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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미·일, '핵무기 투하' 도상 훈련…일본과 '핵공유' 가시화

기사입력 : 2025년07월30일 13:41

최종수정 : 2025년07월30일 13:45

미·일, 확장억제대화(EDD)에서 미군 핵무기 사용 도상연습
2015년 비밀 해제 미 문서, "1950년대 후반 자위대에 핵공유 제안"
미·일,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해 핵공유 맞먹는 협력 단계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미국과 일본이 외교·국방 당국자가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인 '확장억제 대화(EDD)'에서 미군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도상 연습(시뮬레이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7일 확장 억제 대화(EDD)에서 미·일이 동아시아 위기 발생 시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도상 훈련(TTX)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위대 관열식 행사에 참가중인 자위대원들. [사진=일본 방위성] 2025.07.30 gomsi@newspim.com

교도통신은 양국이 EDD 도상 훈련에서 사태 추이에 따른 협력 절차, 일본 국민에게 핵무기 사용 이유 설명 등 핵사용에 따른 과제를 검토했다고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교도는 "동아시아에서 갈등이 발생, 미국이 핵을 사용하라는 압력을 받는 시나리오를 전략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도상 훈련을 했다"며 "핵무기 사용 시 양국 내 여론 관리 방안, 미국이 일본에 핵사용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상호간에 공유할 수 있는지도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교도통신은 미일 간의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도상연습 등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중국·대만의 무력 충돌이나, 핵을 사용한 북한의 남침 같은 시나리오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양안 전쟁 발발 후 북한의 연쇄 도발 같은 복합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미·일, '핵 공유' 맞먹는 의사소통 관계 수립 = 2010년 시작된 미일 확장억제 대화(EDD)는 매년 1~2회 개최된다. 미일 양국은 2015년 개정된 '동맹조정메커니즘'(ACM)을 통해 미국의 핵사용 여부에 일본 측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구축해왔다. 이번 도상연습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미일 확장억제 대화는 지난달 초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렸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2월 미국이 핵을 포함한 전력을 통해 일본을 방어한다는 '확장억제' 관련 지침을 처음으로 문서화했고, 여기엔 핵사용 관련 사전 협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는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에 일본 영토가 공격당할 경우 미국이 이를 방어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음을 거론하며, "이를 근거로 일본 정부가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동아시아 안보 위협에 맞서 사실상 '핵 공유'에 맞먹는 수준의 의사소통 단계를 수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비핵 3원칙'(핵무기 만들지 않고, 보유하지도 않고, 반입하지 않는다)을 내세워왔으나, 실제 안보정책에선 미국 핵전력에 의존하는 이중적인 구조를 보여 왔다. 교도통신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미국의 핵우산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하면서도 미국의 핵 억지력 의존을 심화하는 실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외무성에서 '확장억제대화'(EDD)를 개최했다. [사진=일본 외무성] 2025.07.30 gomsi@newspim.com

◆1957년 '캠프 드레이크'에서 핵 공동훈련 = 그러나 미일 양국이 이번에 확장억제 대화(EDD)에서 핵무기 사용에 관한 도상훈련의 단계를 뛰어넘어 미국이 일본에 핵보유 여부를 타진했다는 사실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쿄(帝京)대의 시카타 도시유키(志方俊之) 교수가 감수하고 타카라지마사(宝島社)가 2015년 9월 발행한 <자위대 60년사>에 따르면, 1950년대 당시 일본은 핵무장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저널리스트 오가와 다카유키(小川隆行)가 2015년 9월 교도통신을 인용해 쓴 '미군은 자위대의 핵무장을 희망했다(米軍は自衛隊の「核武裝」を希望していた)'란 글이 그것이다. 이글에서 오가와 다카유키는 자위대 창설(1954년 7월)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1950년대 후반, 핵사용을 상정한 미일공동훈련이 행해졌고, 미군은 "자위대의 핵무장을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2015년 1월 미국이 비밀해제를 푼 합동참모본부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교도통신이 보도한 미 합참 문서에 따르면, 자위대 창설부터 얼마 되지 않은 1957년 9월, 핵사용을 상정한 미일공동훈련이 도쿄(東京)와 사이타마(埼玉)현에 걸쳐 있던 미군기지 '캠프 드레이크(Camp Drake)'에서 실시됐다. 이 훈련에서 미군은 "자위대의 핵무장을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훈련을 함께한 자위대 간부는 "미군이 핵무기를 대여해줄 의향은 있는가" "일본이 핵무장을 결행할 경우, 미국은 지지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

미국 펜타곤은 "(미군의) 지원은 일본의 요구와 능력에 달렸지만, 미군은 일본이 자위대에 핵무기 도입을 희망한다. 자위대는 우선적으로 현대적 무기와 핵무기를 배비(配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견해를 태평양사령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소련과의 극단적 대결을 하던 냉전체제 하에서 미국은 유사시 핵을 일본과 공동 사용하는 '공유방식'을 상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핵공유'(Nuclear Sharing)라는 것으로, 5대 핵보유국 가운데 미국만이 채택한 방식이다. 미국은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제공한 바 있다. 미군은 일찍이 1950년대 후반에 소련과 중공을 견제할 목적으로 일본에 핵공유를 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미 국립문서보관소가 비밀해제한 미 합동참모본부 문서. 빨간줄 표시는 1957년 9월 24~28일, 자위대와 미군이 핵사용을 상정한 '후지 공동연습'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 [사진=교도통신] 2025.07.30 gomsi@newspim.com

◆일본, 국민들 '핵 알레르기'에 밀려 핵보유 포기 = 미 합동참모본부의 문서에서, 당시 일본은 미국의 원폭투하로부터 12년이 경과한 상태였다. 게다가 미국이 1954년 3~5월 태평양 마셜제도의 비키니 섬 주변에서 진행한 6차례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인근 해역에서 조업중이던 일본 참치잡이 원양어선 제5후쿠류호(第五福竜丸) 선원들이 피폭된 사건이 발생한 지 3년만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1954년 3월 1일 수폭 실험이 진행되던 지역에서 동쪽으로 160㎞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하고 있던 제5후쿠류호 선원 23명이 피폭 당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일공동 핵사용 훈련이 치러졌다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는 '핵 알레르기'로 충만한 일본 국민들의 반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여론을 감안해 정치적 판단으로 핵 보유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합동참모본부의 문서를 보면, 일본인들의 반감을 표현한 대목이 나온다. 미 합참이 '문제점(The Problem)'이란 메모에서 "일본의 도상훈련 '후지'의 공동 감독관이 제기한 질문들을 검토하는 것은, 미국이 핵무기 사용에 관한 정책에 대해 우려를 반영한 것(To consider the questions of the Japanese Exercise Co-Director of Map Exercise FUJI, which reflect concern as to U.S. policies concerning the employment of atomic weapons)"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제점과 관련한 사실들(Facts Bearing on the Problem)'에서 "미·일 합동 도상훈련 '후지'는 1957년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일본에서 실시됐다. 이 연습에서는 핵무기의 사용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했지만, 핵무기를 일본 국내로 '반입'하는 문제는 가장 복잡한 사안 중 하나였다. 일본 측은 미일 간에 공동으로 비상사태를 선언하거나 또는 전쟁 상태가 선포되기 전까지 이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A combined U.S.-Japanese Map Exercise FUJI was conducted in Japan during the period 24-28 September 1957, in which atomic weapons were played. The most difficult problems concerning atomic weapons involved introduction of atomic weapons into Japan, which the Japanese would not agree to prior to Joint U.S.-Japanese declaration of emergency, and their use in hostilities, which was approved only if Japans were attacked by atomic weapons or if the two governments considered the situation to be grave"라고 적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일 공동 핵사용 훈련으로부터 수년이 흘러 베트남 전쟁이 확산되던 시기,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1964~1972 재임) 내각은 비밀리에 핵무장 가능성을 연구했다. 당시 일본은 플루토늄 원폭의 소량개발은 가능한 상태였으나, 핵무장으로 소련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 또 외교적 고립을 초래하는 것을 우려했다. 게다가 소량의 핵무기로 억지력을 확보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개발비에 따른 재정적 부담만 커 개발을 포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본 국민의 '핵 알레르기'가 정부가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군사평론가 오가와 다카유키(小川隆行)는 "당시 일본 내각의 판단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중국의 위협이 높아지는 지금, 당시 미국이 일본에 핵 공유를 권한 것은 일본의 안전보장 측면에서 최선의 방식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내부 폭탄창에 중력투하형 핵폭탄 'B61-12'를 장착하고 있는 F-35A 스텔스 전투기. [사진=록히드마틴] 2025.07.30 gomsi@newspim.com

◆일본서 '전술핵 공유' 논의 본격화 = 일본의 군사평론가 야마가타 다이스케(山形大介)는 일본의 군사전문지 <군사연구>에 실린 '일본의 선택지 소프트웨어 핵공유(日本の選擇肢·ソフトウエアの核共有)'라는 기고문에서 "북한의 대미 핵억지력 강화에 따라 미국은 자국에 대한 핵공격을 우려해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꺼릴지도 모른다"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핵공유라는 개념을 도입해 미국과 공동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해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일본은 미국과의 핵공유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술핵을 실전에서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항공기의 성능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종전에 활용하던 F-16 전투기나 토네이도 전투기에 B61 전술핵 폭탄을 탑재해 핵공격을 했다가는 적의 방공망에 격추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탄두를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투하하기 위해서는 적의 방공망을 기선 제압하거나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한국과 일본이 도입 중인 최첨단 스텔스기인 F-35A가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능력 때문이다.

현재 NATO의 핵공유는 미국의 관리 하에 핵탄두를 유럽 기지에 비축하고 유사시 미국 대통령의 권한 아래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독자의 핵전력을 보유하지 않은 NATO 회원국이 미국의 승인 아래 자국이 보유한 핵·재래식 겸용 이중용도전투기(DCA, Dual-Capable Aircraft)에 핵탄두를 탑재해 투하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보유한 B61 전술핵 탄두는 현재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터키 등 유럽 5개국의 6개 기지에 배치돼 있다. 평상시에는 이를 미 공군의 관할 하에 두지만 전시에는 각국이 보유한 F-16전투기나 영국, 서독, 이탈리아가 공동개발한 토네이도 전투기에 탑재해 핵공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2015년 기준 나토 5개국에 배치된 B61 핵폭탄은 240발에 이른다. 유사시 NATO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 공군 핵무장대대가 워싱턴에서 송신되는 긴급행동메시지(EAM) 발사코드를 B61에 입력하면 핵공유 협정 국가 공군 전투기에 B61 핵폭탄을 장착해준다.

B61 핵폭탄은 미국의 전술·전략 양용 수소폭탄으로 50여 년간 현역 자리를 지킨 미국 전술핵의 핵심이다. 이 중 B61-12는 GPS를 통한 정밀유도가 가능한 핵폭탄으로 벙커버스터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B61-12는 F-15E나 F-16C 등 기존의 전투기뿐만 아니라 차기 스텔스 전투기인 F-35A의 폭탄창 내부에도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량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NATO식 핵공유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에 일본에서는 핵에 대해 이른바 '비핵 3원칙'이 지켜져왔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이 임박하자 핵공유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 논의에 불을 붙인 사람은 전 방위청장관을 거쳐 자민당 간사장을 역임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현 총리다.

이시바 총리는 2017년 9월 6일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해 "핵공유는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으면서 비핵 3원칙과 함께 논란도 없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며 "핵공유 프로그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외무장관도 장관 취임 7년 전인 2010년 1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핵공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일본은 2022년까지 F-35A 총 42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는데, 여기에 더해 F-35A 63대와 해병대용 F-35B 42대 등 총 147대 도입을 결정했다. 2021년까지 총 40대의 F-35A를 도입하기로 한 한국이 추가로 20대를 도입하면 한국도 F-35A 60대 체제를 이루게 된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공동대표인 비핀 나랑(오른쪽) 미 국방부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와 조창래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지난해 2월 12일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07.30 gomsi@newspim.com

◆한미 당국, 핵협의그룹(NCG) 운영 = 한·미도 2023년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핵전략 공동 기획 등을 목표로 한 범정부 기구인 핵협의그룹(NCG)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NCG 차원의 첫 범정부급 도상 훈련은 비상계엄 사태로 무산된 뒤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다. 한미는 2023년 4월 북핵 응징 수단으로 처음으로 핵을 명시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 실행 기구로 NCG를 신설했다. 당시 양국은 선언문에서 "핵 유사시 기획에 대한 공동의 접근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간 새로운 범정부 도상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며 "이러한 활동엔 미국 전략사령부와 함께 수행하는 새로운 도상 훈련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정부급 시뮬레이션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핵 운용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나왔다. 당시 한국 정부는 사실상 'NATO식 핵 공유' 수준을 달성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4~5일 미 워싱턴DC에서 제1차 NCG 도상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무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훈련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핵공유에는 핵탄두를 물리적으로 공유하는 '하드웨어 공유'와 핵전략이나 핵무기 사용에 관한 협의는 하지 않지만 미국의 관리 하에 핵작전을 공유하는 '소프트웨어 공유'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은 자국의 관리 하에 '소프트웨어 핵공유'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이 전술핵을 공유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독일을 앞세운 것처럼 동북아에서는 일본을 앞세우고 한국을 끌어들여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는 핵공유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

북핵 협상이 끝내 무산될 경우, 미국이 일본과 한국과의 전술핵 공유를 통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북한의 핵전력 억지를 위한 전술핵 투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할까. 현재 한국에 도입된 F-35A 기종은 블록3인데, 전술핵 투발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F-35A 블록4로 개수(改修)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훈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은 "앞으로 한국이 도입하는 F-35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DCA로 들여와야 한다"며 "이미 서유럽은 이중 용도의 F-35로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 박사는 "북핵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지역 차원의 전술핵이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방안"이라며 "전술핵이 들어오면 우리는 미국과 양자간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고, 배치된 전술핵의 운용, 교리, 방호, 전력의 재편, 요원의 교육과 훈련 등 다방면에서 핵공유 협력을 진행하면서 '준(準)핵보유국'으로서의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대전략인 '비용 절감형 패권 강화 전략'에 따라 한국의 안보와 한미동맹의 미래도 격랑 속에 휘말리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자율성에서 출발해 한미동맹의 근거를 새로 만드는 거대한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한미연합사 정보참모부장을 지낸 예비역 장성 K씨는 "미·북 핵협상이 실효성이 없을 경우, 미국은 전술핵 공유를 통해 북한의 핵을 무력화할지도 모른다"며 "괌 앤더슨 기지에서 한·미·일 3국의 F-35A가 로테이션으로 배치돼 핵공유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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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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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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