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1·2위 수출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이 인용한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미 철강 수출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캐나다로 약 71억 4000만 달러다.
다음은 멕시코(35억 달러), 브라질(29억 9000만 달러), 한국(29억 달러), 독일(19억 달러), 일본(17억 4000만 달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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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
수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 4위다. 이는 미국 전체 수입의 약 9% 수준이다.
지난해 대미 알루미늄 수출액은 캐나다가 94억 16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의 과반을 차지했다. 다음은 아랍에미리트(UAE)(9억 1700만 달러), 한국(7억 8000만 달러), 중국(7억 7000만 달러) 순이다.
CNBC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최대 대미 철강, 알루미늄 수출국이란 점에서 이번 관세 조치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독일의 경우, 다소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으나 수출품은 주로 자동차 등에 쓰이는 고품질 철강 제품 위주여서 관세 영향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국도 대미 수출이 적지 않아 이번 관세 조치의 영향권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기 때 전 세계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정부는 협상을 통해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t)의 70% 수준을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받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예외나 면제는 없다"라고 밝히면서 쿼터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조치는 3월 4일에 발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관세 부과 주요 대상으로 강조해 온 중국은 실제로는 대미 철강 수출 상위 국가에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의 대미 철강 제품 직접 수출은 많지 않아도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는 결국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량은 많지 않지만, 과잉 생산된 저가의 철강 제품이 캐나다와 멕시코 등으로 수출됐고, 이들 국가는 저가의 중국 철강 제품을 수입하고 자국 생산 제품들을 미국으로 비싸게 수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반제품을 대량 수입한 뒤 완제품으로 만들어 '베트남산'으로 우회 수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 국제무역청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액은 일 년 전보다 140% 급증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