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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수자,SK 선혜원 180도 뒤집으며 '명상의 공간'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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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SK 연수원 리모델링한 한옥 '선혜원'서
김수자 작가,장소특정적 설치작업 '호흡' 선보여
투영된 한옥 아름다움 속,관객 호흡도 작업의 일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작가 스스로가 '바늘'이 되어 세계와 나, 과거와 현재, 우주와 생명을 잇고 엮으며 전세계를 누벼온 김수자(Kimsooja) 작가가 모처럼 서울서 프로젝트를 펼쳤다.

[서울=뉴스핌] 서울 삼청동의 전통한옥 전각 선혜원 경흥각에 설치된 김수자의 장소 특정적 설치작업 '선혜원-호흡'. 한옥 바닥 전체를 거울 패널로 모두 덮은 이 작품은 자연의 빛, 바람은 물론 공간 속 관람객의 걷고, 바라보고, 호흡하는 행위 자체까지 작품의 일부가 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9.03 art29@newspim.com

김수자는 그간 해외 비엔날레와 주요 미술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느라 고국 활동은 다소 뜸했는데 이번에 서울 삼청로의 선혜원에서 대규모 작품전을 연다. 해외에서나 볼 수 있었던 김수자의 대형 프로젝트가 서울에서 공개되는 것은 꼭 10년 만이다.

제주 서귀포의 포도뮤지엄(총괄디렉터 김희영)은 지난 9월 3일 서울 삼청동 선혜원(鮮慧院)에서 '선혜원 아트프로젝트 1.0' 김수자 '호흡–선혜원'을 개막했다. 포도뮤지엄이 서울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도뮤지엄이 기획한 이번 김수자 작품전은 회화, 바느질,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집과 정체성 그리고 인류 보편의 문제를 사유해온 작가가 자신의 공간 설치작업을 한국 전통한옥에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에는 장소 특정적 설치미술(site-specific art) '호흡—선혜원'(2025)을 비롯해 총 4개 작품 11점이 나왔다. 선혜원 곳곳에 설치된 김수자의 작품은 전시 개념을 확장하고, 관람객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이자 '경흥각'이라는 한옥 바닥을 감싼 '호흡'은 세계 곳곳에서 선보여졌던 김수자의 작품이 마침내 서울로 돌아와 전통한옥과 만났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서울=뉴스핌] 선혜원 호흡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김수자 작가.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9.03 art29@newspim.com

모두 세 채로 이뤄진 선혜원 한옥 중 가장 큰 경흥각의 문지방을 넘어서면 김수자의 거울 공간작업과 맞닥뜨리게 된다. 수백 년 된 금강송(소나무)으로 새롭게 만든 2층 한옥의 넓고 깊은 공간과 사방의 격자문, 석가래와 문설주가 바닥의 거울에 일제히 비치면서 반사돼 감상자는 감탄에 빠지게 된다.

작가는 이번에 웅장하고 고요한 한옥 공간을 180도로 뒤집어 몰입형 공간을 만들었다. 한옥 천정의 아름다운 빗살짜임과 튼실하면서도 빼어난 미감의 석가래, 탄탄한 문설주들이 관람객의 발 아래에 반사되며 아득히 펼쳐진다. 장대한 한옥전각인 선혜원의 활짝 열린 창호지문 바깥의 푸른 녹음도 거울 바닥에 현란하게 비치고, 공간 속에 들어온 '나'의 모습도 바닥에 비치니 관객은 잠시 혼란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우주의 카오스에 빠진 듯한 뜻밖의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김수자는 프랑스 파리의 현대미술관인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컬렉션'에서 카르트 블랑슈(Carte Blanche:자유재량이란 뜻) 개인전으로 '김수자, 호흡-별자리(Kimsooja,To Breathe-Constallation)'를 열며 400여 장의 대형 거울패널을 로툰다 바닥 전체에 깔아 넓은 원형공간을 신묘한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부르스 드 코메르스의 19세기 고풍스런 프레스코 천장화와 아름다운 기하학적 천정 돔장식이 김수자의 거울작업에 의해 바닥에 투영되자 전세계에서 온 미술팬들은 탄성을 질렀다. 기존에 로툰다에서 열렸던 그 어떤 전시 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작품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당시의 거울작업과 이번 선혜원 공간설치작업은 맥락은 같지만, 전혀 다른 공간인 전통한옥에서의 또다른 장소특정적 미술이란 점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4년 파리의 현대미술관인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컬렉션에서 열린 김수자 작가의 카르트블랑슈(Carte Blanche) 개인전 '김수자, 호흡-별자리(Kimsooja, To Breathe- Constallation)'의 전시 전경. 김수자는 안도 타다오가 리모델링한 미술관의 로툰다 바닥 전체를 400여 장의 거울 패널로 감싸 천정의 아름다운 19세기 프레스코화와 돔장식이 바닥에 투영되게 했다. 2025.09.14 art29@newspim.com

건축, 빛, 그리고 관객을 반사시키며 건축의 구조와 자아의 경계를 허무는 김수자의 거울 프로젝트는 이번에 고요한 숨과 명상이 어우러진 한국건축을 재해석하며 놀라운 변주를 보여준다. 또 그 공간 속 관객들은 수평과 수직, 안과 밖, 자아와 타인의 경계를 초월하는 독특한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작가가 붙인 '호흡'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공간과 사람이 호흡하고, 나와 타자가 만나며, 과거와 오늘이 호흡하고, 꿈과 현실이 접속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한옥 고유의 정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미묘하게 떨리는 빛과 그림자, 녹음이 전하는 공기까지 작업 속으로 끌어들였다. 마지막으로 관객의 호흡과 발걸음, 사유마저도 작품의 일부가 되게 했다. 이렇듯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호흡-선혜원'은 전통한옥 건축의 품격을 간직한 경흥각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오롯이 바꿔놓고 있다.

즉 바닥을 반짝이는 거울로 채워 건축물과 빛, 관객을 반사시키며 구조와 자아의 경계를 허무는 '몰입형 공간'을 만든 것. 고요한 숨과 성찰이 어우러진 김수자 특유의 이 작업은 고정된 건축물조차 숨쉬고 유동하는 존재로 탈바꿈시켰다.

[서울=뉴스핌] 선혜원에 설치된 김수자의 설치작품 '보따리'. 2022.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9.04 art29@newspim.com

김수자 작가는 "한옥에서의 전시는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각별하다. 1990년대 경주 양동마을에서 시작한 보따리작업 이후 줄곧 전통건축 속에서의 설치를 꿈꿔왔는데 마침내 선혜원이라는 공간이 내게 왔다"며 "품격있는 전통공간인 선혜원에서 건축양식을 감싸며 펼쳐지는 거울작업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 해외에서만 이어오던 이 작업의 오랜 여정을 한국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선혜원은 어떤 곳?=삼청공원 인근의 선혜원은 SK그룹의 역사와 전통이 깃든 장소다. 1968년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1926~1973)의 사저에서 출발해, 그룹의 연수원으로 쓰이다가 올 4월 그룹의 새로운 연구소이자 컨벤션공간으로 새로이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을 대중에 소개하고 문화적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해 포도뮤지엄은 새로운 문화프로그램 '선혜원 Art Project 1.0'을 기획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 김수자를 초대해 전시를 꾸민 것.

'호흡-선혜원'은 김수자가 1990년대부터 일관되게 천착해온 정체성, 이주, 존재, 비움의 철학을 이어가는 작업의 또다른 버전이다. 작가의 대표작 '바늘여인'에서처럼 몸은 고정된 수직의 상태로 세계를 꿰는 바늘이 된다. 이 거울 바닥은 단순한 반사면을 넘어 관람자의 시선을 실처럼 앞뒤로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직물이자, 확장된 회화 캔버스가 된다. 그 신묘한 공간에서 우리는 '또다른 나'를 마주하기에 이른다. 작가는 "역사적 장소성과 정신성이 깃든 경흥각을 이번 작품을 통해 '정체성의 보따리'로 만들고자 했다. 결국 이번 작품도 거대한 '보따리'인 셈"이라고 했다.

전시는 김수자의 대표 연작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강렬한 색상의 명주보자기로 묶은 '보따리'(2022)는 헌옷이나 헌 이불 등 일상적인 직물을 이용해 물건을 싸고 묶는 행위를 조형적 언어로 전환한 작품이다. 보따리는 여성적 경험과 노동, 기억과 역사의 봉합을 상징한다. 싸고 묶는 동작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내부와 외부, 나와 타인,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통으로서의 바느질, 즉 또 다른 '호흡의 행위'로 확장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수자 '연역적 오브제-보따리'. 2023 [사진=포도뮤지엄] 2025.09.14 art29@newspim.com

조선백자의 상징인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연역적 오브제-보따리'(2023)는 독일 마이센 도자기와 협업한 작품이다. 보따리를 연상케하는 달항아리의 둥근 형태와 바늘구멍 외에는 온통 '어둠'으로 비어있는 내부공간은 정체성과 존재감을 드러내며 논리적 개념에서 형태로 귀결되는 '연역적 사고'를 드러내고 있다.

무덤덤한 오브제 작업인 '땅에 바느질하기:보이지 않는 바늘, 보이지 않는 실'(2023)도 전시에 포함됐다. 바늘로 백토판을 관통해 빛의 구멍을 뚫은 이 작품은 자연의 에너지와 창조의 우연성을 상징한다. 봉합의 도구인 바늘은 수평의 대지에 수직적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기능하며, 작품을 땅과 관객의 감각에 연결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선혜원에서 열린 김수자 '호흡' 전 개막식에서 인사말하는 최태원 SK 회장 2025.09.14 art29@newspim.com

한편 선혜원의 역사성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선혜원 아트프로젝트'를 출범한 SK는 포도뮤지엄이 기획한 김수자 개인전에 이어, 독립큐레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기획자및 예술가와 협력해 선혜원을 문화적 플랫폼로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김수자 작가는?=1957년 대구에서 출생한 김수자는 파리, 뉴욕, 서울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개념미술 작가다. 삶과 예술의 총체성에 접근하며 회화, 바느질, 설치, 퍼포먼스, 영상, 빛과 소리, 건축 등 형식과 매개의 경계를 초월하며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1980년대 초 회화의 평면과 세계의 구조를 잇는 형식을 고민하던 작가는 바느질에서 출발해 여성의 가사노동 행위를 현대미술의 문맥 안으로 위치시키며 일상과 예술의 접점에 섰다. 즉 가느다란 바늘 끝이 맞닿게 되는 평면, 직물을 구성하는 수직과 수평의 이원적이고 순환적인 질서를 세계의 토대로 파악한 것. 이를 기반으로 작가는 이불보 혹은 헌 옷을 바늘로 꿰매거나 천으로 오브제를 감싸고, 일상적 보따리를 재발견해 회화이자 조각이자 퍼포먼스인 다차원적 오브제로 제시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보따리 작업 이후에는 물질에서 비물질로 탐구대상을 확장하며 '행하지 않고, 만들지 않는(non-doing, non-making)'미학을 바탕으로 이미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일깨우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회화의 평면성이라는 쟁점에서 출발한 김수자는 이주, 정체성, 피난, 문화종교적 충돌, 삶과 죽음을 둘러싼 경계에 관해 사유하며 현시대 주요 쟁점을 끈질기게 통찰하며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쉼없이 국제 미술계를 가로질러온 김수자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5년 암스테르담 구교회, 2024년 부르스 드 코메르스–피노컬렉션, 2023년 베를린 훔불트포럼 아시아미술박물관및 인류학박물관, 2023년 코펜하겐 프레데릭스버그 미술관의 시스턴, 2022년 프랑스 메츠성당, 2020년 스웨덴 바누스콘스트, 2019년 미국 피바디 에섹스박물관, 2019년 영국 요크셔 조각공원과 채플, 2015년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2015년 퐁피두 메츠센터 등이 있다.

또 2013년 밴쿠버미술관, 2006년 마드리드 레이나소피아미술관의 크리스탈 팰리스, 2004년 쿤스트팔라스트 뒤셀도르프, 2003년 리옹 현대미술관, 2002년 쿤스트할레 빈, 2001년 MoMA PS1에서도 전시를 가졌다. 김수자가 그간 참여했던 비엔날레및 트리엔날레로는 비엔날수르(2021, 2023), 도큐멘타14(2017), 베니스비엔날레(2013, 2007, 2005, 2001, 1999), 광주비엔날레(2012, 2000, 1995), 리옹비엔날레(2000) 등이 있다. 로테르담의 피닉스 이주박물관은 최근 김수자의 주요작품인 '보따리 트럭–이민자들'(2007–2009)을 소장하게 됐다.

한편 '김수자, 호흡-선혜원'전은 오는 10월 19일까지 계속되며, 네이버에서 사전예약을 하면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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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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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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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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