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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에너지 정책 전환에 기업 '긴장'…"규제 리스크·기회 요인 상존"

기사입력 : 2025년06월10일 08:30

최종수정 : 2025년06월10일 08:30

李, 재생에너지 믹스·에너지고속도로·RE100 산단 추진
청정에너지 투자 본격화…석탄발전 규제 강화·재편 압박
에너지고속도로 임기 내 불가능 전망…"당장 실효성 없어"
RE100 산단 입주시 비용 절감 기대…"선제적 협의 나서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서 이전 정부와 방향성이 다른 에너지 정책들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중심 전원믹스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요 로펌들은 새 정부의 정책 전환에 따른 '규제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동시에 주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심 개편이 규제 환경을 급격히 바꿀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에너지고속도로 등 신사업이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대다수의 의견이 일치했다.

◆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청정에너지·석탄발전 간 희비 교차 예상"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 등을 살펴보면, 그의 에너지 정책은 '산업 구조의 탈탄소화'를 앞당기겠다는 목표로 요약된다. 소형모듈원전(SMR) 중심으로 원전 사용도 확대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는 다른 노선을 걷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무탄소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지향점이다.

이에 청정에너지와 탄소중립 신산업·기술 등에서는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리는 한편, 석탄발전 관련 산업에서는 리스크 요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청정에너지 분야는 관련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정부 지원이 본격화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석탄발전 산업은 규제 강화와 사업 구조 재편 압박을 동시에 마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제21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법무법인 태평양은 '제21대 대통령 정책 분석 리포트'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국제 트렌드에 부합하고, 당선인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자 하는 분야로 평가되므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며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 산업군에는 투자 요인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석탄발전 관련 산업에서는 구조조정 등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광장도 '새정부의 주요 입법 및 정책 과제와 기업의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탄소중립 신산업·신기술 분야에 대한 기업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은 저탄소 공정으로의 전환과 기술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광장은 기업들이 이런 정책 변화에 발맞춰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장은 "환경 규제 변화에 따라 전력 요금 체계와 전력 공급 안정성, 재생에너지 관련 규제 변화 등 법률 리스크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선제적인 검토와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풍력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10MW급 해상풍력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 사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주 한림읍 인근 해상에 설치한 5.5MW 해상풍력발전기.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새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과 국내 전력 수급 상황, 주민 수용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큼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2기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화석연료 확대 정책과 글로벌 탄소중립 움직임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한국 기업들이 이에 따른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일회계법인은 '21대 이재명 정부 출범·한국 경제의 기회와 과제'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과 충돌하거나 '그린워싱'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재생에너지 전력망 구축 비용과 한국전력의 재정 부담이 증가할뿐더러, 풍력·태양광 발전소 건립에 대한 지역 주민 반발로 입지 확보 갈등도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에너지고속도로 실현성 '의문'…RE100 산단 조성계획 긍정 평가

새 정부 에너지 정책의 또 다른 축으로는 '에너지고속도로'와 'RE100 산업단지'가 손꼽힌다. 에너지고속도로는 호남 지역에서 생산한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는 해저 초고압직류송전망(HVDC)을 일컫는다. 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2040년까지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를 완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RE100 산업단지는 입주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와 제도를 갖춘 전용 단지를 말한다.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와 무역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 대통령은 전국에 100개 이상의 RE100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에너지고속도로 예상안 [자료=삼일회계법인] 2025.06.09 rang@newspim.com

주요 로펌들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통한 송전망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재정·기간 소요와 토지 수용, 주민 갈등 등의 문제들로 인해 현실적인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법무법인 태평양은 "송전망 확충은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반이지만, 해저 HVDC 구축 등은 공사기간이 길고 투자비용이 막대해 임기 내 가시적 성과 도출은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송전망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와의 조율과 토지 수용, 주민 민원 등의 갈등이 발생하기 쉬워 정책 이행의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병존한다"고 풀이했다.

법무법인 율촌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및 기업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전력망 부족 문제가 있고, 향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전력망 구축은 시급한 현안"이라면서도 "한전 등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 한전은 누적 부채가 200조원 이상으로 재정 불안정성이 높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 준공 목표가 2032년 이후로 대통령 임기를 고려했을 때 당장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산시 시화호 공유수면에 설치된 송전선로 모습. [사진=안산시] 2020.02.17 1141world@newspim.com

RE100 산업단지는 기업들에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안겨줄 전망이다. 주요 로펌들은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기업들이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부보다 앞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제21대 대통령 선거·그 결과와 영향' 보고서를 내고 "RE100 산업단지 입주기업은 장기 고정단가 전력공급계약(PPA)을 통해 에너지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 계통 접속비와 인허가 비용, 부대비용 등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입주자격과 평가기준 등을 선제적으로 검토해 관할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RE100 산업단지 하에서 가능한 PPA 구조 다양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RE100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친환경 설비와 기술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송전 사업자의 시장 진입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자 요건과 수익구조를 선제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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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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