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각 계파 망라한 중진들로 통합형 선대위
두 金 미니 캠프..."현역 삼고초려에도 난색"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3인 경쟁'으로 출발했다.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의 독주 속에 김경수 예비후보와 김동연 예비후보가 힘겨운 추격을 하는 '1강 2약'의 구도다. 이런 체급 차이는 선대위 조직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친명(친이재명) 색채를 없애기 위해 중진 의원들로 매머드급 통합형 선대위를 꾸린 이 예비후보와는 달리 두 사람의 캠프에는 주요 직책을 맡은 현역 의원이 없다.
확고한 당 장악력을 앞세운 이 예비후보는 각 계파의 중진들로 경선 캠프를 구성한 반면 나머지 경쟁자들은 현역 의원 모시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을 준비했던 한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현역 의원을 캠프에 모시기 위해 후보가 직접 여러 의원을 삼고초려했지만 모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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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6일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 예비후보 캠프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매머드급으로 꾸려졌다. 사실상 당내 경선보다는 본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5선의 윤호중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3선의 강훈식 의원이 총괄본부장으로 뛴다. 윤 의원은 중도 성향의 친이해찬계로 분류되고, 강 의원은 중도 성향이다. 친명계 대신 중도 성향 인사들을 전면 배치한 것은 친명 색깔을 빼 통합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친문 인사들도 전진 배치됐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았던 한병도 의원(3선)과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박수현 의원(재선)은 각각 종합상황실장과 공보단장의 중책을 수행한다.
친명 인사들은 실무 중책을 담당한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의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은 윤후덕 의원(4선)은 이번에도 같은 자리를 수행하고 '7인회' 소속의 김영진 의원(3선)은 정무전략본부장으로 일한다. 김병기 의원(3선)은 조직본부장을 맡는다. 박균택 의원(초선)은 법률지원단장에 선임됐다.
이소영 의원(재선)은 TV토론 단장, 원내대변인으로 일한 강유정 의원(초선)은 캠프 대변인을 맡는다.
이 예비후보의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출범식을 열고 '3·4·5 성장 전략'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3%대 잠재성장률, 세계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상임 공동대표를 맡은 성장과 통합에는 관료·교수 등 각계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본선을 겨냥한 만큼 매머드급이다.
이 예비후보 캠프는 후원금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인 16일 법정 한도인 29억 4000만 원을 모두 채웠다. 이 예비후보의 대세론이 조직은 물론 자금력까지 압도하는 분위기다.
김경수 예비후보의 '더하기 캠프'는 문재인 전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좌장으로 한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정책 싱크탱크인 '성장과 번영을 위한 미래'는 윤홍식 인하대 교수가 주도한다. 청와대 중소벤처비서관을 지낸 이병헌 광운대 교수가 산업, 김공회 경상대 교수가 경제 분야, 홍재우 전 경남연구원장이 정치 분야, 이정철 서울대 교수가 외교 안보 통일 분야를 맡는다.
캠프의 주요 직책에 현역 의원은 보이지 않는다. 친문(친문재인) 의원 몇 명이 캠프 참여를 희망했지만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요 잭책은 맡기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조언과 자문은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캠프에 참여하면 자칫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정책 비전 경쟁을 하겠다는 후보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예비후보의 '유쾌한 캠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개적으로 김 예비후보 경선 캠프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은 없다. 김 예비후보는 '3무 선거운동' 원칙을 강조했다. 네거티브와 매머드 선거대책위원회가 없는 선거, 조직이 없는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김 예비후보는 고영인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에 캠프 총괄을 맡겼다. 강권찬 전 기획경제수석, 안정권 전 비서실장, 윤준호 전 국회의원(경기도 정무수석) 등 경기도 참모진이 캠프에 참여했다.
김 예비후보는 "우리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느냐 못하느냐, 과거로 돌아가느냐 미래로 뛰느냐, 제7공화국의 문을 활짝 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의미"라며 "그런 측면에서 투 트랙의 빅딜이 필요하다. 한 채널은 국제 정치외교고, 나머지는 경제 대연정"이라고 했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