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로컬이 기회다] 공간·사람·예술…'지속 가능 도시' 프랑스 리옹의 비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프랑스 리옹, 구도심 공동화 딛고 유럽 대표 '재생 도시' 도약
청년들, 자율적 '협동조합 카페 '운영…동네 '사랑방' 역할 수행
'눈속임' 벽화로 관광객 유치…쇠퇴 거리 재생·지역 정체성 강화
폴 보퀴즈 시장서 미식 체험…생산자·소비자·관광객 한데 연결
로컬 전문가 "국내 정책도 단기 성과 치중 말고 '존속' 집중해야"

◼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프랑스 리옹①>

현재 대한민국에서 지방 소멸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지역 균형 발전, 지방 소멸 대응 기금, 지방 시대 등 소멸 위기 대응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지방 소멸은 오히려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뉴스핌은 지역의 특성에 가치를 더해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에 주목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전국 곳곳에서 경제적 활성화와 새로운 생활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청년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로컬 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함께하고 있는 뉴스핌의 <로컬이 기회다 - 로컬올래> 시리즈는 한 사람에서 마을 공동체, 지역 공동체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활력을 이끌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의 도전과 성장기를 담아낸다. 바로 지역의 가치와 사람, 혁신과 창조의 이야기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따져본다. 현장과 학계, 로컬 전문가 등의 제언을 들어 로컬 상생의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또한 미국 포틀랜드, 프랑스 리옹 등 해외 로컬크리에이터 선진지의 현실과 전략, 미래 비전을 조명해 지속 가능한 로컬 생태계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파리의 에펠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국'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이탈리아'는 로마의 콜로세움을, '일본'은 도쿄의 스카이트리를 각각 연상시킨다. 이처럼 하나의 도시와 상징적 공간은 곧 그 나라의 얼굴이자 정체성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 나라를 오롯이 이해하려면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과 지역 곳곳에서 묻어나는 삶의 방식에 눈을 돌려야 한다. '진짜 이야기'는 대도시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작은 시장과 오래된 카페, 벽화 한 장에 숨어있다. 골목골목 살아있는 소도시와 지역 공동체 속에서 그 사회의 일상과 뿌리가 드러난다.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다. 파리의 에펠탑이 세계적인 상징이라면, 제2의 도시인 '리옹'은 생활 속 로컬이 어떻게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고 쇠퇴한 공간을 재생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다. 협동조합 카페에서 만난 청년들의 자유로운 실험과 벽화로 가득한 거리, '미식의 수도'를 증명하는 시장 등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삶의 현장에서 빚어진 리옹만의 특별한 얼굴이다.

<뉴스핌>은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약 일주일간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리옹을 찾아 도시 곳곳을 취재했다. 리옹만의 지역적 특색이 생생한 현장들을 직접 경험하며, 리옹의 일상이 곧 지역의 정체성이 되는 순간들을 기록했다. 이는 소멸 위기에 직면한 한국의 지방 도시들에도 시사점을 던지는 바람직한 로컬 생태계의 모습이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리옹 시내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 로컬 생산품만 쓰는 협동조합 카페 주목…"동네 사랑방 역할 수행"

리옹은 프랑스의 '미식의 수도'로 불릴 만큼 풍성한 음식 문화를 자랑하는 도시이자, 여러 문화유산을 갖춘 역사·예술의 장으로 손꼽힌다. 지리적으로도 손강과 론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어디로 향하든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구도심 공동화와 산업 쇠퇴 등을 겪으며 활력을 잃었었지만, 청년 창업자와 예술가 등 지역 주민들이 발휘한 '로컬의 힘'이 침체된 도시를 되살려냈다. 오늘날 들어서는 유럽의 대표적 도시 재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리옹 내에서도 7구 지역은 이민자와 학생, 지식인 등이 한데 섞여 거주하는 다채로운 동네다. 얼핏 보면 서로 어울리기 어려운 집단처럼 보이지만, 청년들이 창업한 협동조합 카페인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가 이들을 잇는 접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곳을 '사랑방'처럼 이용하며 식사와 대화를 나누고, 운영자인 청년들은 지역 내에서만 들여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며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작은 카페지만 그 안에는 일상과 공동체, 도시 재생의 가능성이 함께 숨쉬고 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 전경. 2025.08.20 rang@newspim.com

이날 가게에서 만난 줄리엣은 협동조합의 운영자 중 한 명으로, 서빙을 하다가 흔쾌히 취재진을 맞이했다. 르 쿠흐 시르뀌는 사장이 없이 모든 운영자들이 공동으로 책임을 나눠지고, 어떤 의사결정이라도 전부 함께 논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역할 분담에도 수평적인 방식을 적용해 서빙·조리 등 기본적인 업무는 모두가 같이 하는 한편, 가게 운영은 분야별로 팀을 나누되 1년마다 순환 근무한다. 이는 한 사람이 특정 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를 탈피하려는 취지다.

이런 운영 방식에 대해 줄리엣은 "르 쿠흐 시르뀌는 우리 모두의 공간이라 애착이 크다. 의사결정이 집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장소 자체가 우리 각자의 성격과 가치가 섞인 독창적인 모습이 된다"며 "구성원들은 급여와 근무시간, 휴가 등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의사결정 방식을 두고는 "결정은 항상 만장일치여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거부하면 통과되지 않고, 합의를 이룰 때까지 논의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이들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는 '로컬'이다. 르 쿠흐 시르뀌는 카페 운영에 필요한 식재료를 가능한 한 모두 인근에서 조달한다. 채소는 리옹 인근의 소규모 농가에서, 맥주는 드롬과 생테티엔의 지역 브루어리에서 들여온다. 커피처럼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품목도 현지 로스터리에서 직접 볶아내 지역과의 연결 고리를 이어간다. 손님들은 '이 커피는 리옹에서 볶은 원두로 내렸고, 이 맥주도 옆 동네에서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소비가 곧 지역과 연결되는 경험이 만들어지면서, 르 쿠흐 시르뀌는 카페를 넘어 지역 공동체를 묶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프랑스 리옹 7구에 위치한 청년 협동조합 카페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에서 주문한 음식. 메뉴들은 모두 로컬 생산품들로 요리됐다. 2025.08.20 rang@newspim.com 2025.08.24 rang@newspim.com

실제로 이날 가게에서 맛본 음식들에는 이들의 로컬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총 세 가지로 이뤄진 코스 요리를 주문하자 테이블 위에는 토마토 수프와 병아리콩으로 만든 바삭한 스틱이 먼저 올랐다. 이어 메인 요리로는 채식 라구와 신선한 계란, 가지 등에 밥이 곁들여졌다. 마지막으로는 고소한 견과류 케이크와 수박 주스가 디저트로 제공됐다. 모든 재료가 지역에서 조달된 신선한 농산물이었고, 채식 메뉴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지역과 연결된 이야기가 담겨있는 특별한 식탁이었다.

르 쿠흐 시르뀌의 존재감은 7구에도 좋은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곳에서의 작은 소비와 만남이 지역 경제와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이들은 단순한 이익 창출이 아닌, 지역 주민들과 충성도 높은 관계를 맺는 데에 운영 가치를 둔다. 아울러 평등하고 자율적인 경영 방식과 노동자들의 행복 역시 르 쿠흐 시르뀌의 주요 철학으로 손꼽힌다.

이에 대해 줄리엣은 "지역 가게들과 거래를 하며 경제적 교류를 이어가고 있고, 학생층 손님들을 불러모아 동네 분위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단골 손님들도 많아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존속'으로, 손님들과 충성도 높은 관계를 만드는 동시에 자율 경영과 노동자의 행복이란 원칙을 지켜낼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이 지역의 일부이며, 지역 주민들에게 한결 같은 이웃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Le Court-Circuit(르 쿠흐 시르뀌)'의 운영자 중 한 명인 줄리엣과 로컬 전문가인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가게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5.08.20 rang@newspim.com

◆ 리옹 역사 담은 벽화들에 관광객 모여…예술 통한 '도시 재생' 의미

리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예술의 도시'로도 손꼽힌다. 리옹은 단순히 건축물으로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캔버스 삼아 역사를 기록한다. 실제로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 외벽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화폭이 돼 눈앞에 펼쳐진다. 벽화들은 트롱프 뢰유(trompe-l'œil·눈속임) 화법으로 그려져 마치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생생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리옹을 대표하는 대형 벽화 작품인 '프레스끄 데 리요네(Fresque des Lyonnais)'는 리옹 시내 중심가이자 손강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프레스끄 데 리요네를 직역하면 '리옹 사람들의 벽화'란 뜻으로, 벽화 안은 리옹을 빛낸 인물들의 초상화로 채워져 있다. 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뤼미에르 형제와 프랑스 미식의 거장인 폴 보퀴즈,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택쥐페리 등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뉴스핌] '프레스끄 데 리요네(Fresque des Lyonnais)' 전경. 2025.08.21 rang@newspim.com

길가에 서서 벽화를 올려다 보면 이들이 마치 발코니에 서서 행인들과 눈을 맞춰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총 30여명 중 상층에는 역사적 인물이, 하층에는 현대 인물이 배치돼 있다. 오늘날의 리옹을 만든 사람들의 얼굴이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과 나란히 서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벽화는 관광객에게는 리옹 인물사전으로, 주민들에게는 도시의 자긍심으로 남아 리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예술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부터 손강을 따라 도보로 5분여를 내려가다 보면, 또 하나의 거대한 벽화를 관람할 수 있다. '라 비블리오텍 드 라 시테(La Bibliothèque de la Cité)'는 약 6층 높이의 벽면 전체를 거대한 도서관 서가로 변모시킨 작품이다. 벽화에는 실제처럼 세밀하게 그려진 수백권의 책이 펼쳐져 있는데, 각 책의 표지에는 리옹과 연관된 약 500명의 작가와 작품이 담겨 있다. 볼테르와 프랑수아 라블레 등 리옹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그들의 명문장이 등장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라 비블리오텍 드 라 시테(La Bibliothèque de la Cité) 전경. 2025.08.21 rang@newspim.com

도서관 벽화 역시 트롱프 뢰유 기법으로 그려져 있어 마치 책장이 벽을 뚫고 나온 듯한 착시를 준다. 곳곳에는 카페와 서점, 부키니스트(헌책·기념품 판매 노점상) 등 리옹의 실제 책 문화를 상징하는 요소들도 구현돼 있다. 이는 리옹이 지식과 문화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거대한 선언문과도 같다. 주민들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일상 속 도서관이 되는 셈이다.

이 벽화들을 넘어 보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크루아 루스(Croix-Rousse) 도시 언덕이 나온다. 크루아 루스는 18~19세기에 리옹을 세계 실크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 실크 방직공(까뉘·Canuts)들의 거주지로, 트라불(traboule)로 불리는 비밀 통로가 미로처럼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럽 최대 규모 벽화로 꼽히는 '뮤르 데 까뉘(Mur des Canuts)'를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뮤르 데 까뉘(Mur des Canuts)' 전경. 2025.08.21 rang@newspim.com

뮤르 데 까뉘는 1987년 처음 그려진 이래 지역의 변화를 반영해 꾸준히 보수되면서, 현대 생활상과 시대별 변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리옹의 대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거대한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그림 속에는 실크 방직공들의 일상과 계단을 오르는 주민, 시장에서 장을 보는 사람 등 리옹의 생활사가 생생히 담겨 있다. 멀리서 보면 실제 창문과 발코니로 착각할 정도로 정교해, 벽화 전체가 도시 전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세 벽화는 모두 협동조합 예술 단체인 르 시테 데 라 크리에시옹(CitéCréation)이 트롱프 뢰유 기법으로 제작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단순한 미술 장식이 아니라 쇠퇴한 거리를 살리고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도시 재생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벽'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예술로 바뀌면서, 거대한 그림들은 도시 재생의 상징이자 공동체의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현재의 리옹을 과거와 현재, 주민과 관광객을 연결하는 예술의 장으로 만들어냈다.

◆ '미식 수도' 상징하는 폴 보퀴즈 시장…리옹 정체성 강화하는 플랫폼

리옹의 로컬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현장이 바로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이다. 프랑스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이 시장은 '미식의 수도'로 불리는 리옹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프랑스 요리의 거장이자 '누벨 퀴진(새로운 요리·Nouvell Cuisine)'의 개척자로 불린 폴 보퀴즈(Paul Bocuse)의 이름을 따 문을 열었다.

시장 내부는 50여개의 노점과 상점으로 가득 차 있는데, 모두 리옹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취급한다. 갓 잡아 올린 생선과 굴, 드롬 지역에서 들여온 치즈와 햄, 그리고 제철 채소와 과일 등까지 진열된 상품 하나하나가 곧 로컬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은 유명 셰프들이 즐겨 찾는 재료 공급처이자,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주말마다 장을 보고 한 끼 식사를 즐기는 생활의 공간이기도 하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 전경. 2025.08.22 rang@newspim.com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프랑스 미식을 가까이 체험한다. 상점마다 시식 코너가 마련돼 있어 간단한 와인 한 잔이나 굴과 치즈를 맛볼 수 있고, 현장에서 구입한 재료를 곧바로 조리해주는 식당들도 즐비하다. 무엇보다 이곳은 관광 명소일 뿐만 아니라, 실제 주민들도 주말 장보기와 식사를 위해 자주 찾는 생활의 공간이다. 덕분에 시장을 거닐다 보면 관광객의 호기심과 현지인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보다 진한 리옹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청년들이 사장 없이 운영하는 협동조합 카페와 아름다운 벽화들이 도시 재생과 공동체를 일상 속에서 구현한다면, 폴 보퀴즈 시장은 리옹의 정체성을 '미식'이라는 키워드로 집약해낸다. 이곳에서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와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이를 통해 '시장' 자체가 리옹의 미식 문화와 공동체의 삶을 아우르는 생생한 로컬 플랫폼으로 떠오르게 된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 전경. 2025.08.22 rang@newspim.com

일주일간 현지에서 들여다본 리옹의 일상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삶 속에서 로컬의 가치를 증명해내고 있었다. 이런 현장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리옹의 사례를 관찰한 로컬 전문가는 르 쿠흐 시르뀌의 비전처럼 '존속'에 방점을 찍는다. 이곳의 청년들이 단기간 내 이익 창출이 아닌 주민들과의 오랜 관계를 희망하듯, 정부도 반짝 성과를 내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장기적 프로젝트로 지방 위기를 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채지민 교수는 "리옹의 청년 협동조합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국내 로컬 정책 역시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존속'과 '관계 유지'를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며 "로컬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이 일회성 프로젝트에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으로 자생하려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로드맵 형태의 제도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을 통한 사람 중심 정책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뉴스핌] 김기랑 기자 = '폴 보퀴즈 시장(Marché Paul Bocuse)' 전경. 2025.08.22 rang@newspim.com

rang@newspim.com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원 "노소영에 9440억 지급" 판결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법원이 '세기의 이혼'이라고 불리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등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열고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원과 판결이 확정된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양측의 법적 다툼이 시작되고 9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파기환송심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SK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인정할 지 여부와 '재산분할 기준 시점'이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면서 분할 대상으로 판단했다.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을 산정하는 시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 SK 주가가 약 16만원대였을 당시를 기준으로 책정했다. 항소심 변론종결일 이후부터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2026년 6월 26일) 사이 SK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반소피고(최태원)의 보유 주식이 부부공동재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에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있음을 고려했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대법원 환송판결과 같이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은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노태우 지원금 300억원은 최 회장 보유 주식의 형성이나 가치 유지에 대한 노소영의 기여나 재산분할비율 산정에서 참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 경영권 유지와 경영활동 일환으로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은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했다.  이날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입장문을 통해 "약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작년 대법원 판결로 이혼이 확정되었고 오늘 재산분할의 파기환송심 판결이 있었다"라며 "최태원 회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하여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결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며 재상고 의사를 밝혔다. 노 관장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지만 파경을 맞았다. 지난 2015년 최 회장이 혼외 자녀 소식을 언론에 알리고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결렬됐다. 이듬해인 2018년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노 관장도 이혼에 응하겠다며 2019년 12월 맞소송했다. 이혼 소송 1심 재판부는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과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지만 양측 모두 불복했다. 이후 2024년 5월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보고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 규모다.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이 SK그룹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한 점, 노 관장의 가사와 자녀 양육 등이 가정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본 결과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위자료 20억원은 확정했지만, 재산분할은 파기환송하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라 노 관장의 기여로 평가할 수 없다고 봤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이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100wins@newspim.com 2026-07-24 15:11
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 멱살잡이 소동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국민의힘이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을 둘러싼 내부 충돌로 혼란에 휩싸였다. 상임위원회 배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등 혼란이 연출됐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24일 원내대책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정희용 사무총장이 공개 비판에 나섰다. 당사자로 지목된 권영진 의원은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무조건 저의 잘못"이라며 사과했다.정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께 부끄럽고 한편으로 동료 의원으로서도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권영진 의원이 전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찾아 상임위 배정 문제를 두고 정 원내대표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원내대표실 밖 취재진에게 들릴 정도로 고성이 오갔고, 멱살잡이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권 의원은 당초 정보위원회 배정을 희망했으나 최종적으로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로 배정되자 원내지도부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 배정 과정에서 의원들의 희망 상임위와 전문성, 선수 등을 반영하는 기준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7.24 mironj19@newspim.com 정 사무총장은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은 의원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급기야 한 의원은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았고, 이를 말리던 전임 원내대표의 멱살까지 잡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의와 물리적 행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며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정 사무총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당원들께서는 훼손된 참정권을 되찾기 위해 거리에서, 현장에서 싸우고 있다"며 "이때 우리 당은 품격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그러면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정 사무총장은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당의 명예와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장동규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제02차 본회의에서 신동욱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6.07.23 jk31@newspim.com 그는 회의에 불참한 정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지금 우리 당에는 원내대표님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흔들림 없이 대여 공세를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항의와 폭력은 다르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은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등 당내에서 발생한 폭력적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힘에서 치열한 이견과 항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물리력을 행사하는 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이어 "상임위원회 배정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면 대화와 당내 절차로 해결했어야 한다"며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것은 책임 있는 국회의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단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엄정 대응을 촉구했다. 원내부대표단은 "국민을 대표하고 민의를 받드는 국회에서, 그것도 당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는 폭력 사태가 발생한 것은 참담함을 넘어 당의 품격과 국회의 권위를 무너뜨린 전대미문의 오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만류하던 전임 원내대표까지 멱살을 잡았다는 사실은 묵과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뉴스핌 DB] 논란이 확산되자 권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사과 입장문을 보냈다. 권 의원은 "어제 원내대표실에서 행한 저의 언행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무조건 저의 부족함이고 잘못이었다"고 밝혔다.그는 "이로 인해 정점식 원내대표님께 큰 결례를 범하고, 리더십에 상처를 드렸다"며 "저의 불찰과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이어 "이 사실을 접하고 실망과 참담함을 느끼셨을 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국민들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oneway@newspim.com 2026-07-24 11:5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