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임윤아가 첫 주연작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데뷔 18년 만에 타이틀롤을 맡아 오롯이 홀로 극을 이끄는 단독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임윤아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개봉 관련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이상근 감독과 다시 만나고 처음으로 극장에서 직접 연기한 작품의 결말을 보고 뭉클해 눈물까지 보였던 심경을 털어놨다.
"완성본을 보니 촬영을 했었던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꼈던 따뜻함, 감독님의 감성이 좀 잘 묻어났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잘 표현돼서 재밌게 봤어요. 눈물 살짝 맺혔다는 말이 제가 한 연기 보고서 울었단 말 같아서 좀 이상할 것 같았는데 촬영할 때 선지로서 기억들이 막 떠올라서 좀 뭉클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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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 출연한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이번 영화에서 임윤아는 귀신이 들린 캐릭터 선지를 연기했다. 낮에는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지만 밤만 되면 자칭 '악마'가 깨어난다.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했던 과정을 떠올리며 그는 '낮선지'와 '밤선지'로 낮밤이 다른 둘을 칭했다.
"낮선지 같은 경우는 MBTI로 따지면 I의 성향을 가졌고 밤선지는 E의 성향을 가졌다고 표현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표현이 맞을 수도 있지만 마냥 또 엄청 내성적인 성격만은 아니라고 느낄 때도 있었어요. 낮선지도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감이 없거나 주춤하는 게 있었던 것 뿐이지 않을까요. 낮선지도 길구를 애정하는 마음이 확실히 있고, 밤선지도 마음이 있었던 건 확실한데 양쪽의 마음이 조금 달랐던 게 아닌가 해요."
낮선지와 밤선지를 동시에 소화한다는 점이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임윤아는 "오히려 극명하게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재밌었다"면서 웃었다. 20대 초반에 머물러있는 일명 '악마'를 표현하는데도 악독한 면보다 더 아이같고 순수한 면을 부각시켰다.
"연기하면서 한 작품에서 다양한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가 되게 재밌었어요. 밤선지 같은 경우는 캐릭터의 분위기, 나이대가 20살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좀 어린아이 같은 면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고 외모를 꾸미는 것에 있어서도 그렇고, 초반에 악마라고 하는 부분도 진짜 무서운 악마를 표현했다기보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 자기 방어적인 걸 아이같은 표현으로 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악마를 호랑이라고 한다면 호랑이는 못되는 아기 고양이 정도의 위협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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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 출연한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엑시트'에 이어서 이상근 감독과 연이어 작품을 하게 된 계기도 자연스러웠다. 임윤아는 "감독님의 색깔이 더 짙게 담겨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악마가 이사왔다'에 담겨있는 사람들 관계와 선한 의도가 담긴 스토리를 언급했다.
"'엑시트' 때도 느꼈지만 감독님은 항상 사람들 간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캐치해서 선하게 담아주시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정말 일상 속에서 바라봤던 모습 혹은 경험해 봤던 감정 또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대사들을 소박하면서도 친근하게 잘 풀어내시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엑시트'는 또 재난이라는 끔찍한 상황이 있어서 달라보였을 수 있지만 감독님은 그때도 사람 간의 이야기, 선함을 다루는 내용들을 표현해냈단 점은 비슷한 점이 아닌가 해요."
'엑시트'에선 공동 주연을 맡은 조정석이 든든히 받쳐줬다면, 이번 작품은 오롯이 임윤아의 몫이었다. 소녀시대로 2009년 데뷔 후 거의 바로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한 만큼 연기 공력은 만만치 않지만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이 감독이 의지가 많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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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 출연한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같이 호흡하면서 배운 것도 많고 느낀 점도 많았어요. 이번에는 성동일 선배님이 계시긴 했지만 아무래도 같이 호흡을 한 번 맞췄었던 이상근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죠. 처음부터 이 작품을 잘 이해시켜주신 부분도 있고 소통을 많이 하면서 캐릭터들을 구축해나가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감독님이 '엑시트'가 데뷔작이었고 저도 첫 주연작이었거든요. 둘이 거의 데뷔 동기다 이런 얘기도 하면서 통하는 부분도 많았고요."
데뷔 18년을 지나오면서 임윤아는 소녀시대 멤버로, 배우로도 여전히 흠 없는 이미지를 유지 중이다. 그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큰 목표보다는 순간에 충실했던 그간의 활동을 돌아봤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하나씩 헤쳐나가고 싶다"고 작지만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최선을 다해 온 것들이 하나하나씩 쌓여가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게 봐주시고 잘 걸어온 길처럼 된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죠. 제가 원하는 길을 이렇게 걸어왔을 뿐인데 다들 잘 따라와 주신 게 감사하고 기분이 좋아요. 스스로를 온전히 믿는다고 할 순 없지만 늘 계산 없이 그냥 온전히 눈앞에만 놓여진 것에 최선을 다해 해결해 나갔을 뿐이라 거창한 비결이랄 건 없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계속해서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고 더운 여름날 '악마가 이사왔다'를 보고 힐링하셨으면 좋겠네요. 영화관에 오시라고 또 문체부에서 영화 할인권이 나왔다고 하는데 여러분, 9월 2일까지라고 하니 나중에 써야지 하는 생각을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아끼지 마시고 있을 때 바로 쓰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