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에도 영국 런던 템스강을 오가는 수상버스인 리버버스와 같은 수상대중교통이 도입된다. 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 동서를 잇는 한강버스가 오는 18일 정식 운항을 앞뒀다.
서울시는 한강버스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선착장 주변에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선착장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를 설치했다.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의 사용 범위도 한강버스까지로 넓혔다. 기존 권종에 5000원을 추가하면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와 함께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선착장 건물에는 카페를 비롯한 식음료점 등 편의시설 인프라도 확충했다.
새로운 수상 교통수단이 열리면 출퇴근길, 꽉꽉 막히는 도로와 지하철을 벗어나 시민들이 커피와 베이글을 들고 한강뷰를 보며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오세훈 시장이 그리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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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사회부 차장 |
그러나 빠른 사업 추진보다 중요한 건 내실이다. 최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선 한강버스에 대한 안전성 검증 부족과 선박 건조작업 지연으로 인한 세금 낭비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선 안전과 편리성을 현장 점검한 결과, 한강버스와 선착장 구조에 추락이나 낙상 위험이 있고 교통약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강버스는 교통정체를 피해 빠른 운항이 가능하지만 이용 편의성까지 고려해야한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시내·마을버스, 따릉이 확충에 이어 무료 셔틀버스까지 마련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지만 적지 않은 환승 횟수와 날씨 변수에 따른 불편은 여전히 운영상의 과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한강버스도 자칫하면 사업 활성화에 실패한 한강수상택시와 같은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앞서 2007년 수상 대중교통 시대를 열겠다며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수상택시는 이용자가 해마다 줄더니 급기야 2023년에 출퇴근용으로 26명만 이용했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외면 받았다. 선착장 접근성 문제, 연계 교통·시설 미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중화가 가능한 가격 경쟁력도 필수다. 서울시는 편도 요금 3000원, 기후동행카드 무제한 탑승 적용 등을 내세워 한강버스의 대중교통·관광 수단으로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저렴한 요금 구조는 부대사업 수익 규모에 대한 낙관적인 시선에서 기인했다.
서울시는 한강버스 운영과 관련해 대중교통과 관광 두 가지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그렇다면 한강버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새로운 교통수단의 수용 여부는 결국 이용자 경험에서 비롯된다. 한강버스에 대한 우려가 기우가 되도록 안전성과 편리함을 두루 갖추고 진정한 교통 혁신을 일궈 가길 바란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