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 전략국제硏 발언에 발끈
'비핵화 망상증' 등 거친 표현 동원
"尹정부와 차별 보여줄 필요 있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엔 함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씽크탱크 연설에서 김정은 정권을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으로 표현한데 북한이 "집권 80여일 만에 본심을 감추지 못하고 대결광의 정체를 낱낱이 드러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비핵화 망상증에 걸린 위선자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워싱턴 DC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발언을 조목조목 거론해 비방 공세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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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워싱턴 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핌] |
중앙통신은 이 대통령을 향해 "한미동맹을 안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현대화해 나가겠다느니, 그 누구의 도발에 한미 양국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느니 뭐니 하는 넋두리를 늘어놓았다"며 "지어(심지어의 북한식 표현)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고 우리를 심히 모독하였으며 나중에는 가당치도 않는 비핵화에 대해 떠들어댔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개최 사실 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통신은 "한국을 왜 적이라고 하며 왜 더러운 족속들이라고 하는가를 보여주는 중대한 계기,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로 됐다"면서 "한국에서 10여 차례 정권이 바뀌어왔지만 반공화국 기조만은 추호도 변하지 않았다. 이재명 정권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정부와의 차별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어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간다고 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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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photo@newspim.com |
중앙통신은 "국위이고 국체인 핵을 영원히 내려놓지 않으려는 우리의 입장은 절대불변"이라며 "한국이 그토록 입이 아프게 외워대는 비핵화는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물리적으로 이미 사멸된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실이 이러할진대 지금에 와서까지 이재명이 '3단계 비핵화론'이니, '비핵화'니 뭐니 하며 후론하는 것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잡아보겠다는 것이나 같은 천진한 꿈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또 "한국이 우리 핵 문제의 성격도 모르면서 비핵화에 아직도 헛된 기대를 점쳐보는 것은 너무도 허망한 망상"이라며 "이재명이 비핵화 망상증을 유전병으로 계속 달고 있다가는 한국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이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10월 말 경주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김정은 초청 추진을 비롯한 한미 정상회담 내용 등에 대해서는 아직 대응 준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이 대통령의 전략국제연구소 연설 내용에 대해 비난 공세를 펼친 뒤 추가로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