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핌] 고종승 기자 = 전북 전주시는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25년째 26회에 걸쳐 세밑 큰 감동을 전했다고 20일 밝혔다.
얼굴 없는 천사는 이날 8000여만원 까지 26회에 걸쳐 기부한 액수가 총 10억 원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9시 26분께 노송동 주민센터로 중년 남성의 목소리로 얼굴 없는 천사가 전화를 걸었다. 그는 "기자촌 한식뷔페 맞은편 탑차 아래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전했다.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중노송동 직원이 헤아리고 있다.[사진=전주시] 2024.12.20 gojongwin@newspim.com |
주민센터 직원들이 확인한 결과 주민센터 인근 교회 표지판 뒤에 놓인 A4용지 상자에는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담긴 돼지저금통이 있었다. 이 금액은 총 8003만 8850원에 달했다. 이로써 총 10억 4483만 6520원의 성금을 기부한 셈이다.
그가 남긴 A4용지에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따뜻한 한 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기부금은 메시지에 따라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쓰일 계획이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당시 초등학생을 통해 58만 4000원 든 돼지저금통을 옛 중노2동 주민센터에 보내기 시작해 성탄절 전후로 매년 남몰래 선행을 이어 오고 있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성금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지원해 왔으며, 지역 인재들에게 장학금 및 대학 등록금도 제공해왔다.
노송동 주민들은 그의 뜻을 기리고 선행을 본받기 위해 숫자 1004를 상징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천사축제를 통해 불우 이웃을 돕는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송동은 특화사업으로 매월 4일을 '얼굴 없는 천사의 날'로 정해 지역 노인을 위한 중식 제공, 이·미용 봉사, 문화누리카드 장터 개장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며 나눔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처음 제정된 HD현대아너상을 받은 얼굴 없는 천사는 시상금 2억 원을 전주시에 전달해 소외 계층을 돕는 데 사용하도록 했다.
채월선 노송동장은 "2000년부터 해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큰 사랑을 전한 얼굴 없는 천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지속돼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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