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씨지 "올해 수출 비중 높아질 것"
글로벌 고객사 확대…"논의 및 협력 ↑"
글로벌 화장품업계, 미중관세에 脫중국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철수와 생산기지의 한국 유턴 흐름 속에서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개발생산(ODM)기업 '에스엠씨지(SMCG)'가 대표적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에스엠씨지의 수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화장품 공급망 재편의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엠씨지 관계자는 20일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의 리스크를 피해 한국 생산을 확대하는 흐름이 분명히 있으며, 회사도 이러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움직임 속에 일부 포함돼 있다고 본다"며 "글로벌 고객사들의 물량 요청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새로운 고객사와의 논의 및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공급처 기준으로는 국내 매출로 잡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해외에서 충전(화장품 원액을 채워넣는 작업)을 거쳐 대부분이 수출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스엠씨지는 로레알,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브랜드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40~45%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엠씨지 관계자는 "K-뷰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에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곧 넘어설 것"이라며 "북미, 유럽,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입지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중국 생산 리스크 회피와 미중 갈등, 관세 부담 등 복합적 대외 환경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에스엠씨지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사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에서 하던 사업을 한국으로 철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미중 갈등과 관세 부담 등 복합적 리스크가 중국 탈피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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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씨지 전경. [사진=에스엠씨지] |
에스엠씨지는 올해 1분기 매출 132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5%, 21.6% 증가했다. 특히 유색 유리용기 매출 비중이 1분기 기준 62.4%에 달하며 매출 구조의 질적 고도화가 본격화됐다. 유색 유리용기는 투명 용기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높아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하는 제품군이다. 에스엠씨지는 전기용해로 기반 생산설비를 통해 연 매출 2000억원까지 대응 가능한 생산능력(CAPA·캐파)를 확보하고 있다.
에스엠씨지는 생산경쟁력 외에도 70% 이상 폐유리(PCR) 투입 기술, 700여 종의 프리몰드 금형, 후가공 턴키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수출 다변화 흐름도 에스엠씨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과거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에서 벗어나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어 에스엠씨지의 수출 확대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에스엠씨지는 매출 546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6%, 63% 성장했다. 플라스틱 규제, 탄소배출 저감 정책 등 친환경 트렌드로 유리용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K-뷰티의 고급화 경쟁도 유리용기 채택률을 높이고 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씨지는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LUXE PACK New York' 패키징 박람회에 참석했는데, 상당수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이 대중국 관세 부담으로 기존 중국 생산 유리 용기 물량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에스엠씨지가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에스엠씨지 2분기 예상 실적으로 매출 176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제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1%, 151.7%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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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씨지 로고. [사진=에스엠씨지] |
에스엠씨지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 변화로 유리용기 시장의 성장세가 확고해지고 있다"며 "수출 증가와 함께 글로벌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회사는 B2B 기업 특성상 매출이 단기간에 급증하거나 급감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에스엠씨지 관계자는 "매출이 빠르게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보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구조"라며 "매출 증가 속도보다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회사의 기업 가치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