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황...보드·바닥재 부문 물량 감소
매출 없이 비용만 증가...이차전지 전망도 '먹구름'
김선호 연구원 "반등 위해 전해액 설비 가동률 상승 必"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건설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동화기업의 실적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동화기업이 힘을 주고 출범한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해외 전해액 설비 가동 시점이 늦춰진 탓에 화학 부문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호주 법인 매각과 건설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보드 부문의 전망도 부정적이다.
◆ 상반기 이어 연간 실적도 하락 예상...주요 사업 줄줄이 부진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동화기업의 매출액 전망치는 8220억원이다. 이는 전년(9180억원) 대비 10.45%(96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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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동화기업의 매출액은 4079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상반기 대비 2.18%(91억원)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이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는 셈이다.
이처럼 동화기업의 매출 하락은 동화기업의 무리한 사업 확장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동화기업은 적극적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2019년에 보드와 화학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이차전지 사업 추진을 위해 파낙스이텍(동화일렉트로라이트) 인수했다. 이후 헝가리, 미국 등 해외에도 미국을 차례대로 준공하며 이차전지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동화기업의 이차전지 분야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매출액은 지난 2023년 1205억원을 기록했다가 그 다음해 66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에도 719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 반등으로 일부 고객 주문이 회복되며 물량 증가가 전망된다"며 "고객의 증설 일정이 늦춰지며 미국 법인의 가동은 2026년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 없이 비용만 증가하는 구간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전체 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의 적자 확대, 영업이익률은 5.5%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보드 및 바닥재 부문은 건설업황 부진과 특판 물량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보드(PB, MDF) 사업 매출액은 올해 51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5998억원) 대비 16.66%(857억원) 줄어든 수치다. 바닥재 매출도 동기간 1540억원에서 1403억원으로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호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보드 사업의 경우 건설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물량이 출하될 것"이라며 "매출액 하락은 2분기 말에 마무리된 호주 법인 매각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닥재 사업의 경우 특판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매출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 건설 업황 반등, 전해액 설비 가동률 상승 필수
현재 동화기업의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환경의 변화다.
김선호 연구원은 "보드와 바닥재 부문은 주요 변수인 주택 거래량과 준공 물량이 부진하다"며 "태국산 PB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대한 REC 혜택 축소는 긍정적인 부분이나 부진한 업황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화학 부문에서는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헝가리(3만6000톤)와 미국(8만6000톤)의 전해액 설비 가동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
김선호 연구원은 "주택 거래량과 분양 경기 등 건설 경기 회복,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의 미국 및 유럽 설비 가동률 상승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