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론 속 찬성 219 vs 반대 213…하원 상정 첫 관문 넘어
트럼프, 강경파에 "MAGA 실망할 것" 공개 압박
남은 관문은 하원 최종표결…"3표 이탈 시 무산"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대규모 감세 법안이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격론 끝에 절차상 첫 문턱을 통과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3일(현지시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대한 절차 표결을 찬성 219표, 반대 213표로 가결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와 중도파의 반발로 표결이 약 5시간 넘게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하원 본회의 상정을 위한 첫 문턱은 넘은 셈이다.
절차 표결은 발의된 법안을 본회의에서 토론하고 표결에 부칠지를 결정하는 사전 단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법안의 최종 표결이 이날 오전 8시쯤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원 본회의에서 법안이 최종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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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감세 연장·복지 삭감 담긴 '트럼프 경제청사진'
해당 법안에는 2017년 시행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조치를 영구 연장하는 내용을 비롯해, 팁 및 초과수당 비과세 조항, 대규모 국방비와 이민 단속 예산 확대가 포함됐다. 반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건강보험), 푸드스탬프(SNAP), 기타 사회복지 예산은 대폭 삭감하는 방향이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이 법안이 향후 10년간 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적자를 약 3조3000억~3조4000억달러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트럼프, 강경파에 "MAGA 실망할 것" 공개 압박
표결 과정에서 공화당 내 극우 성향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소속 일부 의원들이 복지 삭감 등에 반발하며 찬반을 유보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이 실망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공개 압박에 나섰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함께 수차례 의원들을 면담하며 지지 확보에 나섰고, 결국 극적으로 과반을 확보했다.
◆ 남은 관문은 하원 최종표결…"3표 이탈 시 무산"
이번 절차표결은 하원 본회의 상정을 위한 준비 단계에 해당하며, 아직 법안이 최종 통과된 것은 아니다. 하원 공화당 의석수는 220석으로, 최종 투표에서 4명의 반대표만 나와도 법안은 좌초될 수 있다.
상원은 앞서 7월 1일, 법안을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로 51대 50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법안에 대해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세와 동시에 서민 복지를 말살하는 정책"이라며 전원 반대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일부는 재정건전성과 유권자 반발을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다수는 법안의 구체적 내용조차 알지 못한 채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