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한화 LG 롯데 kt의 공통점은 1950~60년대생 사령탑이 지휘
한화는 강팀 변신 성공…피타고리안 승률 7위 롯데는 현재진행형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프로야구는 바야흐로 '복고시대'다. MZ세대들이 넘쳐나는 야구장에서 웬 소리냐고. 16일 현재 4강을 차지하고 있는 한화 LG 롯데 kt를 관통하는 한 마디를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
독자 여러분은 이쯤 되면 짐작이 가는지 모르겠다. 기자는 네 팀 감독의 나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창 더그아웃을 누빌 때 신인 선수로서, 기껏해야 코치로서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던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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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
한화 김경문 감독은 1958년생, LG 염경엽 감독은 1968년생, 롯데 김태형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은 1966년생이다. 최연소인 KIA 이범호(1981년생) 감독까지 10명의 사령탑 중 1950~60년대에 태어난 4명의 감독이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마치 성적은 감독 나이 순인 것 같다.
나이와 경험이 많다고 훌륭한 사령탑이란 얘기는 식상하다. 객관적이란 믿음도 못 주니까 '배제'하고 '생략'하자. 그렇다면 원인은 뭘까. 먼저 시즌 개막 전으로 돌아가보자. 많은 전문가들이 꼽은 포스트시즌 5강 후보는 지난해 순위대로 KIA 삼성 LG에 kt SSG NC 두산 정도였다. 한화와 롯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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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사진=LG] |
LG와 kt는 원래 상위권 기대를 받은 팀이니 그렇다 치자. 한화와 롯데 두 팀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올해 판도는 격랑을 일으켰다.
한화는 최고의 선발 원투펀치인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합류하고, 21세 마무리 김서현이 자리를 잡으면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팀 타율은 6위(0.255)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3.44로 kt(3.47)를 제치고 1위다. 팀 도루(66개)와 수비율(0.985)에서도 선두에 올라 있다. 대표적인 느림보 군단에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구단주로서 경기장을 자주 찾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코칭스태프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덕장' 김경문 감독의 친화력이 합쳐지면서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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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사진=롯데] |
한화의 상승세가 겉으로 드러난 원인이 있다면 롯데는 미스터리 그 자체다. 안타왕 빅터 레이예스가 건재하지만, 선발 찰리 반즈가 퇴출되는 등 마운드는 앞뒤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불안하다. 팀 평균자책점은 4.82로 한화에 비해 경기당 1.35점을 더 내준다. 타율(0.286)은 압도적 1위지만, 홈런(41개)은 꼴찌다. 정교함과 적극성은 넘치지만 타선의 중압감이 다른 상위권 팀에 비해 약한 게 팩트다. 수비도 기동력도 중하위권이다.
득실점으로 팀의 기대 승률을 계산하는 피타고리안 승률만 봐도 롯데의 고민을 알 수 있다. 롯데는 현재 승률 0.492로 KIA에 이어 7위를 하고 있어야 할 팀이 0.552로 무려 6푼이나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피타고리안 승률을 거스른 주 원인은 박빙 승부에서 높은 승률을 거두는 '경제적인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올해 1점 차 경기 승률은 2위(0.636·7승 4패), 2점 차 경기 승률은 1위(0.688·11승 5패)다. 반대로 6점 차 이상 경기 승률은 9위(0.412·7승 10패)였다.
그러나 박빙 승부가 많다는 것은 장기 레이스에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 불펜은 정현수가 팀의 70경기 중 42경기에 나온 것을 비롯해 김상수(38경기), 송재영(36경기), 정철원(35경기)이 가히 '혹사' 수준의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대량 실점한 뒤 딱총 화력으로 쫓아가는 경기가 많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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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 [사진=kt] |
피타고리안 승률에 의하면 올해 LG와 한화가 압도적 1, 2위를 차지하고 롯데는 삼성에 이어 4위로 내려간다는 예상이다. kt SSG KIA까지 3팀이 뒤에 바싹 붙어 있어 4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와 롯데의 처지가 이렇게 다르다.
염경엽 감독과 함께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지장으로 꼽히는 김태형 감독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지켜보는 것도 올해 프로야구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