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2조 클럽 입성...5대 손보사 실적도 고공행진
올해는 '먹구름'...'무·저해지 가이드' 도입에 실적 둔화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지난해 국내 5대 손해보험사의 합산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다. 실적 호조의 비결은 '장기보험' 손익 확대다. 일부 보험사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250% 넘게 급등했지만, 올해는 이러한 호실적 행진이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모두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5개사의 합산 순이익은 7조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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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업계 최초로 '2조 클럽'에 가입하며, 지난해 순이익 2조7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1조7722억원, 1조71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5.3%, 9.2% 증가하며 2조원대에 근접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해상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33.4% 증가한 1조307억원을 기록했으며, KB손해보험은 8395억원으로 17.7% 증가했다.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은 주로 장기보험 부문에서 비롯됐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에서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익 증가와 안정적인 예·실차 관리로 1조5776억원의 손익을 올렸다. 메리츠화재도 장기 인보험 중심의 수익성 강화 전략과 일반보험 성장에 힘입어 1조5336억원의 보험수익을 달성했다.
DB손해보험은 보험손익 1조6191억원, 그중 장기보험 손익에서 1조3456억원을 시현했다. 수익성 중심의 전략 추진 결과 보장성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배수는 업계 최고수준인 17.8배를 기록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고CSM 담보 중심의 매출 활성화, 높은 계약 효율성 등 수익성 중심의 전략추진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손익이 863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47.6% 급증했다.
장기보험은 가입기간이 긴 질병보험,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손보사들은 장기보험 확대에 집중해왔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평가할 때 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평가해, CSM 확보가 중요한데 저축성보험과 달리 장기 보장성보험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이 올해도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손보사들의 실적 상승세가 둔화됐다.
실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91% 감소한 272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계 순이익이 844억원이었는데, 한 분기 만에 곤두박질했다. 롯데손해보험 측은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을 반영함 순이익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