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석' 학술지 보고서 분석
부모의 주택 소유 여부, 자녀 출산에도 영향 미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일찍 자가를 매입한 사람일수록 첫째를 낳는 연령이 낮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 |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어있는 전·월세 안내문. 2025.08.21 yooksa@newspim.com |
25일 학술지 '부동산 분석'에 실린 '부모의 주택 소유 여부가 자녀의 주거 안정성과 출산 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이상엽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00~2023년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에 따른 전국 도시 지역 가구와 그 가
구원을 장기적으로 추적했다. 이 중 첫째 출산 여부 확인이 가능한 2만222명의 자가 보유와 출산 관계를 조사한 결과, 자가 보유 집단은 더 이른 시기에 첫 아이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월세 거주집단에서는 출산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이들의 비중이 더 높았다.
둘째 출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둘째를 낳은 2만8143명 가운데 자가 보유 집단이 임차 거주 집단에 비해 둘째 출산 시점이 빨랐다. 이 교수는 "주거 안정성이 자녀 출산 시점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다"며 "자가주택 보유 여부는 단순한 주거 선택의 요인을 넘어 출산 결정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가 자가를 가지고 있을 때 자녀가 자가를 소유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약 4.25배 높았다. 부모 세대의 주거 자산이 자녀의 생애 전환, 주택 점유와 출산에 이르는 경로 전반에 걸쳐 구조적·누적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
거 안정성의 확보가 출산 결정의 핵심 매개 요소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대 간 자산 이전과 주거 안정 정책이 유기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청년층이 부모로부터 주거 자산을 물려받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세대 간 자산 이전의 불균형이 출산율 격차로 전이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적 정책이 필요하다"며 "공공분양 기회 확대, 주택 금융 지원, 자산 형성 계좌 운영 등을 통해 청년층의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소한다면 출산 결정에 대한 긍정적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