정 슈퍼 스테디' 기능을 체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하이파이 사운드 '버즈4' 출시…AI 기능·케이스 라인업 확대삼성전자는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4 시리즈'도 함께 출시했다. '버즈4 프로'와 '버즈4' 두 모델이다. 하이파이 사운드와 인체공학 설계를 적용했다. '헤드 제스처' 기능도 새로 넣었다. 사용자가 고개를 움직여 전화 수신과 빅스비 제어를 할 수 있다. 다른 갤럭시 기기와 연결하면 AI 음성 호출과 실시간 통역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버즈4 시리즈는 화이트와 블랙 두 색상으로 출시된다. 버즈4 프로는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에서 핑크 골드 색상도 판매한다. 사전 구매 고객 약 90%는 버즈4 프로를 선택했다.케이스 제품도 확대했다. 전통 문양·통조림·레트로 게임기 디자인 케이스를 출시한다. 헬리녹스 러기드, 초코송이 협업 제품도 선보인다. 전통 문양 시리즈는 꽃과 호랑이 문양을 자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버즈4 케이스 중 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갤럭시 S26 시리즈'를 체험하는 유럽,동남아 소비자들 [사진=삼성전자]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갤럭시 S26 시리즈'는 AI폰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부터 갤럭시 AI, 카메라까지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린 제품"이라며 "풍성한 사운드의 '갤럭시 버즈4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 생태계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3-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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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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