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작가 안규철의 질문 "매일 당연한 일을 하는 미술가가 '특별한'미술가?"

기사입력 : 2025년08월27일 22:37

최종수정 : 2025년08월27일 22:37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국제갤러리 부산서 4년 만에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 타이틀로 회화 설치 등
사유를 통해 나온 통념 비트는 작업 눈길

[부산=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특별하고 별난 미술가가 아니라, 아침이 오면 해가 뜨는 것처럼 당연한 일을 하는 미술가가 됨으로써 특별한 미술가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려 한다".

작가 안규철이 자신의 책 '안규철의 질문들'(2024,워크룸프레스)에서 던진 말이다. 이는 예술이란 것이 거창한 선언이나 순간적인 영감을 통해 완성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의 글쓰기와 질문, 끝없는 관찰같은 삶의 리듬 속에서 조용히 발현된다는 신념을 반영한 것이다.

[부산=뉴스핌] 모터에 의해 계속 빙글빙글 돌지만 앉은 이들이 끝내 얼굴을 마주 볼 수 없는 키네틱 작품 '두개의 의자'(2024)와 작가 안규철. Steel, wood, motor, controller 200 x 200 x 39 cm Courtesy of Amado Art Space,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2 art29@newspim.com

국내 미술계에서 기존 통념을 깨뜨리며 '사유하는 미술'을 펼쳐온 안규철이 열두 개의 질문을 들고 관객과 만난다. 안규철은 지난 8월 22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두 개의 질문'전을 시작했다. 오는 10월 19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오랜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작가로서의 첫 출발을 알린 전시 후 4년 만에 다시 부산점에서 갖는 개인전이다. 작업과 사유를 쉼 없이 이어온 안규철의 지난 4년간의 예술적 궤적을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안규철에게 질문했다. "아침에 해 뜨는 것처럼 당연한 일을 꾸준히 거듭해온 작가로서, 이제 특별한 미술가에 다가갔느냐?"고. 이에 작가는 "내게 '당연한 일'은 곧 매일의 관찰, 매일의 글쓰기, 매일의 질문처럼, 일상의 리듬에 녹아든 예술가적 태도를 의미한다. 작가는 그런 꾸준함을 통해, 인내와 시간의 축적 속에서 비로소 특별함에 다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 특별한 미술가는 되지 못했지만 우리 미술계에 나같은 작가 하나 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안규철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흔들리는 집'. 1995. 이번 국제갤러리 부산점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2 art29@newspim.com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직을 정년한 뒤 안규철은 전과 똑같은 태도로 꾸준히 작품을 만들고, 매일같이 읽고 쓰기를 반복해왔다. 독일 유학시절인 1990년대에 제작한 드로잉을 대거 전시한 경남도립미술관 '아카이브 리듬'(2023)에 이어 청주시립미술관 기획전 '건축, 미술이 되다'(2023)에서는 흰 천으로 덮인 '56개의 방'(2023)을 통해 '방' 시리즈의 새로운 변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안규철은 지난 부산 전시에 맞춰 출간한 '사물의 뒷모습'(2021)의 후속작으로, '안규철의 질문들'(2024),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2025)을 펴냄으로써, 미술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작가로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안규철은 "이번 전시에 제시한 열두 개의 질문 중 하나는 박이소일 수 있겠다"며 "작년은 박이소 20주기다. 그래서 박이소를 추모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honesty'는 박이소가 생전에 차용했던 빌리 조엘의 노래 제목이다. 그 옆의 작품 '무위자연'은 우리나라에서 가훈, 교훈처럼 널리 쓰이는 말이다. 많은 작가들이 사용하기도 했다. 나는 그 '무위자연'을 한번 어긋나게 써봤다. 기표가 기의를 배반하는 걸로 만들어봤다. 기표와 기의가 상충하도록 말이다"라고 했다.

바로 옆 '수신제가' 작업도 흥미롭다. 어떤 엉터리 서예가인지 마지막 '가'자를 잘못 써넣어 우스꽝스런 상태가 됐다. 평소 뒤집기, 비틀기, 거꾸로 보기를 무시로 해온 안규철다운 작업이다. 

[서울=뉴스핌]안규철 '점 습작'. 2024. 캔버스에 오일.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2 art29@newspim.com

가로선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모노크롬 작업도 있다. 이우환 화백처럼 선을 단호하게 긋지 못하고, 노심초사하며 그은 선긋기 작업에선 망설임과 어눌함, 추상과 현실이 연결된다. 11월의 날씨와 7월의 날씨를 해당되는 날, 해당 시간의 하늘의 색으로 정하고, 그 색을 물감을 섞어 칠한 회색빛 회화도 나왔다. 하나의 회색 안에 수천 개의 레이어가 있음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며 작가는 '모노크롬의 추상성이 하늘에서 온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세 개의 수평선'이란 작품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된다. 조소과 출신이라 유화를 그려본 적이 없는 작가는 수평선을 수평으로 제대로 못 그렸다고 했다. 그러면 바로잡아야 하는데 원래 같으면 지우고 다시 그려야 하지만 안규철은 기울어진 수평선에 맞춰, 기울어지게 그림을 걸었다. 그리곤 같은 기울기의 나무 발판을 만들어 그림 앞에 놓았다. 그림에 대한 관념, 바다 그림을 그릴 때 수평선과 지평선이 항상 수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등에 이의를 제기한 작업이다.

작은 돌멩이들이 각각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은 유머러스하다. 길에 버려진 돌은 "나를 미술관 안에 들여놓기만 해봐라, 내가 얼마나 멋진 역할을 할지"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미술관 유리장 속의 돌은 "나를 바깥으로 나가게 해달라. 얼마나 힘든줄 아느냐"고 호소한다. 미술관 전시를 하고 싶어 간절히 열망하는 수많은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미술관 전시를 앞두고 여러 압박감에 봉착한 작가의 어려움을 은유한 작품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안규철(b. 1955) '세 개의 수평선'2024. Oil on canvas, 65.1 x 91cm Courtesy of Space ISU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5.08.22 art29@newspim.com

갤러리 출입구 옆에는 안규철이 오랫동안 끌고 다녔던 낡은 서랍장이 해체돼 작품으로 나왔다. 앤틱이 되기에는 너무 허름하고, 처분하기에도 번거로운 거구를 작가는 '예술'이라 이름 붙이고 구조를 바꿨다. 해체돼 쓸모를 상실한 서랍을 벽에 설치해, 미술작품이 아니었던 것을 미술작품이 되게 하는 변환의 과정을 보여준다.

지난해 안규철은 두 차례의 개인전과 두 차례의 미술관 기획전을 통해 50여 점이 넘는 신작을 발표하며 숨 가뿐 한 해를 보냈다. 그 중 스페이스 이수에서 열린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에서 작가는 자신의 미술은 세계와 삶에 대한 질문이라고 정의하며, 그 질문의 방법을 예시하는 회화와 텍스트 작업을 선보였다.

이어 아마도예술공간에서 가진 '12명의 안규철'은 개인전이면서 그룹전처럼 기획된 전시로, 서로 다른 열두 명의 안규철을 등장시켜 각기 다른 몸짓과 언어를 제시하면서 작가의 고정적 정체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글을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실없는 농담을 던지는 사람 등 다양한 자아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이들은 그럼에도 결국 '질문하는 존재'로서의 하나의 안규철로 수렴된다. 다만 그 '하나'는 언제나 흩어지고 재구성되는, 고정되지 않는 정체성이다. 

이번 국제갤러리의 개인전 '열두 개의 질문'은 2024년의 두 전시서 선보인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의 최근 작업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알 수 없는 외국어로 쓰인 문장들을 그려낸 '외국어로 된 열두 개의 잠언'(2024), 처음 시도한 애니메이션 '걷는 사람'(2024), 그리고 작가가 직접 퍼포먼스를 펼친 싱글 채널 비디오 '쓰러지는 의자 – Homage to Pina'(2024) 등이 전시에 포함됐다. 1990년대에 제작한 퍼포먼스 사진작업과 집을 주제로 한 조각 연작도 함께 볼 수 있다.

[부산=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안규철(b. 1955) 'honesty' 2024 Wood, acrylic panel, LED light, 35.5x55x9.5cm Courtesy of Amado Art Space,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5.08.22 art29@newspim.com

이번 안규철의 '열두 개의 질문'전은 40여 년간 일관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며 '질문하는 존재'로 살아온 작가의 여정, 그 질문과 사유의 윤곽이 차분하나 다채롭게 드러나 있다. 관람객들은 'n명의 안규철'이 남긴 사유의 흔적을 따라 그 질문 하나하나에 천천히 귀 기울이며 함께 음미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안규철 작가는?=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7년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1980~1987년 '계간미술' 기자로 일했고, 1985년에는 '현실과 발언' 활동에 합류했다. 1987년 유학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떠난 뒤, 이듬해 독일로 이주해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에서 학부와 연구과정을 마쳤다. 1995년 졸업 후 귀국해, 199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12명의 안규철'(아마도예술공간, 2024),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스페이스 이수, 2024), '5개의 집과 30개의 문–상상하는 작가 안규철'(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23),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5),'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하이트컬렉션, 2014), '49개의 방'(삼성미술관 로댕갤러리, 2004)이 있다. 또 '드로잉, 삶의 철학을 그리다'(소마미술관, 2024), '우리가, 바다'(경기도미술관, 2024), '아카이브 리듬'(경남도립미술관, 2023), '건축, 미술이 되다'(청주시립미술관, 2023), '시간을 소장하는 일에 대하여'(백남준아트센터, 2023), 'Beyond The Scene'(토탈미술관, 202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한 바 있다. 전시는 오는 10월 19일까지 계속된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네르, 파리 마스터스 우승... 세계1위 탈환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제치고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했다. 두 선수는 내년 1월 인천에서 격돌한다. 신네르는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마스터스(총상금 612만8940유로) 남자 단식 결승에서 펠릭스 오제알리아심(10위·캐나다)을 2-0(6-4 7-6<7-4>)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2위였던 신네르는 2회전에서 조기 탈락한 알카라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9월 US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패하며 내줬던 정상 자리를 8주 만에 되찾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5.11.03 psoq1337@newspim.com 이번 대회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한 신네르는 올해 5번째, 통산 23번째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실내 하드코트 경기에서 26연승을 이어가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승 상대였던 오제알리아심은 시즌 최종전인 ATP 파이널스 진출을 위해 반드시 우승이 필요했지만 신네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신네르는 경기 후 "엄청난 우승이다. 치열한 결승전이었다. 우리 둘 다 이 경기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며 "오제알리아심에겐 힘든 결과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신네르는 이 승리로 오제알리아심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3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균형을 맞췄다. 그는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자신의 고향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ATP 파이널스에 출전한다. 신네르와 알카라스의 경쟁은 이제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다. 현대카드는 3일 현대카드 슈퍼매치 14 얀니크 신네르 VS 카를로스 알카라스 일정을 발표했다. 두 선수는 2026년 1월 10일 인천 인스파이어리조트 아레나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앞서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달 22일 나란히 SNS를 통해 "서울에서 만나요"라는 글을 올리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신네르는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테니스 사랑을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한국에서 경기를 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고, 알카라스는 "한국을 처음 찾게 돼 설레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1-03 10:37
사진
이재용 회장, 카페서 5만 원 건네 화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카페 직원에게 5만 원을 건넸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APEC 행사장 인근 한화리조트 내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근무했다는 A 씨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이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이재용 회장님께 커피를 드렸다가 5만 원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현장에서 커피 매장 직원에게 5만 원을 전 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SNS 갈무리] A 씨는 "지나가던 회장님께 커피를 선물했는데, 인사를 나눈 뒤 떠나시다가 다시 돌아와 주머니에서 5만 원을 꺼내 주셨다"고 적었다. 그는 "여러 특별한 경험 중에서도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며 "멋지고 젠틀한 분이었다. 주신 돈은 액자에 넣어 가보로 간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 수 30만 회를 넘겼다. 한 누리꾼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주셨다고요?"라고 묻자 A 씨는 "맞아요, 지갑이 아니라 주머니에서 꺼내셨다. 그냥 평범한 아저씨 같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댓글에는 "너무 떨려서 음료 만들기도 힘들었다. 잊지 못할 추억을 주셨다"고 썼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개회식에 참석했으며,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한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다. syu@newspim.com 2025-11-03 10:2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