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TV 'KYD 인터뷰:리더에게 듣는다' 서진수 교수
컨템포러리아트는 의미와 재미있고 투자가치도 있어
대담 인스타그램 스타아티스트 김지희 작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젊은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한 뉴스핌TV의 특별기획 'KYD 인터뷰:리더에게 듣는다' 이번 주는 서진수 문화경제학자(강남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편입니다. 문화경제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세계 현대미술시장을 이끄는 3요소를 살펴본 대담이 6월 2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 |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유튜브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 편을 대담 중인 서진수 교수(왼쪽)와 김지희 작가. 문화경제학자인 서 교수는 이 유튜브 방송에서 현대미술의 3요소를 의미, 재미, 그리고 투자가치가 있는 돈 세가지로 규정하고 오늘날 젊은 세대가 미술에 열광하기 시작한 이유를 분석했다. 2025.06.27 art29@newspim.com |
서진수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문화경제의 이해'라는 저서를 통해 문화산업과 문화예술의 경제적, 잠재적 가치를 분석한 연구서를 펴낸 학자입니다. 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술시장연구소'를 설립해 국내외 미술시장 자료와 지표를 토대로 미술시장의 흐름과 변화, 현황을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 교수는 단색화가 붐을 이루기 전에 '단색화 미학을 말하다'라는 단행본을 국문과 영문으로 펴내기도 했습니다.
뉴스핌은 서진수 교수의 뉴스핌TV 인터뷰 '컨템포러리 아트의 3요소를 아세요? (재미 의미 돈)'를 ①②편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대담은 글로벌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타 아티스트 김지희 작가가 맡아 진행했습니다. 뉴스핌TV '리더에게 듣는다:서진수교수'편의 많은 시청과 호응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김지희 작가=안녕하세요. 화가 김지희입니다. 오늘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는 문화경제학자이신 서진수 교수님과 함께 동시대 미술을 뜻하는 '컨템포러리 아트'를 미술시장 측면에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진수 교수=김지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원(one) 본캐, 투(two) 부캐'의 삶을 살다가 4년 전 대학을 정년퇴직하면서 요즘은 '투 본캐' 인생을 살고 있는 서진수입니다. 34년간 강남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재직했고요, 1969년부터 56년째 국제어인 에스페란토를 통해 세계인과 소통 중입니다. 그간 100여 개국을 방문하거나 여행하며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세계인들과 교류했지요.
1998년부터는 한국과 아시아 미술시장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오기도 했지요. 현재 저는 세계에스페란토협회 임원및 한국에스페란토협회 회장, 미술시장 연구가로 나름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개인 유튜브 'sojinsu1'과 '서진수의 아트&마켓'(굿스테이지)도 정기적으로 제작, 방송하고 있고요.
![]() |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유튜브를 통해 시청가능한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현대미술의 3요소에 대해 설명 중인 문화경제학자 서진수 전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 대담은 스타 아티스트 김지희 작가가 맡아 진행했다. 2025.06.27 art29@newspim.com |
김지희=요즘 우리 문화예술계도 '미술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확산이 되고 있고, 일상에서 미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론 뮤익' 전시는 개막 56일 만에 관람객 30만명을 돌파했고, 또 그 중 20~30대가 72%라고 합니다. 모공과 솜털까지 생생하게 작업한 조각가의 전시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층이 미술에 이렇게 빠져드는 이유가 있을까요
서진수=저도 이 전시를 세 번이나 봤는데, 매번 '우리 젊은 층이 이렇게 전시를 많이 보는구나'하고 느꼈고, 무척 바람직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는 경제적으로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2만달러, 3만달러 시대를 모두 경험한 세대죠. 1995년도에 1만달러, 10년 후에 2만달러, 그리고 약 10년 후인 2014년에 3만달러를 달성한 풍요로운 나라에서 태어나 좋은 환경과 칼라TV, 영화 등 문명의 이기를 많이 경험하다 보니 미술에 대한 소양도 많고, 감각과 감성도 풍부한 세대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미술, 음악, 영화에 심취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것이 굉장히 아름답고, 드디어 우리가 선진국이 된 것을 느낍니다.
한편으로 젊은 층의 미술에 대한 감각, 감성의 근육이 커졌기 때문에 전시기획자들 또한 이런 점을 적극 고려하게 되었죠. 제가 미술시장 연구를 시작한 27년 전, 1차 문화에 대한 붐이 일던 20년 전과 최근을 비교해보면 전시 자체가 상당히 젊은 취향으로 바뀐 느낌을 받습니다.
![]() |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유튜브를 통해 시청가능한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문화경제학자 서진수 교수와 대담 중인 김지희 작가. 김지희 화가는 국내및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 등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500여 회의 전시를 개최한 스타 아티스트이자, 인플루언서 작가이다. 2025.06.27 art29@newspim.com |
김지희=네, 경제이론가다운 말씀 잘 들었습니다. 30만 관람객 중에 2030세대가 72%를 차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론 뮤익'전의 인기 비결을 분석해주신다면요.
서진수=가장 큰 성공요인은 이 전시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재미있어서 많은 사람이 관람하고, 많은 관람객이 SNS등을 통해 소문을 내기 때문에 또 많이 몰리는 것 같아요. 놀랄만큼 극사실적인 표현이 우리가 그림을 너무 똑같이 잘 그리면 깜짝깜짝 놀라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론 뮤익의 조각을 보면 디테일이 너무나 섬세해 모두 깜짝깜짝 놀라죠. 전시장 입구부터 감동을 주잖아요. 조각의 디테일 외에 또다른 재미는 대상을 5배, 10배로 키워 감동을 극대화하다가, 어떤 작품은 실물보다 굉장히 작게 만들어 감상의 리듬을 타게 만들죠.
![]() |
[서울=뉴스핌] 작가 론 뮤익이 자신의 얼굴을 크게 확대해 솜털, 땀구멍까지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 '마스크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론 뮤익'전 초입에 설치된 작품이다. 론 뮤익전은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전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론 뮤익 회고전은 오는 7월 13일 막을 내린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6.27 art29@newspim.com |
두 연인이 귀엽게 손을 잡고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마지막 방의 초대형 해골로 천정높이 10m가 넘는 방을 그득그득 채워 감탄하고 즐거움을 더 느끼게 합니다. 모든 감상자가 기념사진을 찍게 만드는, 재능충만한 작가의 전시여서 호응이 뜨거운 거죠.
김지희=요즘 젊은 세대들을 포함해 한국인 모두가 음악, 미술, 공연 등 문화예술에 대해 관심이 커진 이유가 뭘까요?
서진수='3만달러 효과'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 사회 전반적으로 부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부가 늘면 노동시간이 짧아지고 여가시간이 길어지죠. 일을 줄이고 쉬는 시간과 행복을 찾는데 투자를 더 많이 하게 되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미만일 때는 정치가 많은 것을 관장하고 지배합니다. 2만달러를 향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사회 구성원들의 관심이 온통 경제로 쏠리고 돈버는 데 집중하게 되죠.
그런데 3만달러를 넘으면 돈은 벌만큼 벌었고 돈도 있으니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하기 때문에 문화예술이 발달하는데, 우리나라 영화가 아카데미상과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에서 증명 되잖아요. 제가 만든 경제발전론이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에 따라 정치의 단계-경제의 단계-문화의 단계로 발전한다는 이론입니다.
![]() |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미국 작가 제프 쿤스의 작품 '풍선 강아지'.스테인리스 스틸에 특수 도장을 해서 매끈한 광택이 살아있게 한 조각이다. 2025.06.27 art29@newspim.com |
김지희=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해주시니까 그 흐름이 훨씬 이해가 잘 되는군요. 예전부터 교수님께서는 컨템포러리 아트의 3요소를 '재미, 의미, 돈'으로 정의해오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서진수= 우리나라 미술시장이 21세기에 들어와 첫 붐을 일으킨 시기가 2006,7년이에요. 당시 자료를 찾다가 영국딜러협회에서 '셀링 아트(selling arts)', 즉 미술품을 파는 법에 관한 책을 발행했는데, 거기에 컨템퍼러리 아트의 3요소를 '이미지, 컨셉, 챌린지'로 제시했어요. 가장 현대적인 동시대의 미술이라면 작품의 이미지가 확실하고, 작가의 컨셉이 뚜렷해야 되고 더 나아가 뭔가 파격적인 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요.
저 또한 뉴욕, 베를린, 파리의 미술시장과 컨템퍼러리아트 뮤지엄을 다니면서 나의 '컨템포러리아트 3요소'를 찾기 시작했어요. 일단은 현대인의 삶이 복잡하기 때문에 작품이 일단 심플하면서도 재미있어야 된다는 것을 제일 먼저 생각했어요. 그런데 재미있고 심플한 작품이 작가나 평론가의 얘기를 들어보면 작가마다 굉장히 심오한 미학이 뒤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재미와 의미를 우선 꼽았어요.
김지희=미술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아주 흥미로운 말씀입니다. 특히 아까 동시대미술의 3요소인 재미, 의미, 돈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예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진수= 글로벌 미술시장의 관점에서 미국의 제프 쿤스와 영국의 데미안 허스트 두 작가를 보면곧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2000년대와 2010년대에 전세계 미술계와 미술시장을 들었다 놨다 했던 작가가 바로 이 두 작가죠.
![]() |
[서울=뉴스핌] CJ그룹의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CC 클럽하우스 앞에 설치된 제프 쿤스의 대형 조각 '풍선 꽃'. 노란색 외에도 핑크, 레드 등 여러 색상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6.27 art29@newspim.com |
김지희= 제가 그 때 학생 때였는데 정말 대단했습니다.
서진수= 정말 엄청났었죠. 제프 쿤스의 작품 중 풍선을 뒤틀고 접어 풍선강아지 모양을 한 작품이 있는데, 실제로 재료가 스테인리스 스틸에 특수 코팅을 한 거죠. 저게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하는 의문을 품을 때 제프 쿤스는 아주 가볍고, 찌르면 터질 것 같은 풍선으로 만든 작품으로 현대인의 깨지기 쉬운 삶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풍선 모양의 강아지는 실제로는 강철로 만들어서 감상자가 풍선을 터뜨리겠다고 잘못 건드리면 손발이 크게 다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모순적인 방법의 컨템포러리 아트를 통해 현대미술을 설명하고 보여주는 거예요.
우리가 잘 아는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도 수조작업, 상어를 3등분하거나 2등분해 포르알데히드 용액에 넣어 굳힌 작품을 보여주었잖아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유명하다 보니 작품을 종종 보게 되는데, 데미안 허스트는 '죽음'을 주제로 한 미학을 보여주죠. 우리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영생, 즉 영원히 살기를 원하잖아요. 그런데 그는 역설적으로 죽은 상어를 통해 '영원히 사는 법은 이렇게 죽여 굳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죽음과 영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죽음도 받아들이게 하면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심플하게 보여주는 거죠. 재미와 철학, 미학의 깊이가 동시대 미술의 2대 핵심입니다. 다음으로 이런 작품이 판매되고, 가치를 갖고, 작가가 예술실험과 작업을 계속 할 수 있는 돈이 세 번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김지희=네, 교수님 말씀 듣다 보니까 정말 YBA(Young British Artists)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제가 미술학도였는데 그 때 받은 충격이 또 다시 생각이 납니다. 현재 제 나이가 약간 MZ의 턱걸이인데요. 저도 주변에서 MZ컬렉터들과 젊은 세대들이 '어반 브레이크'(Urban Break) 같은 파격적인 페어에 가는 걸 많이 보았는데요. MZ컬렉터들이 과거의 컬렉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서진수=기존 컬렉터들은 사실 고정관념이 어느정도 있죠. 학교에서 배웠거나 책을 통해서 배웠던 그런 그림, 즉 이미 검증된 기득권 작가군에 포함된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구입합니다. 화랑이나 아트페어에서 갤러리스트 또는 기존 컬렉터들의 말을 통해서, 즉 귀동냥으로 지식을 습득하곤 하죠. 그런데 MZ세대들은 본인들이 보고 느끼는 감성을 그들만의 '갬성'의 기준에 따라 거기에 맞으면 구입합니다. 또 재미난 것은 이들이 티셔츠, 스니커즈를 정말 좋아해요. 저도 처음에는 코웃음치다가 아들들 덕분에 지금은 토이, 피규어 매니아가 되었어요. 확실히 그들은 기성 세대와 다른 소비 패턴을 구가하지요. 전혀 다른 문화코드를 가지고 있고, 소비 대상 또한 달라요.
![]() |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월가를 주름잡았던 헷지펀드 매니저이자 억만장자 컬렉터인 스티브 코헨이 사들인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조각. 허스트가 가장 먼저 제작한 작품으로, 코헨은 이 조각을 137억원에 매입해 자신의 사무실에 설치하고 장기간 감상했다. [사진=데미안 허스트 스튜디오] 2025.06.27 art29@newspim.com |
요즘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작품 경향도 많이 바뀌었어요. 저걸 누가 살까 궁금했는데, MZ세대들은 검색을 통해 세계적으로 핫한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의 세계를 쫙 꿰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한테 배울 점이 바로 이 점이라고 생각하죠. 경매시장에서 보면 나이 든 컬렉터들은 작품을 구입하고 싶을 때 패드를 서서히 들거든요. 그런데 MZ세대는 인터넷 비딩을 많이 하고, 비딩 속도도 대단히 빨라요. 0.1초 내에 또 다른 비딩이 과감하게 이어져요.
김지희=말씀을 들으면서 사람들이 신규 젊은 컬렉터들의 문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는데 교수님은 매우 유연하시고, 미술에 대한 관심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시는 것 같아 인상적입니다. 저도 요즘 좀 놀라는 것은 팔로우나 맞팔을 하는 컬렉터들이나 젊은 층들이 정말 당당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 대한 연구, 비교 등을 SNS, 특히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립니다. 컬렉터 인플루언서가 된 분들도 계셔서, 이런 문화가 매우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작가이지만 '미술계 정보를 어떻게 저토록 빠르게 습득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교수님도 말씀하셨듯이 작품 구입에 대한 결정도 굉장히 빨라 놀라곤 합니다. 또 하나는 예전과 달리 실물은 안 보고 온라인 이미지만 보고 구입을 빠르게 결정하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그런 컬렉터들의 방식을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진수=기존의 컬렉터들은 신중하게 생각한 뒤 작품을 구입하고, 그림이 배달되었을 때 밤늦게 몰래 꺼내 보며 행복감을 느꼈죠. 그런데 젊은 컬렉터들은 전혀 다릅니다. 전시 중이라도 구입한 작품을 빨리 배달해달라고 많이들 요구해요. "아직 전시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하면 "주말에 집에서 모임이 있어서 작품 걸어놓고 모임하려고 샀는데 왜 안 줍니까?" 이런 고객도 있어요. 목적성이 서로 다르다고 해야겠죠.
또 SNS를 통해 자신이 먼저 선점했다는 것을 과시하거나, 커뮤니티 동료들에게 자신이 획득한 정보를 전하는 것을 즐기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물을 안 보고도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않고, 리미티드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기 위해 전날 밤부터 텐트를 치고 있다가 오픈런을 하기도 하죠. 어른들은 생각도 안 해봤던 일이 이들의 삶에서는 돈이 되고 명성을 얻는 수단이 되는 거죠.
![]() |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미술시장연구소를 운영하며 한중일 3국의 미술전문가 포럼 등을 기획한 서진수 교수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Art021 상하이' 현장을 찾았다. [사진=서진수 제공] 2025.06.27 art29@newspim.com |
신용, 신뢰도가 이미 평가를 받아 존재하는 것도 새로운 구매의 태도가 되기도 하구요. 홈쇼핑 시대가 되고, 인터넷 구매 시대가 되면서 사진 또는 그 회사의 평점이 공개되어 있잖아요. 젊은 세대는 그걸 믿는 거죠. 그래서 요즘 재미난 현상이 인스타그램의 팔로우수가 신용평가의 기준이 되는 거예요. 이제 작가, 갤러리들이 인별 등에서 팔로우 숫자를 일정 부분 확보해야 됩니다. 예전에는 전시소식을 유명한 몇 개 잡지에 광고를 내서 전했죠. 이제 종이매체의 시대에서 디지털 매체의 시대로 완전히 넘어왔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전시소식을 갤러리가 홍보하기 전에 이미 작가가 시작하는 시대로 컨셉이 완전히 바뀌었죠. 공급자 측에서 제공하는 정보 보다 컬렉터 커뮤니티에서 먼저 알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어요. 이제 AI시대가 됐기 때문에 어딘가의 정보 창고에 들어있지 않은 작가는 생존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갤러리와 작가의 SNS 파워와 판매의 함수관계를 인별의 팔로우수를 통해 보면 가고시안갤러리 168만, 페이스갤러리 122만, 화이트큐브 99만, 페로탕 70만이에요.
가고시안 팔로우 168만 가운데 1만 명당 1명씩만 작품을 구입한다고 해도 일단 168점이 팔리는 거지요. 그런데 한 번에 168점을 전시하는 작가는 없잖아요. 대략 40여 점 전시한다고 하면 솔드아웃되고, 웨이팅(대기고객) 숫자가 3배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젊은 세대는 이런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취합해 신용을 평가하고, 자신만의 판단을 통해 구매 결정을 하는 겁니다. 근거가 있는 셈입니다. (서진수 교수-김지희 작가 대담은 2편으로 이어집니다)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