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상승률 0%…통신장비·에너지 등 일부 품목은 뚜렷한 상승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6월 도매물가가 전월 대비 변화 없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에 들어간 상황에서, 당장의 물가 압력은 뚜렷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통신장비, 에너지 등 일부 관세 민감 품목에서는 상승세가 뚜렷해 향후 인플레이션 전이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남아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조정 기준 0.0%를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2% 상승)를 밑도는 수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0.0%로, 동일한 상승 전망을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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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미국 소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관세 인플레, 아직은 제한적…그러나 일부 품목은 이상징후"
이날 수치는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으로 불거진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희석했다. 미국의 6월 CPI는 전월보다 오름세가 확대되며 시장을 압박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유럽연합(EU)에 대해 8월 1일부터 3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지폈다.
다만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다소 다른 그림도 보인다. 최종재 가격은 0.3%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통신장비 가격은 0.8% 오르며 관세 영향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서비스 부문은 0.1% 하락해 전체 지수 상승폭을 상쇄했다.
한편 BLS는 5월 PPI 수치를 당초 0.1% 상승에서 0.3% 상승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 연간 기준 인플레 2% 웃돌아…연준은 "아직 관망"
연간 기준으로는 6월 헤드라인 PPI가 2.3% 상승해 5월의 2.7%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CPI)는 연율 기준 2.9%로 발표됐다.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아직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하고 있지만, 시장은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고 있으며, 9월 인하 가능성 역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아직 확실한 방향성이 나오지 않았다며, 당분간 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