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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업 '처리기한제' 전면 도입…오래 묵은 재개발 속도 붙는다

기사입력 : 2025년07월26일 07:00

최종수정 : 2025년07월26일 07:00

정비사업 全 단계에 '처리기한제'…책임관 제도 도입으로 속도전
'20년 묵은' 신당9구역 강북 고도제한 지역도 기대감↑
사업성 제고 기대 속 공항주변 지역과 '형평성·난개발' 우려도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오랫동안 지지부진하던 재개발 사업지의 정비 사업에 돌파구가 생겼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5년 6개월 대폭 단축하는 '주택 공급 촉진 방안'을 발표하며 주택 공급 '속도전'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발표한 이번 대책의 핵심은 '정비사업 처리기한제'의 전면 확대다. 지지부진한 행정 절차에 발목 잡혔던 사업장에 강력한 추진 동력을 부여하는 동시에, 장기간 표류하던 신당9구역을 규제 완화의 첫 상징으로 내세우며 고질적인 정비 취약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 정비사업 全 단계에 '처리기한제'…책임관 제도 도입으로 속도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당9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4일 서울 신당9구역 재개발 현장을 찾아 발표한 주택 공급 촉진 방안에 따라 장기간 표류 중이던 정비구역에 개발 속도가 붙을 거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주택 공급 촉진 방안의 최우선 목표는 '속도'를 통해 주택 공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신속통합기획과 규제 철폐 등을 통한 정비구역 지정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물량을 신속하게 착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했다.

정책의 핵심 수단은 '정비사업 처리기한제'의 전면 확대다. 기존 신속통합기획의 '구역 지정' 단계에만 일부 적용되던 처리기한제를, 구역 지정 이후부터 조합 설립, 사업 시행 인가, 공사 및 준공에 이르는 정비사업의 모든 6단계로 확대 도입한다. 이를 위해 전체 사업 과정을 42개의 세부 공정으로 나누어 지연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치밀한 공정 관리 체계를 가동한다.

이미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인 주요 재건축 단지에도 '단계별 처리기한제'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첫 적용을 시작했으며, 향후 압구정 2~5구역, 대치 미도아파트 등 강남권 핵심 재건축 단지들이 처리기한제 도입한 상태에서, 이번 촉진안을 통해 사업 추진에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책임관 제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제도에 따라 각 사업지에는 '공정촉진책임관'과 '갈등관리책임관'을 지정해 사업 지연의 원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행정 절차 지연이나 규제 충돌 같은 공공의 책임 영역을 명확히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사업 주체인 조합에 강력한 신뢰를 부여하고 잠재적 갈등 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를 통해 평균 18.5년이 소요되던 정비사업 기간을 13년으로, 총 5.5년(약 66개월)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조합 설립 이후 착공까지 평균 8.5년 걸리던 기간을 6년 이내로 2.5년 단축하고, 추진위원회·조합설립 단계는 3.5년에서 1년(2.5년 단축)으로, 2.5년이 걸리던 구역 지정 기간은 2년 내 달성(6개월 단축)을 공언했다.

◆ '20년 묵은' 신당9구역 규제 완화 1호…강북 고도제한 지역도 기대감↑

한편 이번 발표가 장기간 개발이 정체됐던 중구 신당9구역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규제, 낮은 사업성 등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던 지역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가 "신당9구역 사례를 전 구역에 모범 매뉴얼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고도 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당동 일대 1만8651㎡ 규모인 이곳은 남산 숲세권과 버티고개역 역세권이라는 입지에도 불구하고 20년가량 사업이 표류했다. 개발 난항의 핵심 원인은 '남산 고도 제한'에 따른 7층(28m) 높이 규제와 이로 인한 사업성 부족이었다. 2005년 추진 위원회 구성, 2010년 정비구역 지정, 2018년 조합 설립까지 마쳤지만, 낮은 사업성 탓에 시공사 유치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신당9구역을 '높이 규제지역 공공 기여 완화'(규제 철폐안 3호)의 첫 적용지로 선정하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오 시장은 직접 신당9구역 현장을 방문해 "남산 아래라는 이유로 재개발에서 소외됐던 중구가 오늘을 계기로 서울 공급 속도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신당9구역을 서울시 전체 공급 전략의 모델로 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고 높이를 기존 28m에서 45m로, 최고 층수를 7층에서 15층으로 2배 이상 높이고, 용적률은 161%에서 250% 이상으로 대폭 상향할 방침이다. 종상향 시 부과되던 공공 기여율은 10%에서 최대 2%까지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사업성을 극대화할 예정으로, 그 결과 공급 가구수는 기존 315가구에서 500가구 이상으로 60%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는 국회의사당, 북한산, 서초동 법원단지 등 8곳이 고도지구로 지정돼 있다. 특히 종로구 구기동·평창동, 강북구 미아동 및 수유동 등 강북권 일대는 노후 주택이 밀집해 주거 환경 개선이 시급하지만 고도 제한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경복궁 인근 서촌 지역 역시 역사문화자원 보존과 고도 제한이 얽혀 재개발이 지지부진했던 곳으로, 이번 조치를 계기로 새로운 정비 모델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이번 규제 철폐안으로 행정 절차가 간소화되면 원활한 사업 진행과 더불어 사업비 지출도 줄어들 것"이라며 또한 "고도 제한은 무소불위의 조건인데, 서울시가 이를 완화할 경우 장기간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고도 제한 지역들의 사업성 제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최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 개정으로 오히려 규제 강화 위기에 놓인 양천구 등 김포공항 인근 서남권 지역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타 지역과의 형평성이 문제로 남아있다"며 "민원 발생 때 난개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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