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상호 관세 대상서 제외
불확실성에 상황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 관세 대상에서 의약품이 제외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우려는 불식됐으나,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 상호 관세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약품과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은 제외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어 품목별로 별도의 관세를 부과할 여지가 남았다.
![]() |
제약사 연구소 모습 / <사진=뉴스핌DB>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미국으로 의약품을 수출하는 곳들은 당분간 관세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으나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 조치를 취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말 기준 9개월분의 재고를 이미 이전해 뒀으며,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를 통해 완제의약품(DP)을 생산해 왔다. 올 상반기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투자 결정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하며 대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는 SK바이오팜도 미국 내 CMO를 확보하며 대비에 나섰다. 6개월 분의 의약품 재고도 확보해 둔 상태다. 회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한 뒤 캐나다에서 완제품을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현지 CMO들과 협력을 이어온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에 판매하고 있는 녹십자도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전 재고를 확보했으나, 혈액제제는 필수의약품인 만큼 관세 부과 가능성은 적다는 시각이다.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관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상용화를 시작한 휴젤은 지난해 하반기 물량을 선적했다.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한 상태라 당장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다.
업계는 향후 정책 변동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받을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료의약품(DS, API)에 관세가 부과되는 경우 약가의 10%미만(신약 기준)에 불과하며 수익 구조 내에서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 국내 기업에 영향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며 "완제의약품(DP) 관세 부과 시에는 대부분 미국에 DS로 수출해 현지에서 DP로 가공하므로 이 또한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라고 봤다.
트럼프 1기 행정부 기조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세 부과는 제외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항체의약품은 고가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해당 바이오시밀러는 가격을 낮추는 분위기라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올라가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바이오협회나 의약품접근성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극구 말리는 게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세 부과로, 상황을 예의주시는 해야겠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