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준 관세에 소고기·쌀 추가 수입 막아 선방
하락세 지지율 반전 계기...인사파문 돌파 가능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첫 시험대를 무난히 통과했다. 가슴 졸였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한 것이다. 특히 소고기와 쌀 수입 확대 등 민감한 사안을 지켜냈다. 2주 이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이라는 선물도 받았다. 하락세였던 국정 지지율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협상에서 15%로 합의하면서 일본 수준의 타협안을 도출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막을 내린 것이다. 최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와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의 막말 논란으로 지지율이 50%대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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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3차 비상경제점검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30 photo@newspim.com |
특히 2주 이내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은 최대 호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한미 간 이상 기류를 잠재울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할 가능성이 높아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의 한미 정상회담이 대체로 대통령의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인사 잡음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든 상태였다. 연이어 60%가 무너졌다. 두 달도 안 돼 지지율이 꺾인 것은 일단 위기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8.3%가 긍정 평가했고, 부정 평가는 37.5%였다. '잘 모르겠다' 4.2%였다.
지난주와 비교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60.0%에서 58.3%로 1.7%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34.2%에서 37.5%로 3.3%p 올랐다. 2주 연속 하락세다.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5%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30일 발표한 3차 정기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58.8%로 나타났고, 부정 평가는 35.5%였다. 지난 2차 조사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2.8%p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2.6%p 올라갔다.
이 조사는 지난 7월 28일, 29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두 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지지율 하락세의 가장 큰 이유는 인사 논란이었다. 최근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이진숙 전 후보자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선우 전 후보자가 낙마의 영향이 컸다. 게다가 최근 최 처장의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거친 과거 발언 파장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인사 문제가 고공 행진을 하던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열린 관세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결과에 따라 지지율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가피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정부의 기대대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함에 따라 인사 논란을 잠재우고 지지율을 상승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최동석 막말 논란의 파장도 덮을 가능성 이 커졌다. 위기가 반전의 기회가 된 것이다.
더욱이 한미 정상회담은 상승세에 탄력을 붙일 호재다. 일각에서 계기된 한미 간 이상 기류설을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이 대통령의 친중 성향을 의심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가 취임 후 3일 만에 이뤄진 게 이상 기류설의 출발점이었다.
최근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했으나 파트너를 만나지 못하고 귀국한 데다 관세 협상을 위한 양국의 '2+2 회담'(재무·통상 장관 회담)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되면서 이상기류설이 공공연했다. 대통령실의 노력에도 잡히지 않았던 정상회담도 이를 부추겼다.
정상회담 성사로 이런 우려를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긍정적인 회담 결과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이를 통해 이 대통령은 초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 동력도 커지게 됐다. 이 대통령이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면서 개혁 드라이브에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