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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미·일, '핵무기 투하' 도상 훈련…일본과 '핵공유'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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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확장억제대화(EDD)에서 미군 핵무기 사용 도상연습
2015년 비밀 해제 미 문서, "1950년대 후반 자위대에 핵공유 제안"
미·일,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해 핵공유 맞먹는 협력 단계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미국과 일본이 외교·국방 당국자가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인 '확장억제 대화(EDD)'에서 미군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도상 연습(시뮬레이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7일 확장 억제 대화(EDD)에서 미·일이 동아시아 위기 발생 시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도상 훈련(TTX)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위대 관열식 행사에 참가중인 자위대원들. [사진=일본 방위성] 2025.07.30 gomsi@newspim.com

교도통신은 양국이 EDD 도상 훈련에서 사태 추이에 따른 협력 절차, 일본 국민에게 핵무기 사용 이유 설명 등 핵사용에 따른 과제를 검토했다고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교도는 "동아시아에서 갈등이 발생, 미국이 핵을 사용하라는 압력을 받는 시나리오를 전략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도상 훈련을 했다"며 "핵무기 사용 시 양국 내 여론 관리 방안, 미국이 일본에 핵사용과 관련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상호간에 공유할 수 있는지도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교도통신은 미일 간의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도상연습 등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중국·대만의 무력 충돌이나, 핵을 사용한 북한의 남침 같은 시나리오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양안 전쟁 발발 후 북한의 연쇄 도발 같은 복합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미·일, '핵 공유' 맞먹는 의사소통 관계 수립 = 2010년 시작된 미일 확장억제 대화(EDD)는 매년 1~2회 개최된다. 미일 양국은 2015년 개정된 '동맹조정메커니즘'(ACM)을 통해 미국의 핵사용 여부에 일본 측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구축해왔다. 이번 도상연습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미일 확장억제 대화는 지난달 초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렸다. 앞서 양측은 지난해 12월 미국이 핵을 포함한 전력을 통해 일본을 방어한다는 '확장억제' 관련 지침을 처음으로 문서화했고, 여기엔 핵사용 관련 사전 협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는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에 일본 영토가 공격당할 경우 미국이 이를 방어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돼 있음을 거론하며, "이를 근거로 일본 정부가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동아시아 안보 위협에 맞서 사실상 '핵 공유'에 맞먹는 수준의 의사소통 단계를 수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비핵 3원칙'(핵무기 만들지 않고, 보유하지도 않고, 반입하지 않는다)을 내세워왔으나, 실제 안보정책에선 미국 핵전력에 의존하는 이중적인 구조를 보여 왔다. 교도통신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미국의 핵우산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하면서도 미국의 핵 억지력 의존을 심화하는 실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외무성에서 '확장억제대화'(EDD)를 개최했다. [사진=일본 외무성] 2025.07.30 gomsi@newspim.com

◆1957년 '캠프 드레이크'에서 핵 공동훈련 = 그러나 미일 양국이 이번에 확장억제 대화(EDD)에서 핵무기 사용에 관한 도상훈련의 단계를 뛰어넘어 미국이 일본에 핵보유 여부를 타진했다는 사실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쿄(帝京)대의 시카타 도시유키(志方俊之) 교수가 감수하고 타카라지마사(宝島社)가 2015년 9월 발행한 <자위대 60년사>에 따르면, 1950년대 당시 일본은 핵무장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저널리스트 오가와 다카유키(小川隆行)가 2015년 9월 교도통신을 인용해 쓴 '미군은 자위대의 핵무장을 희망했다(米軍は自衛隊の「核武裝」を希望していた)'란 글이 그것이다. 이글에서 오가와 다카유키는 자위대 창설(1954년 7월)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1950년대 후반, 핵사용을 상정한 미일공동훈련이 행해졌고, 미군은 "자위대의 핵무장을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2015년 1월 미국이 비밀해제를 푼 합동참모본부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교도통신이 보도한 미 합참 문서에 따르면, 자위대 창설부터 얼마 되지 않은 1957년 9월, 핵사용을 상정한 미일공동훈련이 도쿄(東京)와 사이타마(埼玉)현에 걸쳐 있던 미군기지 '캠프 드레이크(Camp Drake)'에서 실시됐다. 이 훈련에서 미군은 "자위대의 핵무장을 희망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훈련을 함께한 자위대 간부는 "미군이 핵무기를 대여해줄 의향은 있는가" "일본이 핵무장을 결행할 경우, 미국은 지지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

미국 펜타곤은 "(미군의) 지원은 일본의 요구와 능력에 달렸지만, 미군은 일본이 자위대에 핵무기 도입을 희망한다. 자위대는 우선적으로 현대적 무기와 핵무기를 배비(配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견해를 태평양사령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소련과의 극단적 대결을 하던 냉전체제 하에서 미국은 유사시 핵을 일본과 공동 사용하는 '공유방식'을 상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핵공유'(Nuclear Sharing)라는 것으로, 5대 핵보유국 가운데 미국만이 채택한 방식이다. 미국은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제공한 바 있다. 미군은 일찍이 1950년대 후반에 소련과 중공을 견제할 목적으로 일본에 핵공유를 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미 국립문서보관소가 비밀해제한 미 합동참모본부 문서. 빨간줄 표시는 1957년 9월 24~28일, 자위대와 미군이 핵사용을 상정한 '후지 공동연습'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기록돼 있다. [사진=교도통신] 2025.07.30 gomsi@newspim.com

◆일본, 국민들 '핵 알레르기'에 밀려 핵보유 포기 = 미 합동참모본부의 문서에서, 당시 일본은 미국의 원폭투하로부터 12년이 경과한 상태였다. 게다가 미국이 1954년 3~5월 태평양 마셜제도의 비키니 섬 주변에서 진행한 6차례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인근 해역에서 조업중이던 일본 참치잡이 원양어선 제5후쿠류호(第五福竜丸) 선원들이 피폭된 사건이 발생한 지 3년만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1954년 3월 1일 수폭 실험이 진행되던 지역에서 동쪽으로 160㎞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하고 있던 제5후쿠류호 선원 23명이 피폭 당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일공동 핵사용 훈련이 치러졌다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는 '핵 알레르기'로 충만한 일본 국민들의 반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여론을 감안해 정치적 판단으로 핵 보유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 합동참모본부의 문서를 보면, 일본인들의 반감을 표현한 대목이 나온다. 미 합참이 '문제점(The Problem)'이란 메모에서 "일본의 도상훈련 '후지'의 공동 감독관이 제기한 질문들을 검토하는 것은, 미국이 핵무기 사용에 관한 정책에 대해 우려를 반영한 것(To consider the questions of the Japanese Exercise Co-Director of Map Exercise FUJI, which reflect concern as to U.S. policies concerning the employment of atomic weapons)"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제점과 관련한 사실들(Facts Bearing on the Problem)'에서 "미·일 합동 도상훈련 '후지'는 1957년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일본에서 실시됐다. 이 연습에서는 핵무기의 사용상황을 가상으로 설정했지만, 핵무기를 일본 국내로 '반입'하는 문제는 가장 복잡한 사안 중 하나였다. 일본 측은 미일 간에 공동으로 비상사태를 선언하거나 또는 전쟁 상태가 선포되기 전까지 이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A combined U.S.-Japanese Map Exercise FUJI was conducted in Japan during the period 24-28 September 1957, in which atomic weapons were played. The most difficult problems concerning atomic weapons involved introduction of atomic weapons into Japan, which the Japanese would not agree to prior to Joint U.S.-Japanese declaration of emergency, and their use in hostilities, which was approved only if Japans were attacked by atomic weapons or if the two governments considered the situation to be grave"라고 적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일 공동 핵사용 훈련으로부터 수년이 흘러 베트남 전쟁이 확산되던 시기,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1964~1972 재임) 내각은 비밀리에 핵무장 가능성을 연구했다. 당시 일본은 플루토늄 원폭의 소량개발은 가능한 상태였으나, 핵무장으로 소련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 또 외교적 고립을 초래하는 것을 우려했다. 게다가 소량의 핵무기로 억지력을 확보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개발비에 따른 재정적 부담만 커 개발을 포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본 국민의 '핵 알레르기'가 정부가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군사평론가 오가와 다카유키(小川隆行)는 "당시 일본 내각의 판단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중국의 위협이 높아지는 지금, 당시 미국이 일본에 핵 공유를 권한 것은 일본의 안전보장 측면에서 최선의 방식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내부 폭탄창에 중력투하형 핵폭탄 'B61-12'를 장착하고 있는 F-35A 스텔스 전투기. [사진=록히드마틴] 2025.07.30 gomsi@newspim.com

◆일본서 '전술핵 공유' 논의 본격화 = 일본의 군사평론가 야마가타 다이스케(山形大介)는 일본의 군사전문지 <군사연구>에 실린 '일본의 선택지 소프트웨어 핵공유(日本の選擇肢·ソフトウエアの核共有)'라는 기고문에서 "북한의 대미 핵억지력 강화에 따라 미국은 자국에 대한 핵공격을 우려해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꺼릴지도 모른다"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핵공유라는 개념을 도입해 미국과 공동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해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일본은 미국과의 핵공유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술핵을 실전에서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항공기의 성능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종전에 활용하던 F-16 전투기나 토네이도 전투기에 B61 전술핵 폭탄을 탑재해 핵공격을 했다가는 적의 방공망에 격추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탄두를 목표지점에 정확하게 투하하기 위해서는 적의 방공망을 기선 제압하거나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한국과 일본이 도입 중인 최첨단 스텔스기인 F-35A가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능력 때문이다.

현재 NATO의 핵공유는 미국의 관리 하에 핵탄두를 유럽 기지에 비축하고 유사시 미국 대통령의 권한 아래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독자의 핵전력을 보유하지 않은 NATO 회원국이 미국의 승인 아래 자국이 보유한 핵·재래식 겸용 이중용도전투기(DCA, Dual-Capable Aircraft)에 핵탄두를 탑재해 투하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보유한 B61 전술핵 탄두는 현재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터키 등 유럽 5개국의 6개 기지에 배치돼 있다. 평상시에는 이를 미 공군의 관할 하에 두지만 전시에는 각국이 보유한 F-16전투기나 영국, 서독, 이탈리아가 공동개발한 토네이도 전투기에 탑재해 핵공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2015년 기준 나토 5개국에 배치된 B61 핵폭탄은 240발에 이른다. 유사시 NATO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국 공군 핵무장대대가 워싱턴에서 송신되는 긴급행동메시지(EAM) 발사코드를 B61에 입력하면 핵공유 협정 국가 공군 전투기에 B61 핵폭탄을 장착해준다.

B61 핵폭탄은 미국의 전술·전략 양용 수소폭탄으로 50여 년간 현역 자리를 지킨 미국 전술핵의 핵심이다. 이 중 B61-12는 GPS를 통한 정밀유도가 가능한 핵폭탄으로 벙커버스터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B61-12는 F-15E나 F-16C 등 기존의 전투기뿐만 아니라 차기 스텔스 전투기인 F-35A의 폭탄창 내부에도 장착이 가능하도록 개량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NATO식 핵공유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에 일본에서는 핵에 대해 이른바 '비핵 3원칙'이 지켜져왔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이 임박하자 핵공유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 논의에 불을 붙인 사람은 전 방위청장관을 거쳐 자민당 간사장을 역임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현 총리다.

이시바 총리는 2017년 9월 6일 'TV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해 "핵공유는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으면서 비핵 3원칙과 함께 논란도 없는 방식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며 "핵공유 프로그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외무장관도 장관 취임 7년 전인 2010년 1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핵공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초 일본은 2022년까지 F-35A 총 42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는데, 여기에 더해 F-35A 63대와 해병대용 F-35B 42대 등 총 147대 도입을 결정했다. 2021년까지 총 40대의 F-35A를 도입하기로 한 한국이 추가로 20대를 도입하면 한국도 F-35A 60대 체제를 이루게 된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공동대표인 비핀 나랑(오른쪽) 미 국방부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와 조창래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지난해 2월 12일 펜타곤(미 국방부 청사)에서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07.30 gomsi@newspim.com

◆한미 당국, 핵협의그룹(NCG) 운영 = 한·미도 2023년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핵전략 공동 기획 등을 목표로 한 범정부 기구인 핵협의그룹(NCG)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예정됐던 NCG 차원의 첫 범정부급 도상 훈련은 비상계엄 사태로 무산된 뒤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다. 한미는 2023년 4월 북핵 응징 수단으로 처음으로 핵을 명시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 실행 기구로 NCG를 신설했다. 당시 양국은 선언문에서 "핵 유사시 기획에 대한 공동의 접근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간 새로운 범정부 도상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며 "이러한 활동엔 미국 전략사령부와 함께 수행하는 새로운 도상 훈련이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정부급 시뮬레이션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핵 운용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나왔다. 당시 한국 정부는 사실상 'NATO식 핵 공유' 수준을 달성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4~5일 미 워싱턴DC에서 제1차 NCG 도상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무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훈련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핵공유에는 핵탄두를 물리적으로 공유하는 '하드웨어 공유'와 핵전략이나 핵무기 사용에 관한 협의는 하지 않지만 미국의 관리 하에 핵작전을 공유하는 '소프트웨어 공유'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은 자국의 관리 하에 '소프트웨어 핵공유'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이 전술핵을 공유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독일을 앞세운 것처럼 동북아에서는 일본을 앞세우고 한국을 끌어들여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는 핵공유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다.

북핵 협상이 끝내 무산될 경우, 미국이 일본과 한국과의 전술핵 공유를 통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북한의 핵전력 억지를 위한 전술핵 투발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할까. 현재 한국에 도입된 F-35A 기종은 블록3인데, 전술핵 투발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F-35A 블록4로 개수(改修)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훈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은 "앞으로 한국이 도입하는 F-35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DCA로 들여와야 한다"며 "이미 서유럽은 이중 용도의 F-35로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 박사는 "북핵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지역 차원의 전술핵이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방안"이라며 "전술핵이 들어오면 우리는 미국과 양자간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고, 배치된 전술핵의 운용, 교리, 방호, 전력의 재편, 요원의 교육과 훈련 등 다방면에서 핵공유 협력을 진행하면서 '준(準)핵보유국'으로서의 역량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대전략인 '비용 절감형 패권 강화 전략'에 따라 한국의 안보와 한미동맹의 미래도 격랑 속에 휘말리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자율성에서 출발해 한미동맹의 근거를 새로 만드는 거대한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한미연합사 정보참모부장을 지낸 예비역 장성 K씨는 "미·북 핵협상이 실효성이 없을 경우, 미국은 전술핵 공유를 통해 북한의 핵을 무력화할지도 모른다"며 "괌 앤더슨 기지에서 한·미·일 3국의 F-35A가 로테이션으로 배치돼 핵공유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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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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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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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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